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021년 1월1일 아침에</p><p> </p><p>글/나천수</p><p> </p><p>새해를 맞이하려고</p><p>금성산 중턱 아래쯤 올라갔지만</p><p>구름이 가려 있어</p><p>새해를 보지 못하였다.</p><p> </p><p>해는 어제의 그해인데</p><p>사람들은 1월1일 해만 새해라고 난리법석이다.</p><p>1월2일 해는 새해가 아니다.</p><p>그러므로 2020년 12월31일 해는 저절로 구해가 된다.</p><p> </p><p>해는 어제의 해나 오늘의 해나 내일의 해가</p><p>어찌 다르겠는가만</p><p>오로지 1월1일 해만 새해라고 한다.</p><p> </p><p>내가 새해라고 보았으니</p><p>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를 비교해서</p><p>2021년 1월1일 나를</p><p>새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p><p> </p><p>새마을, 새나라, 새 시대, 새 세상이란 것이</p><p>사람의 마음을 훔치려는</p><p>언어의 마술 아닐까?</p><p> </p><p>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일갈한 스님말로</p><p>마을은 마을이요, 나라는 나라요,</p><p>시대는 시대요, 세상은 세상이거늘</p><p>‘새’자 글 하나 붙인다고</p><p>무엇이 달라지는가!</p><p> </p><p>어차피 인간은 남을 훔치려 하니</p><p>남에게 훔침을 당해 주는 것도</p><p>적선(積善) 아닐까?</p><p> </p><p>2021년 1월1일 새해라고 하는 그들에게</p><p>한번 맞장구쳐 나도 새해라고 하였다.</p><p>올해 첫 번째 적선(積善) 하였으니</p><p>발복(發福) 하겠지</p><p>벌써부터 내 복이 아닌 남의 복을 훔치려 하는</p><p>나를 발견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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