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8일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43-4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43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44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45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46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47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48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삼구와 칠죄종과 칠극과 성령칠은
옛날 교리서에는 삼구설(三仇說)이 나옵니다. 인간 내면에 있는 일곱 가지 죄원(罪源)으로서의 칠죄종(七罪宗: 죄를 짓게 하는 일곱 가지의 근원 : 교오, 간린, 미색, 분노, 질투, 탐도, 해태 등)과 함께 영혼의 구원을 막는 철학적 속성으로 마귀, 세속, 육신을 영혼의 세 가지 원수라고 말하는 학설을 말합니다. 이 용어는 17세기에 중국에 파견된 예수회 선교사들이 중세 스콜라 철학에서 설명하는 세 가지 원수를 한문으로 번역한 것으로, 이후 한역서학서(漢譯西學書)를 통해 조선에도 전달되어 당시의 지식인들에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본래 서양철학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 이래로 “인간의 영혼과 육신은 결합되어 있다”고 설명해 왔고, 이러한 철학의 근본 원리가 중세 철학으로 이어지면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에도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말하는 영혼의 원수는 육신이 아니라 육신의 속성으로 인해 일어나는 사욕편정(邪慾偏情)을 말하며, 세속 또한 그 자체가 아니라 세속의 허망함이 원수가 된다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본래 육신과 세속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것으로 영혼과 인간에 필요한 아름다운 피조물이지만, 그 속성으로 인해 악에 물들거나 그릇됨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반면 마귀 즉 악마는 성서의 가르침대로 육신과 세속을 그릇됨으로 인도하는 사탄이며 영혼 구원의 원수가 됩니다. 교리에 따르면, 천주교 신자들은 세상 여정 안에서 올바르게 교리를 실천함으로써 삼구에 대적하고 칠극(七克)을 통해 칠죄종에서 벗어나는 자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칠극(七克)은 칠극진훈(七克眞訓)이라는 책에 수록되었는데 이 책은 마테오 리치(Matteo Ricci, 利瑪竇)의 『천주실의(天主實義)』와 함께 일찍부터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연구되었고, 남인학자들을 천주교에 귀의시키는 데 기여한 책 중의 하나입니다. 이익(李瀷)은 『성호사설』에서 이 책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이는 곧 유학의 극기설(克己說)과 같다고 전제한 다음, 죄악의 뿌리가 되는 질죄종 즉 탐욕·오만·음탕·나태·질투·분노·미색과 더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덕행으로 은혜(恩惠)·겸손(謙遜)·절제(節制)·정절(貞節)·근면(勤勉)·관용(寬容)·인내(忍耐)의 일곱 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죄의 근원을 끊고 삼구(三仇)에 대적하여 원수를 사랑하기 위해서 7극을 적극적으로 추천한 덕행입니다. 인간적으로 원한이 맺힐 정도로 자기에게 해를 끼친 사람이나 집단인 원수(怨讐)를 사랑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면 원수를 사랑할 수 있으며 원수를 위해서 기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칠극의 첫머리에 은혜를 꼽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도 하느님의 은총이 아니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합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시어 개인의 성화를 위해 주어지는 은사인 ‘성령 칠은’과 이웃을 위한 ‘봉사 은사’로 내려주십니다. ‘지혜’(sapientia·슬기) ‘이해’(intellectus·깨달음 또는 통달) ‘의견’(consilium) ‘지식’(scientia·앎)의 은혜는 신앙을 성숙시키고 덕을 쌓도록 인간의 지성을 준비시킵니다. 그리고 ‘용기’(fortitudo·굳셈) ‘효경’(pietas·받듦 또는 공경) ‘두려워함’(timor·경외)의 은혜는 의지를 굳세게 해줍니다. 이 칠은은 대신덕(對神德 또는 향주삼덕)과 윤리덕(倫理德 또는 사추덕)을 닦도록 도와줍니다. 우리는 성령의 은사로 원수를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은사를 베풀어 주시어 우리가 이웃을 사랑하고 더 나아가서 원수까지도 사랑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간청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가 원수를 맺으면 복수하려고 할 것이고, 복수는 또 다른 원수를 맺는 것입니다.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우리가 누구든지 원수를 맺지 말아야 합니다. 미워하는 마음을 갖지 말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사람들이 미워하는 마음으로 나를 대하더라도 내가 죄를 짓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를 대해야 합니다.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성령의 은총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너는 이스라엘을 죄짓게 하였다.>
▥ 열왕기 상권의 말씀입니다. 21,17-29
나봇이 죽은 뒤에, 17 주님의 말씀이 티스베 사람 엘리야에게 내렸다.
18 “일어나 사마리아에 있는 이스라엘 임금 아합을 만나러 내려가거라.
그는 지금 나봇의 포도밭을 차지하려고 그곳에 내려가 있다.
19 그에게 이렇게 전하여라. ‘주님이 말한다. 살인을 하고 땅마저 차지하려느냐?’
그에게 또 이렇게 전하여라. ‘주님이 말한다.
개들이 나봇의 피를 핥던 바로 그 자리에서 개들이 네 피도 핥을 것이다.’”
20 아합 임금이 엘리야에게 말하였다. “이 내 원수! 또 나를 찾아왔소?” 엘리야가 대답하였다. “또 찾아왔습니다.
임금님이 자신을 팔면서까지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하시기 때문입니다.
21 ‘나 이제 너에게 재앙을 내리겠다. 나는 네 후손들을 쓸어버리고,
아합에게 딸린 사내는 자유인이든 종이든 이스라엘에서 잘라 버리겠다.
22 나는 너의 집안을 느밧의 아들 예로보암의 집안처럼, 그리고 아히야의 아들 바아사의 집안처럼 만들겠다.
너는 나의 분노를 돋우고 이스라엘을 죄짓게 하였다.’
23 주님께서는 이제벨을 두고도, ‘개들이 이즈르엘 들판에서 이제벨을 뜯어 먹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24 ‘아합에게 딸린 사람으로서 성안에서 죽은 자는 개들이 먹어 치우고,
들에서 죽은 자는 하늘의 새가 쪼아 먹을 것이다.’”
25 아합처럼 아내 이제벨의 충동질에 넘어가 자신을 팔면서까지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지른 자는 일찍이 없었다.
26 아합은 주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서 쫓아내신 아모리인들이 한 그대로
우상들을 따르며 참으로 역겨운 짓을 저질렀다.
27 아합은 이 말을 듣자, 제 옷을 찢고 맨몸에 자루옷을 걸치고 단식에 들어갔다.
그는 자루옷을 입은 채 자리에 누웠고, 풀이 죽은 채 돌아다녔다.
28 그때에 티스베 사람 엘리야에게 주님의 말씀이 내렸다.
29 “너는 아합이 내 앞에서 자신을 낮춘 것을 보았느냐? 그가 내 앞에서 자신을 낮추었으니,
그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내가 재앙을 내리지 않겠다. 그러나 그의 아들 대에 가서 그 집안에 재앙을 내리겠다.”
축일6월 18일 성그레고리오 바르바리고 (Gregory Barbarigo)
신분 : 추기경
활동 지역 : 파도바(Padova)
활동 연도 : 1625-1697년
같은 이름 : 그레고리, 그레고리우스
성 그레고리우스 바르바리고(Gregorius Barbarigo, 또는 그레고리오)는 1625년 이탈리아 베네치아(Venezia)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당시 유럽에서는 개신교와 가톨릭 신자들간의 맹렬한 전쟁이 7년간 지속되고 있었는데, 그것은 30년 전쟁의 시작이었다.
성 그레고리우스는 베네치아에서 교육을 받았다. 그는 20대 초반에 베네치아 정부의 대사인 루이지 콘타리니(Luigi Contarini)가 독일의 뮌스터(Munster)로 파견되는 데 동행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1648년 베스트팔렌(Westfalen) 조약이 이루어졌다. 그 회의에서 교황 대리인 파비오 치기(Fabio Chigi)는 예외적으로 젊은이였던 성 그레고리우스를 발견하고 그와 친구가 되었다. 성 그레고리우스는 1655년 사제 서품을 받고, 1657년 흑사병이 창궐하던 시기에 대담하게 활동하였다.
파비오 치기가 교황 알렉산데르 7세(Alexander VII)로 선출되었을 때 그는 뮌스터에서 만났던 베네치아 출신의 성 그레고리우스에 대한 인상을 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성 그레고리우스를 이탈리아 베르가모(Bergamo)의 주교로 임명하였다. 3년 후인 1660년 추기경으로 승품된 성 그레고리우스는 1664년 파도바의 교구장으로 임명되어 그곳에서 33년간 봉직했다.
성 그레고리우스는 탁월한 교회의 사람이었고 정치가였다. 그는 종교개혁 시기에 그리스도교의 재일치를 위해 노력했고, 사제 양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여 신학생들을 위한 좋은 대학과 신학원을 세웠고, 자체 출판사를 설립했으며, 교부들의 작품에 대한 지식이 있는 이들과 성서를 아는 인물들을 교사로 임명하였다. 그 출판사에서 출판한 몇몇 작품은 이슬람 국가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전해졌다. 그의 자선행위는 실로 엄청나고 지속적이었다.
성 그레고리우스의 사목적 헌신은 성 카롤루스 보로메오(Carolus Borromeo, 11월 4일)의 헌신에 견줄만했다. 자신에게는 엄격하면서도 타인에게는 친절하여 곤경에 처한 이들을 큰 열정으로 도왔다. 추기경으로서 그는 다섯 번의 교황선거에 참여했고, 유력한 교황 후보로 손꼽히기도 했다. 그는 선종하여 파도바의 대성전에 묻혔다. 그는 1761년 복자품에 올랐고, 1960년 교황 요한 23세(Joannes XXIII, 6월 3일)에 의해 시성되었다.
오늘 축일을 맞은 그레고리오 바르바리고 (Gregory Barbarigo) 형제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야고보 아저씨
첫댓글 [성령의 은총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 야고보님.
감사합니다. 촌로 율리아노 형제님
주님의 은총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엘리사벳 자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