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련 당국이 에어컨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을 높이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어 2009년 3월부터 시중에 판매되는 기존 에어컨(정속 에어컨)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이 현행 2.6에서 3.2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쑤(江蘇)성은 오는 9월 1일부터 이 지역에서 판매되는 기존 에어컨의 에너지소비효율은 반드시 2등급(에너지소비효율 3.2) 이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기타 성/시(省/市)(특히 일부 경제 발전지역)에서도 조만간 이와 비슷한 시장 진입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인버터 에어컨(주파수변환 에어컨)에 대한 에너지소비효율 기준도 마련하고 있어 올 7, 8월 무렵 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정책이 나오게 되면 에어컨 업계에 에너지절약 바람을 일으킬 것이며, 국내 에너지시장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중국 냉동학회 이사 겸 메이디(美的) 가정용 에어컨사업부 부사장인 우광후이(伍光輝) 박사는 “기존의 에너지소비효율 라벨은 에어컨 성능을 가늠하는 기준으로서 과학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에너지소비효율 성능이 매우 뛰어난 제품에 대해서는 정부 관련 부처가 상응하는 표준을 만들어 규범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에어컨의 에너지소비효율 최하 등급은 5급이지만, 실제로 정부는 2급 이상을 사용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상당수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최하 기준만을 겨우 통과한 5급 제품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 이와 같이 대량 생산되는 에너지소비 저효율의 5급 에어컨은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시장 진입 문턱을 높여 업계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
에너지소비효율 문턱이 높아지면서 기존 에어컨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커룽(科龍)전기의 장밍(張明) 부회장은 “시장 진입 문턱이 높아지면 기존 에어컨은 더 이상 가격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며 “일반 에어컨과 같은 기종의 인버터 에어컨을 비교해 보면, 에지소비효율이 2.6인 일반 에어컨은 인버터 에어컨보다 생산원가가 400~500위안 정도 싸고, 3.0인 경우 100위안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리고 3.0을 넘어서면 일반 에어컨 원가가 인버터 에어컨을 웃돌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술 면에서 인버터 에어컨의 주파수변환 방식은 현재 에어컨의 에너지절약과 관련해 가장 효과적이고 성숙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인버터 에어컨의 시장 점유율이 99%에 이른다. 비록 중국의 인버터 에어컨의 기준은 하반기에나 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하이는 이미 지난해 6월부터 지방 표준을 실시하고 있다. 이 지방표준은 가정용 인버터 에어컨의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을 5등급으로 나누고, 이 중 5급(에너지소비효율 3.3)을 ‘시장 진입’의 최하 등급으로 설정했다. 참고로 글로벌 기준에 따른 2급 일반 에어컨의 에너지소비효율은 3.263에 불과하다. 이는 중국 에너지소비효율 5급 인버터 에어컨의 에너지절약 수준이 글로벌 기준 2급 일반 에어컨보다 뛰어나다는 뜻이다. 장밍 부회장은 “관련 정책 등장으로 인버터 에어컨이 국내 에어컨 시장을 휩쓸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부천(劉步塵) 중국 가전재료 전문가는 “전통 에어컨의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이 나오면 에어컨 제조사들은 자신의 발전 방향을 재정립해 업계 경쟁구도에 일대 변화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