주: 오늘(10/1)은 소화 데레사성녀축일입니다. 예수님의 작은 꽃, 작은 길이 되고자 했던 성녀는 오히려 전교의 주보성녀, 예수님께 가는 큰 고속도로, 큰 화환이 되셨습니다. 그것은 아마 지난 2004년 10월에 선종한 고 민성기신부(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의 시처럼 '하늘로부터 키재기'를 실천하셨기 때문이 아닐까요? 생활성가 가수 신상옥씨가 멋진 곡을 붙이기도 한 민성기신부의 묵상시 '하늘로부터 키재기'를 소개합니다.^^
<하늘로부터 키재기>
세우려 한다
세우려 한다
한없이 세우려 한다
오르려 한다
오르려 한다
한없이 오르려 한다
재려 한다
재려 한다
한없이 재려 한다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한없이 세우고
한없이 오르고
한없이 재려 한다
누가 더 높이 쌓았는지
누가 더 높이 올랐는지
한없이 쌓고 오르고 재려 한다
사람은 땅에 사는 동물
사람은 땅으로부터 높이를 재는 동물이다
보이는 것의 기준은 땅이기에
허나 보이지 않는 게 있다
사람들은 그를 하느님이라 불렀다
하느님은 하늘에 사시는 분
하느님은 하늘로부터 높이를 재는 분이시다
오늘에야 사람들은 불현듯
하늘로부터 키재는 법을 알았다
하늘로부터 키재기를 시작한다
난쟁이의 키가 커져 보인다
바벨탑은 낮아지고
난쟁이의 키는 커졌다
내리고프다
무너뜨리고프다
오, 케노시스! *
갑자기 비가 내리고
세상이 바로 보인다.
※ 케노시스 : 어원은 희랍말의 kenosis로서 그리스도의 육화의 신비를 나타내는 의미로 많이 쓰여지고 '스스로 낮아짐, 비움'이라는 뜻을 지닌다.
주: 사진 1은 소화 데레사성녀의 생전모습, 사진 2는 지난 2005년, 인천 성직자묘지에서 고 민성기신부의 선종 1주기 추모미사를 집전하는 호인수신부의 모습.
첫댓글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