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세팔 십세팔 십세팔반....십세팔 십세팔 십세팔반....." 무슨 주문처럼 중얼거렸다.
"왜그래?" 옆지기가 놀라서 쳐다 본다.
"아냐, 아무것도...약 세는 중이야."
매 끼니마다 먹어야 하는 약을 꺼내놓으며 확인차 중얼거린다.
아침에 10알, 점심에 3알, 저녁에 8알반,
약의 종류와 숫자가 많다보니 까딱하면 헷갈린다.
다른 약과 달라서 부정맥과 관련된 약은 의사 지시대로 꼬박꼬박 먹어야 된다.
그래야만 정확한 Feedback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에 전화를 걸었다.
"비후성심근증으로 산정특례 등록 되어 있습니다. 본인부담률에 대하여 여쭤보려구요. 5년 전에 입원했을 때는 5%만 부담했는데 금년에는 두 번 입원하고 두 번 다 10%를 부담했는데 맞는건가요?"
"예, 산정특례로 등록되어 있으면 그 병으로 인한 입원 외래 약국비용 모두 10%가 적용되고 증중으로 명시된 심장시술이나 수술의 경우에는 5%를 적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7월에는 시술실에 들어갔다가 정확한 심실빈맥발생부위를 찾지 못하여 그냥 나왔는데 이 경우에는 10%인가요 5%인가요?"
"상당히 애매하네요. 심사평가원에 문의하여 보세요."
"예, 감사합니다."
7월에 입원했을 때는 입원 다음날 퇴원했고 검사도 많지 않아 5%와 10%의 차액이 15,000원이 채 안되었다.
'무슨 민주화 운동하는것도 아닌데 관두자. 배보다 배꼽이 커질수도 있으니...'
78병동 휴게실에 있을 때 남해에서 올라와 입원하고 계시다는 82세의 할머니에게 말을 건넸다.
"할머니, 심장 어디가 아파서 오셨어요."
"부정맥이래."
"부정맥도 여러가진데 느리게 뛰어요, 빨리 뛰어요?"
"모르겠네."
"어떤 약을 먹는데요?"
"몰라."
옆에 앉아있는 따님도 부정맥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만약의 경우 119가 오더라도 서맥인지 빈맥인지 이 정도라도 알려주셔야 빠른 조치가 가능하거든요."
따님이 오빠에게 물어서 좀더 자세히 알고 있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할머니, 남해에 내려가시거든 시금치농사 너무 열심히 하지마세요."
"농사도 못지으면 죽은 목숨이게."
남해-해남, 농업경영인의 동병상련이 느껴졌다.
모든 병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하여는 의사는 환자에게 현재상태와 치료계획을 자세히 알려주고 환자는 의사에게 지난 경과를 세세히 알려주고 전적으로 신임하며 치료에 협조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비일비재한 듯하다.
의사는 넘쳐나는 환자에 시달려 대충대충 넘어가고 환자는 이병원저병원 쇼핑다니기도 한다.
나는 칠복을 넘어 '의사복'까지 팔복을 가지고 태어났나보다.
세브란스에 만난 모든 의사선생님께 항상 감사를 느끼며 살아간다.
'부정맥선생님, 관상동맥조영술선생님, 심근증선생님, 식도내과선생님, 식도외과선생님, 백내장선생님, 망막선생님, 척추협착선생님, 디스크선생님, 항문외과선생님....
'지금까지 두발로 잘 걸어다닐 수 있는건 다 선생님들 덕분입니다.'
같은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환우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바라는 마음에서 퇴원 때 받은 환자요약서를 공개한다.
환자용퇴원요약서를 잘 읽어보면 자기 질환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음으로 된부분은 제가 번역한 부분으로 잘못된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주호소 for RFCA 고려 (전극도자절제술)
투약 * CAM med (순환기 약)
Mevalotin(메바로틴-고지혈)
Vastinan(바스티난)
Midron(미드론)
Cordarone(코다론)
Dilatrend(딜라트렌)
*DM med (당뇨약)
Jardiance(자디앙)
Basen(베이슨)
Glupa(글루파)
Amaryl(아마릴)
Godex(고덱스-간수치)
검사소견 # CT preRFA (CT-고주파)
1. Minimal CAD(약간의 관상동맥질환) CAD-RADS 1 (Minimal non-obstructive CAD) (CAD-RADS 기준 1단계 -막힘이 없는 약간의 관상동맥질환)
2. Obstructive HCM with dynamic obstructin of mid LV cavity and apical LV aneurysm.(좌심실 중앙 cavity의 역동성 폐쇄와 좌심실첨부의좌심실류를 동반한 폐쇄성비후성심근병증)
# MRI - 촬영 불가능한 ICD로 시행하지 않기로함
# TTE (심장초음파)
1. HCMP(obstructive type, maximal thickness 24->24mm at low-mid septum)
비후성심근증(폐쇄성, 가운데~아래 심실중격의 두께 24mm
-abnormal insertion of hypertrophied papillary muscle
비후된 유두모양근육의 비정상적 삽입
-Dynamic mid-LV obstruction with paradoxical diastolic flow(Resting/Valsalva Peak PG:25/31mmHg)
이완기의 기이한 흐름을 수반한 역동성심실중앙부폐쇄 (휴지기/발살바 압력구배 25/31 mmHg)
-Apical aneurysm. No visible thrombus at LV apex inferior wall within the range of this exam
심첨부에 좌심실류. 이 검사에서는 좌심실 하부 끝단에 혈전이 보이지 않음.**정확한 여부를 위하여는 MRI나 특수약물을 주입한 초음파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됨.
2. No interval change of enlarged LA (LAVI:34->33ml/m2) with preserved global LV systolic function (EF 54% by biplane)
좌심방의 확장은 진행되지 않았으며 좌심실수축기능은 54%로 유지되고 있음 ** 비후성심근증은 수축에 문제가 생기는게 아니고 이완에 문제가 있는 것이며 확장성심근증은 수축에 문제가 있어서 EF(좌심실구혈률)가 중요함. LAVI(심방용적지수)는 27 아래가 바람직함
3. Relaxation abnomility of LV filling pattern with elevated LV filling pressure (E/e':15)
좌심실충만기압력의 상승으로 좌심실충만패턴의 이완기 비정상 *E/e' ratio가 13 아래로 내려가야됨.
치료및 효과: Current Diagnosis(현재 진단)
# VT(ICD 14.02) 2014.2월 ICD 삽입. HCM-mid (LVOT PG31) 좌심실가운데비후 폐쇄성 압력구배31
s/p LV thrombus 수술 후에 좌심실 혈전 D. CAG 관상동맥조영술
# FHx SCD 가족력 급성심장사 W-유지하기로
# ICD Shock ; EPS (19.7) shock이 와서 전기생리학 했다는 의미
present illness 현재질환
상기 남환 HCMP 과거력 있으며 ICD insetion 한 분으로 11월4일 03;00 자다가 ICD shock event 한 차례 있어 evaluation 위하여 입원함
1.환자 내원해서도 지속적으로 NSVT(비지속성심실빈맥) 지나가는 양상을 보였고 sotalon은 QTc prolongatio(늘어짐) 으로d/c (중단)하였음.
2.RFA CT(고주파 CT)및 TTe(심장초음파)상 LV thrombus (좌심실에 혈전) 없는것 확인하고 ICD통한 induction study (유발검사)등 진행하려고 하였으나 환자 증상없고 시술자체의 benefit(효과) 애매하며 환자및 보호자도 원치 않아 진행하지 않고 cordarone으로 시작하였음.
3. cordarone이후 QTc prolongation 슬슬 나타나 200mg bid(하루 두 번)에서 QD(하루 한 번)으로 감량함.
4. warfarin drug interaction(와파린 약의 서로간섭)을 고려하여 daily 2mg(매일 2mg)으로 감량함
5. midron 2.3 tid(미드론 2알씩 하루 세번)로 혈압 올리고 dilatren SR 16mg로 증강함
6. 1~2주 내로 opd f/u (외래진료 추적)
박교수님이 당부하신 말씀 그대로 전달합니다.
"물 많이 드세요."
비후성심근증의 경우 심실의 압력을 줄이기 위하여 탈수를 막아야 한다는 글을 읽어본 기억이 있습니다. 또한 많은 약에서 뿜어나오는 독성도 희석시키고 변비의 부작용을 가져오는 약에도 대비하기 위함으로 이해합니다.
거의 붙어 지내는 옆지기 때문에 물 많이 먹고 있습니다.
오늘은 11월28일.
삥삥팔 짓고 두 끝입니다.
넉장으로 짓고땡하면 짓는것도 쉽지 않습니다.
두 끝도 대단하지요.
항상 분수에 맞게 살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건강을 잘 보살피어 '모세'선생님 처럼 120까지 사시기를 기원합니다.
2000년에 설악산 석주길에서
첫댓글
모든 아픔 다 물리치시고 사진처럼 건강하시어 남은시간은 멋진인생으로 사시길 바랍니다
꼭 그리 되실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응원에 큰 힘을 얻습니다.
두발로님 ^^
제가처음 부정맥접하고 아무것도 몰라서 공포스럽고 막막할때 약에대해서 님께서 친절하게 조목 조목 설명해 주신것으로 어느 정도 감을 잡고 치료에 임했던것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지금은 완전 정상으로 생활을 잘하고 있습니다 두발로님 도 병동 생활을 접으시도록 좋은 결과 있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꼭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심한 기외수축을 잘 극복하셨음을 축하드립니다. 매일 아침 혈압과 맥박을 측정하시고 간간이 혈당도 체크하며 관리를 잘 하시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한때는 님처럼 영어 공부하면서 열공했었지요. 앞으로도 관리 잘하셔서 쭈욱 건강하세요.해남쪽에 계시네요.미황사도 좋지요.
언젠가 보니 남창이란 지역명을 본 것도 같구요.^*^
반갑습니다, 달마님. 미황사의 회주이신 현공스님과 가끔 만납니다. 서울에 있을 때는 달마산 두륜산 주작-덕룡 월출산 등을 많이 찾았는데 막상 해남에 내려가니 못가게 되더라구요. 항상 건강하십시요.
@두발로 아~ 현공스님.저 위에 계시지요.♥
@달마 예, 부도암에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