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후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것은 이제 흔한 풍경이 됐다. 대리운전 수요가 늘면서 시장도 크게 확대됐다. 그러나 대리운전기사들은 열악한 근무환경에 신음하고 있다. 취객의 폭언은 예사고, 근로자로서의 정당한 권익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북은 대리기사에 대한 사업주의 갑질이 전국에서 가장 심한 편이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전북지부에 따르면 도내에는 약 800개의 대리운전 업체와 1800명의 대리기사가 활동하고 있다. 통계청은 대리운전업체를 ‘그 외 기타 달리 분류되지 않은 개인 서비스업’으로 분류한다. 대리운전업체만을 나타내는 별도의 자료는 없다.
이는 대리기사가 업체에 소속된 ‘근로자’가 아닌 ‘자영업자’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리기사는 운전 중 사고가 나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한다.
특히 전북지역 대리기사의 근무 환경은 더욱 열악한 상황이다. 조사결과 전국 대리기사들은 소속 업체에 평균 20%의 수수료를 공제하지만, 도내의 경우 군산 37.5%(전국 최고)·익산 31.5%·전주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떼이고’있다.
다른 지역은 업주가 1건당 기본 수수료 3000원을 정해놓고 가져가지만(통상 대리운전비의 20%), 시내 대리운전 비용이 1만원인 전주에서 업주는 1건당 3000원을 챙기기 위해 기사에게 30%의 ‘비율제’를 들이미는 것이다.
또 보험에 대한 도내 대리기사들의 불만도 높다. 도내 사업자단체(대리운전회사연합)는 운전자 ‘개인보험’을 인정하지 않고 ‘단체보험’만을 강제하고 있다. 단체보험은 사고 시 보장액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주지역 대리기사 이 모 씨는 “도내 대리운전 사업자단체 2곳이 서로 다른 보험에 가입했는데 기사들은 안정적인 ‘콜’(주문)을 받기 위해 대개 두 곳 모두에 가입한다. 이 보험료가 1년이면 120~140만원”이라며 “한 달에 24만원(8만원 요금 휴대전화 3개)에 달하는 휴대전화비와 보험료·콜 프로그램 사용료·관리비·20~30만원의 교통비도 지출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국 대리운전 통계자료’에 따르면 대리기사의 추정 수입은 월 200만원선이다. 그러나 부대 비용을 제하면 150만원 선에 그치고, 전국 평균보다 더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는 전북에서는 대리기사의 수입이 더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전북은 사업자단체가 대리기사에게 콜을 내릴 때 도착지를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는 콜을 거부하면 벌금을 내야한다. 또 시 외곽까지 이동한 대리기사를 태워오는 픽업차량은 전주(인구 65만)에 1대 뿐이어서 대구(인구 250만)의 48대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첫댓글 아주 훌륭한 기사 입니다. 이런 기사도 여러 노조지도부의 산물 이겠지요?
물심양면으로 고생 하시는거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