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옥정과 박연의 친척들.
빙옥정(氷玉亭)은 영동군 향도 유적 제14호이며 충북 영동군 양강면 남전리 산 622번지에 있습니다. ‘빙옥(氷玉)’이란 중국 진(晉)나라 위개(衛玠)가 악광(樂廣)의 딸에게 장가들었는데, 장인과 사위가 똑같이 명망이 높아서 당시에 논하는 이가 “장인은 얼음처럼 깨끗하고, 사위는 옥처럼 윤택하다.[婦翁冰淸 女壻玉潤]”라고 했던 데서 유래된 말로 장인과 사위의 미칭(美稱)으로 쓰입니다.
빙옥정은 영산김씨 김영이와 그의 세 사위 순천박씨 박원용(朴元龍)ㆍ구례장씨 장비(張丕)ㆍ밀양박씨 박시용(朴時庸)을 기념하여 네 집안 후손이 세운 정자입니다. 고려 말에 이곳에서 김영이는 세 사위와 함께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와 학문을 강의하며 후진을 양성하여 많은 인재를 배출하였습니다. 주위의 아름다운 경치를 시(詩)로 읊으며 여생을 즐겁게 보내면서, 마음가짐을 고결하게 하였던 곳이라 하여 자손들이 선인(先人)들을 기리기 위해, 영조 40년(1764)에 정자를 짓고 정자 앞에는 장인과 사위 셋의 단소를 나란히 세웠습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순천박씨와 밀양박씨는 이단(移壇)하고, 김령이와 장비 단소만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1964년 그 유지(有志)에 다시 정자를 세우고 빙옥정이라 하였습니다.
김영이는 김수온과 신미대사(본명 김수성)의 고조할아버지, 박원용은 박팽년의 큰 증조할아버지, 박시용은 박연의 할아버지입니다. 박시용은 천석(天錫)과 천귀(天貴) 두 아들을 두었습니다. 천석은 외동아들 연(堧)을 두었고 천귀는 흥생(興生)과 흥거(興居) 두 아들을 두었습니다. 고려 때 한산 군수로서 선정(善政)을 베푼 박시용의 이야기는 목민심서(牧民心書)에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