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에는 차례를 지내지않기로해서 설에 시골서 지낼까했는데,엄마 대학병원진료가 갑자기 8일 연휴전날 잡혔습니다.
이번에는 저희가 모실 차례라서 병원 다녀왔더니,
금요일 연휴 시작날 출발해야해서 길이 너무 막힐것 같아서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그 다음주에는 지난번 취소되었던 모임이 다시 금요일에 잡혀서 또 못움직였고.......
덕분에 단양집을 4주전에 가고 그동안 가지 못해서 이번주는 단양을 가기로하고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목요일, 단양 아랫집에서 눈이 너무 와서 고립되었다고 사진과 함께 톡을 보내셨습니다.
그래서 단양을 포기하고 영월로 가기로 했습니다.
남편은 영월에서 하루 자고 다시 단양에 연락해보고 눈이 녹았으면 단양도 다녀오자합니다.
단양에 가져갈 짐들이 차에 싣고 다니니 남편은 그걸 빨리 해결하고 싶겠지요.
그러나 두집 갈 짐을 챙기는것도 만만찮은데,남편은 이런건 잘 모릅니다.
금요일 아침, 작은애 출근시키고 시장가서 일단 두 집에서 먹을 식자재 장을 보고 10시 다되어 출발합니다.
치악휴게소입니다.
가운데 하얀것은 사진이 잘못 된게 아니고,눈 쌓인 주차장지붕입니다.ㅎㅎ
황둔.
저희동네보다 황둔은 늘 눈이나 비가 더 오는것 같습니다. 지형탓인가합니다.
고향이 부산이라 눈을 보지못하고 자란 저는 설경이 너무 이쁩니다.
그러나 시골생활을 하고부터는 보는 눈은 이쁘지만,실생활에는 눈이 엄청 불편하다는걸 알게되었습니다.ㅎㅎ
시간이 애매해서 한반도면에서 점심 먹고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요즘 자주 가는 음식점서 청국장 먹었습니다.
이제 봄이 오긴 오나봅니다.
강에는 얼음이 다 녹았습니다.
강 정비공사를 하더니 강폭도 넓어지고 강물도 고르게 흐릅니다.
아침에 영월도로사정을 묻느라 산밑할머니께 전화드렸더니,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하십니다.
지난번 김치 얻은거 빈통도 갖다드릴겸, 몸이 안좋다하시니 입맛도 없으실것 같아서 딸기를 사서 집에 들어가기전
할머니댁부터 갔습니다.
할머니는 크게 아프신거는 아니고 아무래도 연세(86세)가 있으시니.....
저는 먹을 복이 많은지,마침 할머니께서 옥수수범벅을 하셔서 옥수수범벅 얻었습니다.
집에 들어서니, 안방온도는 10도입니다
크게 춥지않아서 집에는 별일이 없습니다.
이제는 수도계량기도 잠그지않고, 열선도 걷기로 했습니다.
얼른 보일러 돌리고,난로 피우고, 청소부터 합니다.
열선 걷은 김에 그동안 제대로 못했던 욕실청소를 합니다.
세면대도 빡빡 닦고.....
바닥도 세제 뿌려 솔질 했습니다.
속이 시원합니다.
청소하고나서 할머니표 옥수수범벅을 맛봅니다.
할머니는 짜게 드시고 단 걸 싫어하십니다.
반면 저는 단 걸 좋아합니다.ㅎㅎ
그래서 단 맛 하나 없는 옥수수범벅에 설탕을 가미했더니 제 입에 딱입니다.ㅎㅎ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마당에는 아직 눈이 남아있습니다.
배거리산에도.....
마당에 남아 있는 눈으로 조그마한 눈사람 만들었습니다.ㅎㅎ
크게 한거 없는데 시간은 잘도 가서 이내 저녁때입니다.
시골서는 편하게 할수 있는 목살숯불구이가 저녁메뉴로 당첨되었습니다.
또 길냥이가 찾아왔습니다.
행색이 말이 아닙니다.
불쌍해서 사료를 줍니다.
그러나 이웃분들이 싫어하십니다.ㅠㅠ
밤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있어서 달도, 별도 볼수가 없습니다.
내일이 정월대보름인데 내일은 달을 볼수 있을까요?
저녁에 단양아랫집에 전화했더니, 아저씨가 혼자서 그 긴 길에 눈을 다 치웠다합니다.
상주를 하면 눈치우는 일도 보통일은 아닐겁니다.
내일은 단양으로 가기로하고 잠을 청했습니다.
토요일 아침, 하늘이 참 이쁩니다.
어제 만든 눈사람이 녹지않았습니다.
산밑할머니께서 오곡밥하셨다고 가져가라하십니다.
늘 얻어먹기가 참 죄송스럽습니다.
하지만 주고 싶어하시는데 자꾸 사양하는것도 할머니를 서운하게 하는 거라 할머니집 들렀다 바로 단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할머니는 오곡밥과 함께 물통을 잔뜩 들고 나와계셨습니다.
마을 지하수물탱크에는 소독약이 들어 있다고, 마을 가운데 있는 샘물에서 물을 길러 장을 담그실거랍니다.
다리가 불편하셔서 지팡이 아니면 유모차를 끌고 다니시는데 무슨 수로 물을 길러 옮기시려는지....
그리고 할머니집은 주차장에서 계단을 많이 올라가야합니다.
할머니 마음은 저희가 차도 있으니 그 일을 좀 해줬으면 하셨겠지요.
저는 할머니가 이런 일이 있으면 어제 만났을때,이만저만하니 좀 해줄수 있겠느냐하시는게 훨씬 좋습니다.
그러면 저희 일정도 조절할수 있고요.
저희는 어쩌다 한번이고, 할머니가 저희에게 워낙 잘 하시니 조금이라도 더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마을에 계시는 분들은 할머니의 잦은 부탁때문에 할머니를 꺼립니다.ㅠㅠ
할머니도 이해가 되고, 마을분들도 이해가 되고......ㅠㅠ
차에 짐이 잔뜩 실려있어서 할머니 탈 자리가 없어서, 할머니는 가만 계시라하고 저희가 물 갈러서 계단위에까지
옮겨드렸습니다.
할머니표 오곡밥
할머니 도와드려서 마음은 훨씬 편합니다.
단양집에서 점심으로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영월 나오면서, 늘 생각나는 한컷을 담습니다.
1시간 좀 더 걸리는 단양으로 달립니다.
길에는 눈 온 흔적도 없고, 아주 시원스레 달릴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단양에 들어서니 눈이 많이 왔나봅니다.
풍경이 끝내줍니다.
특히 눈 쌓인 나무가지가 참 예쁩니다.
여지저기 온통 눈입니다.
도착한 단양집.
아랫집에서 사진까지 보낼만 했습니다.
저도 사진 여러장 찍어서 아이들과 친구에게 보냈습니다.
앞산
담장에 쌓인 눈이 특히 예뻤습니다.
제법 기다란 고드름
대문지붕위에도....
단양집에 담장은 참으로 잘 한것 같습니다.
담이 없으면 바로 아래가 밭이라 위험도 하고,
바람이 심한 곳이라 집 살림살이가 여기저기 날리는데 담이 있어서 일단 담안에 다 갇혀있습니다.
다 좋은데 몸값이 꽤 나갑니다.
원예상 사장님이 강추하신 낙상홍
이렇게 눈속에 빨간열매가 이쁘다고 강추하셨는데, 눈이 많을때 봤으면 더 예뻤을것 같습니다.
마당 여기저기 눈이 소복하게 쌓였습니다.
오늘 잘 왔습니다.
아니면 이런 그림을 또 언제 볼수가 있을까요.
누마루 창을 통해서 보는 설경도 참 좋습니다.
액자 같습니다.
청소하고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오곡밥덕분에 김과 김치만으로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참, 계란후라이도 있었습니다.ㅎㅎ
남편은 잠깐 낮잠을 즐기고 저는 사은품으로 얻은것들 설거지가 많아서 한참을 서있었습니다.
이케아에서 산 선반.
이 선반 2개랑, 도자기공방서 얻은 나무파레트를 차에 가득 싣고 다녔습니다.
선반 조립하려고 남편이 펼쳐놓았습니다.
저는 열선 다 걷었습니다.
걷는것도 참 성가스러운데, 열선 감은 남편은 참 힘들었겠다싶습니다.
단양집 욕실도 물청소 신나게 했습니다.
어제 오늘은 완전 청소하는 날입니다.ㅎㅎ
제 할 일한후, 남편을 도왔습니다.
어째 펼쳐놓은 선반이 조립은 되지않고 진도가 나가지않습니다.ㅎㅎ
제가 붙으니 진도가 팍팍 나갑니다.ㅎㅎ
저는 제 머리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습니다.ㅎㅎ
남편이 완전 깨갱입니다.ㅎㅎ
하나를 완성하니,두번째는 완전 일사천리입니다.ㅎㅎ
선반이 필요했던 이유입니다.
침대를 단양집 지을떄 사장님꼐 부탁했더니, 헤드부분없이 평상형으로 짜주셨습니다.
서비스부분이라 헤드까지 말하기가 그래서 그냥 있었더니, 잘때 베개가 자꾸 뒤로 넘어가려해서 불편했습니다.
얼마전 이케아 갔더니 적당한 가격의 선반이 있어서 저렇게 머리맡에 놓았습니다.
핸드폰등을 놓아둘수 있어서 편리할것 같습니다.
다하고나니 저녁6시입니다.
대문 닫으러 나간 남편이 들어오면서 눈이 온다합니다.
밖에 나가보니, 이렇게.....(잘 보이지 않으시지요?ㅠㅠ)
아랫집아저씨의 고립과 눈 치운 이야기를 들은터라,저희의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자고 가느냐, 바로 철수하느냐.......
마음 편하려고 그냥 철수를 선택했습니다.
겨울 단도리를 하지않아도 되어 훨씬 수월하게 20분만에 정리 끝내고 출발했습니다.
오는길도 토요일답지 않게 수월했습니다.
이틀동안 참 부지런히 움직였네요.
안양에서 영월로, 다시 단양으로. 다시 안양으로....
바빴지만 그동안 밀린 숙제를 해결해서 참 개운합니다.
저희 같은 주말시골생활은 늘 go와 stop 사이에서 고민합니다.ㅎㅎ
첫댓글 가느냐 마느냐
이렇게 할 것인가 말 것인가
to be or not to be
늘 망설이며 살지요.
일요일인 어제 산책을 갈 것인가 말 것인가
망설였습니다. 하루 종일 TV 앞에서
먹고 마시며 누웠다 일어섰다 하는 아내에게
걷다 오자고 했으나 아내는 싫다고 했습니다.
다른 때 같으면 혼자라도 나가서 한 바퀴 돌다 오는데 저도 그냥 집에서 뭉갰지요.
결국 문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던 일년에 몇 번 안 되는 날중에 하루가 되고 말았습니다.
유혹을 과감히 떨쳐 버리고 두 집을 다 들려서 할 일을 모두 깨끗이 마치고 돌아오신 두 분께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아주 사소한거부터 중요한 거까지 결정해야할게 참 많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약속이 금요일에 잡힌게 많고, 결혼식도 3건이나 되어서 그때그때마다 어떻게 해야하나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친구들이 불러줄때 부지런히 나가야한다해서 대부분 모임참석쪽으로 기울었습니다
3월에도 주말에 2건의 약속이 있는데 어떻게 할까 망설이고 있습니다.
겨울에는 날씨도 선택할때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올겨울은 눈과 비가 잦았습니다.
올해는 어쩌면 시골생활에 약간의 변화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이또한 어떻게 할까 고민중입니다.
주말에 두 집 모두 다녀온거는 참 잘한것 같습니다.
탁월한 선택에 만족합니다.ㅎㅎ
@툇마루 멋지게 살고 계십니다.
@seamaker 늘 응원해주셔서 큰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