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약 8년전에- 전라도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 당시에 제법 많이 돌아 다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추억을 떠 올릴 겸 해서 3박4일의 여행을 생각하고 인터넷에서 미리 정보를 얻어 계획을 세우고 떠 났습니다. 숙소 뿐만 아니라 먹을 곳 까지 마음 속으로 정해 놓고 떠났으니까요.
토요일 오후 부산을 출발(참고로 저는 차를 가지고 여행 했습니다)하여 섬진강 휴게소에 오후 6시경 도착하여 잠시 휴식 그리곤 광주로 향하였습니다.
광주는 제가 2년간 살았던 적도 있었습니다. 남구 봉선동과 방림동에 살았었죠. 저녁 7시 30분 쯤 동광주 인터 체인지를 빠져 나와 식사를 위해 미리 인터넷에서 검색한 전라도 한정식 집을 찾아 갔습니다. 제가 간 곳은 금호 문화 회관 옆에 위치한 '가족 회관'이란 곳 이었습니다. 이곳은 김치로 유명하다고 소개가 되었고 무엇보다도 3년 묵은 김치가 이 집의 자랑이라고 하더군요. 들어가서 앉자말자 조금씩 실망감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분명히 1인분에 2만 5천원인데 무조건 한상은 시켜야 한다더군요.
사실 전라도에서 한정식은 보통 대도시에서의 한정식집에 비해 싸면서 푸짐한 것이 특징 입니다. 보통 반찬이 약 30가지 이상 나오니까요. 이 집에서의 한 상은 4인 기준 입니다. 그래서 무조건 10만원 부터 시작을 하죠. 우리 일행은 나 포함해서 둘인데 10만원이면 일인분에 5만원에 해당하는 엄청난 가격 입니다. 하지만 늦은 시간 딱히 다른 곳을 갈려해도 마땅치 않고 또 얼마나 괜찮으면 이렇게 비쌀까 생각하고 먹기로 하였습니다.
제가 과거에 한정식을 먹었던 기억은 일단 한 상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나옵니다. 근데 밥이 없더군요. 그래서 왜 밥이 없냐고 종업원에게 물으니 일단 먹으란 겁니다. 그리고 다시 한 상이 또 나옵니다. 그때야 밥이 나오더군요. 처음부터 밥을 먹으면 뒷 상을 먹을 수 없기 때문이라더군요. 그러면서 1인분에 만원.... 비록 몇년전이지만 당시에도 부산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가격이었습니다. 그런 한정식을 생각하며 갔건만 이 곳은 상다리 휘어지게 나오는 그런 곳이 아니라 소위 코스로 나오는 그런 집이었습니다. 맛은 글쎄 비싸고 이름 난 것에 비하면 별로 맛이 뛰어나다고 말하기가 그렇더군요. 어쨌던 두사람이 4인분을 먹으니 엄청당연히 과식을 했죠. 비싼 밥 먹는 건데....
그리곤 숙소로 미리 생각해 두었던 운천저수지 근처의 모텔로 향했습니다. 모텔에 여장을 풀고 저수지에 있는 범선 모양의 까페인 '알바트로스'로 갔습니다. 가볍게 맥주 한잔과 라이브 음악을 듣고 여행의 첫날을 끝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