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명박(李明博) 대통령의 당선을 예상했던 관상가 신기원(申箕源·69)씨가 만화에 등장했다. 허영만 화백의 신작 '꼴' 1권이다. 신씨는 얼마나 신통한 인물인가? 명리학자 조용헌씨의 평을 들어보자. "신씨는 사람 얼굴을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으로 분류해 보는 음양오행법의 전문가다." ![]() ―기업인 중에는 타고난 운이 좋은 사람이 누군가요.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 회장은 1000년에 한 번 날까 말까 한 거인입니다.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아버지 근처에도 못 따라갑니다. 정몽구(鄭夢九) 현대 회장은 준(準)거물은 됩니다. 턱에 재복이 있어요. 이건희(李健熙) 전 삼성 회장은 귀골과 부골(富骨)을 다 갖췄지만 그래도 이병철 전 회장보다는 단계가 낮습니다." ―문인 중에 누가 가장 상이 좋나요. "문재(文才)로는 서정주(徐廷柱)가 뛰어나지만 박경리(朴景利)만은 못합니다. 이문열(李文烈)은 문재는 타고 났지만 귀골은 아닙니다." ―정치인 중에 가장 상이 좋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내가 좋아하는 상은 맹형규(孟亨奎) 정무수석의 상입니다. 귀골에 신사의 상을 가졌지요. 오세훈(吳世勳) 서울시장은 단아하고 수려한 귀골이지만…." ―미남·미녀와 귀천 분류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잘생기고 예쁜 것과 귀천은 상관없습니다. 영화배우 C씨는 잘생겼지만 종종 문제를 일으키죠." 관상학의 교과서 격인 '마의상법(麻衣相法)'은 중국 당나라 말기와 송나라 초기 마의도인(麻衣道人)이 상법의 원리를 설명해놓은 비전(秘傳)으로 알려져 있다. "1000년 전 책이 오늘의 인간사를 설명할 수 있느냐"고 묻자 신씨는 "사람 생긴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아 지금도 맞는다"고 했다. ―동양적인 상법이 서양인에게도 맞나요. "생긴 게 같으니 당연히 맞지요. 거스 히딩크 전 국가대표 축구감독은 눈의 신기가 강하죠. 집념이 대단하고 무서운 노력파라는 사실을 대번에 알 수 있어요. 반면 굉장한 '짠돌이'죠. 한국에 와서 수십억 벌고도 2002년 수재의연금으로 5000만원밖에 안 내놨잖아요. 후임으로 왔던 본프레레는 신기는 강한데 밝지 못했죠. 신기에는 강약과 청탁이 있는데 청탁이 우선입니다. 눈이 탁하면 자기 고집만 앞세우고 남 탓을 하죠. 본프레레가 결국 해고됐잖아요." ―미국 대선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 중에서 누가 승리할까요. "기세는 매케인이 더 강합니다. 그러나 누가 이길지는 아직 알 수 없죠."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전 회장과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은 라이벌로 알려져 있는데, 누가 더 기세가 강하죠? "게이츠는 귀상이지만 잡스는 천상입니다. 잡스가 재주로 아무리 따라잡으려고 해도 게이츠를 능가하기 힘들어요." ―가수 조용필의 상에는 가수의 운이 보입니까. "조용필은 재주꾼의 상이죠. 키가 컸다면 지금처럼 못 됐을 겁니다. 키가 작아서 득을 본 경우죠. 키 큰 사람은 재주꾼이 없어요." ―갓 태어난 아기는 제 얼굴이 바로 안 드러나는데 몇 살 때부터 관상을 볼 수 있죠? "관상은 생긴 모습을 따지는 게 아니고 기운을 보는 겁니다. 형상을 뛰어넘는 신기라는 게 있어요. 금방 태어난 아기도 관상에 따라 운명을 파악할 수 있죠. 귀한지 천한지, 고관대작이 될지, 재복이 많을지 바로 알 수 있죠." ―일란성 쌍둥이는 어떤가요. "쌍둥이 형은 의사인데 동생은 병원 원무과 직원인 쌍둥이 형제가 찾아온 적도 있어요. 생긴 건 같아도 기운이 다르기 때문에 운명도 다른 겁니다." ―얼굴에 나타난 운을 노력해서 바꿀 수 있습니까. "세상만사는 상법대로 돌아갑니다.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죠. 천한 기운이 귀한 기운이 될 수는 없습니다. 가난뱅이가 노력한다고 재벌이 될 수 있나요. 노력하면 쥐꼬리만큼 바꿀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기운은 바꿀 수 없어요. 개천에 용 나는 법은 거의 없습니다." 신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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