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ccini - The Great Opera Collection CD 13, Il tabarro
푸치니 최고의 오페라 컬렉션 CD 13, 외투
Giacomo Puccini [1858 ~ 1924]
Label: Decca
Robert Merrill (Michele)
Reneta Tebaldi (Giorgetta)
Mario del Monaco (Luigi)
Renato Ercolani (Il Tinca)
Silvio Maionica (Il Talpa)
Lucia Danieli (La Frugola)
Piero de Palma (Un venditore di canzonette)
Dora Carral, Gianfranco Manganotti (Two lovers)
Lamberto Gardelli (conductor)
Orchestra e Coro del Maggio Musicale Fiorentino
전체 이어듣기
1 O Michele? Michele? (Giorgetta) 7:40
2 Dunque, che cosa credi? (Giorgetta) 3:41
3 O eterne innamorati, buona sera! (La Frugola) 3:28
4 To'! guarda la mia vecchia! (Il Talpa) 1:22
5 Hai ben ragione (Luigi) 2:43
6 Ho sognato una casetta (La Frugola) 6:21
7 O Luigi! Luigi! (Giorgetta) 2:54
8 Dimm. perché gli hai chiesto (Giorgetta) 4:32
9 Come è difficile esser felici! (Giorgetta) 9:46
10 Nulla!... Silenzio! (Michele) 3:09
11 T'ho colto! (Michele) 2:00
12 Avevo ben ragione (Michele) 2:00
13 Alternative aria. Scorri, fiume eterno! (Michele) 3:46
푸치니 3부작 외투 IL Tabarro
푸치니 외투 Il Tabarro (The Cloak: Der Mantel).
디디어 골드(Didier Gold)의 희곡 La houppelande(대외투[大外套])를 쥬세페 아다미(Giuseppe Adami)가 오페라 대본으로 엮었다. 푸치니는 1918년에 뉴욕에서 3부작으로 된 <외투>, <수녀 안젤리카>, <잔니 스키키>를 발표했다. 이들 작품은 단테의 〈신곡>을 바탕삼은 것으로, 지옥편에 해당되는 <외투>는 하층 사회에 깔려 있는 인간의 애욕을, 연옥편에 해당하는 <수녀 안젤리카>는 상류사회의 위선적인 규범에서 나온 여인의 고뇌를, 천국편에 해당하는 <잔니 스키키>는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를 통해 인간의 철저한 욕망을 그리고 있다. 세 작품의 공통된 주제는 삶의 고뇌와 죽음이다.
초연: 1918년 12월 14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주요배역:
미켈레 (Michele, 화물선 선주, 50세, 바리톤)
조르제타 (Giorgetta, 미켈레의 아내, 25세, 소프라노)
루이지 (Luigi, 선원, 죠르제타의 연인, 20세, 테너)
플루골라 (Frugola, 타르파의 아내, 50세, 메조 소프라노),
타르파 (Talpa, 선원, 55세, 테너)
틴카(뱃짐부리는 인부, 35세)
연인들
음악 하이라이트: 뱃사람들의 발라드, 세느강을 표현한 음악
아리아
<생각하지 않는 편이 낫다 Hai ben ragione> 루이지가 자신의 청춘을 자조적으로 한탄하는 아리아
<왜 루앙에서 내리려고 하나요? Dimmi, perche gli chiesto> 조르제타가 왜 떠나려고 하느냐고 묻자, 루이지가 선주의 아내와의 사랑이 너무 괴로워서 떠나려고 한다고 노래하는 2중창
<내 꿈은 완전히 달라요. 난 교외에서 태어났어요 E ben altro il mio sogno. Son nata nel sobborgo> 조르제타가 비록 가난했지만 이웃들과 다정하게 지냈던 어린 날의 변두리 생활을 추억하며 현재의 지긋지긋한 수상 떨돌이 생활을 한탄하자 루이지도 그 지역 출신이라며 공감을 하는 2중창
<아무도 없고 소리도 없다 Nulla, silenzio> 미셸의 살인을 결심하는 모놀로그
작곡의 배경
푸치니는 어떤 프랑스 노부인의 이야기로 파리에서 성공을 거둔 희곡작가 디디에 골드(Didier Gold)의 희곡 <외투>에 자극을 받아서 그것을 오페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대본을 받자마자 곧 작곡에 착수해서 짧은 시일에 완성했다. 그러나 제2부와 3부 작품은 좀처럼 제재를 찾지 못하고 있던 중에 빈의 카아르 오페라 극장과의 계약으로 오페레타 <제비>를 썼고, 곧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제비>의 초연에서 야기된 말썽들과 씨름하는 와중에 2개의 1막 오페라를 쓸 수 있는 제재를 발견했다. 3부작의 전부는 1918년에 완성되었다.
3부작의 첫 작품 <외투>는 세 곡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베리스모 오페라>로 분류된다. 센 강변의 화물선을 무대로 선주와 그의 아내, 짐꾼들 등 파리 하층민들의 삶과 애증을 소재로 삼고 있다. 주인공의 심리를 예리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베리스모 오페라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듣는다. 표제로 사용된 <외투>는 즐거움이나 괴로움을 감싸서 감추는 사랑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극의 끝에 이르면 아내의 정부를 살해하고 그 시체를 감추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어서 결국 이 드라마에서 외투는 주인공 미켈레의 애증의 상징이다.
사전지식:
‘쟈니 스키키’ ‘수녀 안젤리카’와 함께 3총사이다. 이들 단막짜리 오페라를 통합하여 Il Trittico(3부작)라고 부른다. 푸치니는 이번에도 주요배역의 나이를 모두 열거하였다. 푸치니(1858~1924)의 3부작이라 일컬어지는 '일 트리티코'는 단막 오페라 '외투''수녀 안젤리카''잔니 스키키'를 하나로 묶은 것으로, 푸치니 자신이 '세폭의 그림'이라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다. 푸치니는 친구들과 대화 중 단테의 신곡 중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오페라화 하기로 하였는데, 그 중 첫 번째 작품인 '외투'는 베리즈모 색채가 가장 짙은 작품으로 삶의 고뇌와 죽음을 다룬 '지옥편'에 해당한다.
'외투'는 센 강변의 거룻배를 무대로 어느 하층민들의 삶과 애증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주인공의 심리를 날카롭게 묘사함으로써 베리즈모 오페라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제목으로 사용된 '외투'는 "때로는 즐거움을, 때로는 괴로움을 싸서 감추는"사랑의 상징으로 나오지만 끝내는 아내의 정부를 살해하고 그 시체를 감추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데에 있어서 결국 외투는 주인공 미켈레의 애증의 그림자로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시놉시스
단막 / 파리의 센 강변
음울하고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하는 듯한 음악이 연주되면 고요히 막이 열린다. 배에서는 인부들이 짐을 나르느라 분주하다. 화물선 선주 미켈레가 키 있는 곳에 앉아서 파이프를 입에 문 채, 멍하니 저녁하늘을 바라보며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다. 얼마 후 그의 젊은 아내 조르제타에게 사랑의 키스를 구하지만, 쌀쌀하게 거절당하고 좋지 않은 기분으로 선실로 들어간다.
조르제타는 일을 끝낸 인부 루이지, 타르파, 틴카에게 포도주를 따라 주면서 악사들이 연주하는 쓸쓸한 왈츠에 맞춰 그녀보다 나이가 훨씬 어린 루이지하고만 춤을 춘다. 25살의 젊은 그녀는 50세의 신랑 미켈레와 낳은 아기가 죽은 뒤 남편에게 냉정해졌고, 지금은 남편 몰래 루이지와 사랑을 나누고 있는 중이다. 모두가 배 안으로 들어가 돌아갈 준비를 할 때, 루이지와 둘만이 남자 그녀는 남편이 혹시나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있지나 않을까 하며 미켈레에게 정탐꾼을 보낸다.
이때 타르파의 아내 플루골라가 남편을 마중하러 나간다. 그녀는 버터 가게를 내고 있는 낙천적 성격의 여인이다. 인부들이 배에서 돌아오는데, 술에 취한 틴카가 “술만이 보잘 것 없는 생활에웃음을 만들어 준다”고 말하면 루이지도 “그야 물론이지, 생각한다는 것은 좋지 않은 현상이야”라는 아리아를 부른다. 틴카가 혼자 쓸쓸히 가버리자, 플루골라는 시골의 조그만 집에서 타르파와 고양이와 함께 여생을 보내는 것이 소원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조르제타와 루이지는 화려한 파리의 생활을 동경해서 이같이 헛된 생활을 하루 속히 버리고 싶다는 2중창을 노래한다.
타르파와 플루골라가 다정하게 가버린 뒤, 남은 두 사람은 사람의 눈을 피해가며 서로의 사랑을 나누는데 미켈레가 배에서 나와 그들을 별로 수상하게 보지도 않고 배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들은 오늘밤도 어젯밤처럼 성냥불을 신호로 하여 만나기로 약속하고, 루이지는 유부녀를 사랑하는 복잡한 마음을 격렬한 말로 노래한 뒤 퇴장한다.
잠시 후, 선실에서 램프를 들고 미켈레가 등장해서 아내에게 어째서 잠을 자지 않냐고 묻는다. 그리고 다시 두 사람이 사랑으로 결합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노래한다. 그러나 그녀는 냉정하게 거절하고 선실로 들어가고, 괴로움의 그림자를 씻어 버려야겠다는 아리아를 미켈레가 남아서 노래한다. 생각에 지친 미켈레가 무심코 성냥불을 켜서 담배에 불을 붙이자, 그 불을 신호로 오인한 루이지가 숨어 들어온다. 비로소 진상을 알게 된 미켈레는 루이지에게 강제로 외도에 대한 자백을 받고 목졸라 죽이고, 인기척에 놀라 달려온 조르제타가 오는 소리를 듣고 외투로 시체를 덮어 버린다.
소란스러운 소리에 밖으로 나온 조르제타는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눈치채고 아양을 떨며 "외투는 때로는 즐거움을, 때로는 괴로움을 감춰주죠."라고 말하자, 미켈레는 "때로는 벌을!"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미켈레는 조르제타의 얼굴을 외투 속으로 밀어 넣는다. 그 외투 속엔 사랑하는 루이지가 죽어 있다. 조르제타의 비명이 울리는 가운데 홀로 서 있는 미켈레, 서서히 막이 내려간다.
줄거리:
무대는 1910년의 파리. 센강의 어느 선착장이다.
미셸(Michele)은 센강을 오고가는 화물 운반선의 나이 많은 주인이고 죠르제타(Giorgetta)는 그의 젊은 아내이다. 전부터 함께 일해온 세명의 일꾼들이 배에서 짐을 부리고 있다. 그들 중의 한 사람인 20세의 루이지(Luigi)는 죠르제타와 은근히 그렇고 그런 사이이다. 다음날 아침, 미셸의 배는 다른 화물을 싣고 루앙 마을로 간다. 짐부리는 인부들은 자기들의 가난하고 한심한 생활을 한탄하며 언젠가는 이 생활에서 벗어나게 되기를 바란다. 루이지는 시골에 있는 조그마한 오두막집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죠르제타도 옛날 자기가 살던 파리 교외로 돌아가서 조용히 살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센강을 따라 루앙마을로 올라간 미셸의 배가 짐을 다 부려 놓자 루이지는 미셸에게 이제 배의 일꾼 생활을 그만두겠다고 하며 떠난다. 죠르제타와 루이지는 그날 밤에 은밀히 만나기로 약속한다. 죠르제타가 밤중에 배에서 성냥불을 키면 아무도 없다는 표시이므로 그 때 밀회하기로 약속을 한다. 한편, 남편 미셸은 요즘 들어서 자기에게 부쩍 냉랭한 아내 죠르제타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이리저리 시도를 해본다. 그러나 오래전 있었던 쓰라린 사건이 두 사람의 사이를 좀처럼 좁혀주지 못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아들이 있었다. 아들은 어려웠던 시절에 어린 나이로 죽었다. 추운 겨울, 이들 세 식구의 몸을 녹여줄수 있는 것은 미셸의 외투가 전부였다. 그날도 몹시 추웠다. 미셸은 춥다고 하며 자꾸 자기에게 파고드는 어린 아들을 외투로 감싸 주며 언젠가는 따듯하게 살게 될것이라고 말했던 생각을 한다. 아들은 며칠후 세상을 떠났다. 미셸은 어린 아들의 차가워진 몸을 외투에 감싸서 묘지로 메고 갔던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을 한 미셸은 아내에게 서로 고생이 되더라도 열심히 살자고 말하며 포옹하려고 한다. 하지만 죠르제타는 미셸의 손길을 뿌리친다. 미셸은 조르제타가 이미 자기로부터 멀어졌다는 생각에 마음이 괴롭다.
미셸은 죠르제타가 도대체 누구에게 마음을 주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하면서 무심코 담배에 불을 붙인다. 이 불빛을 보고 근처를 배회하며 기회만 보고 있었던 루이지가 죠르제타의 연락인줄 알고 배로 올라온다. 죠르제타의 이름을 부르며 배에 올라온 루이지를 보고 미셸은 모든 것을 알아차린다. 미셸은 루이지의 목을 조르며 아내와의 불륜을 자백하라고 다그친다. 루이지가 입을 다물고 있자 미셸은 흥분한 상태에서 루이지의 목을 더 세게 조른다. 루이지가 힘없이 고개를 떨군다. 미셸은 자기 외투로 루이지의 시체를 둘둘 말아 놓는다. 그 때 잠시 밖에 나갔던 죠르제타가 돌아온다. 미셸은 죠르제타에게 자기 외투를 들어 보이며 루이지의 시체를 보여준다. 막이 내린다.
줄거리
미셸(Michele)은 세느강을 오고가는 화물을 운반하는 바지선의 나이 많은 선주이고 죠르제타(Giorgetta)는 그의 젊은 아내이다. 미셀과 전부터 함께 일해 온 세명의 일꾼들이 배에서 짐을 부리고 있다. 그들 중의 한 사람인 루이지(Luigi)는 죠르제타와 내연의 관계이다.
막이 오르면 강을 표현하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센 강의 물결처럼 흐른다. 황혼 무렵에 인부들은 하역 작업을 하고 있고, 선장은 그들을 감독하면서 저녁 노을을 바라보고 있다. 조르제타는 인부들에게 차례로 와인을 준다. 뒤로 인부들의 합창이 들려온다. 미셸은 아내에게 "나에게는 무엇을 줄거냐?"며 키스를 요구하지만, 조르제타는 내켜하지 않는다. 미셸은 배 아래로 내려간다.
루이지가 등장하자 조르제타는 그에게 와인을 준다. 이어서 떠돌이 악사가 나타나서 손풍금으로 춤곡을 연주하는데 음정이 안 맞는듯한 반음계 음악이다. 탄카와 조르제타는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춘다. 이어서 조르제타는 루이지와 춤을 추는데 서로 껴안고 있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때 미셸이 올라오고, 둘은 떨어진다.
미셸에게 조르제타가 "우리 언제 떠나죠?"라고 묻는데, 두 사람의 대화 분위기가 침울하고, 무언가 의심과 불신의 분위기가 흐른다. 그때 멀리서 노래 세일즈맨이 칸초네 <미미의 이야기>를 노래하는데, 가사의 내용은 "사랑을 하는 자는 사랑으로 죽는다."이다. 이때 오케스트라가 라보엠의 선율을 연주한다.
탈파의 부인으로서 넝마줍는 일을 하는 푸르골라가 나타난다. 프루골라는 조르제타와 2중창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오늘 주운 것들 중 몇 가지 예쁜 것을 조르제타에게 권한다. 프루골라는 넝마주이의 사랑과 인생의 철학이 담긴 노래를 부른다. 탈파가 등장하여 술주정뱅이 탄카에게 술을 그만 마시라고 말한다. 탄카는 "술만이 우리의 괴로움을 잊게 해준다."라고 말한다.
탄카의 말에 루이지는 분통을 터뜨리면서 "그렇다. 생각을 안하는 편이 낫다."라면서 덧없이 지나가는 자신의 청춘을 자조적으로 한탄하는 아리아 <생각하지 않는 편이 낫다 Hai ben ragione>를 부른다. 하층 노동자로서 뼈빠지게 일하지만 가난하고 사랑을 하여 가구를 구성할 수도 없는 희망이 안 보이는 자신의 청춘을 비관하는 처절한 이 아리아는 가끔 독창회에서 테너가 부른다.
그러자 조르제타는 비록 가난했지만 이웃들과 다정하게 지냈던 어린 날의 파리 변두리 지역인 벨빌(Belleville) 생활을 추억하며 현재의 지긋지긋한 수상 떠돌이 생활을 한탄하는 노래를 부르자 루이지도 "나도 거기 벨빌 출신이오"라며 함께 자신들의 고향과 꿈꾸던 생활을 노래하는 2중창 <내 꿈은 완전히 달라요. 난 교외에서 태어났어요 E ben altro il mio sogno. Son nata nel sobborgo>를 부른다.
루이지가 2중창의 정열적인 클라이맥스에서 두 사람은 서로 마음이 통하는 교감을 느낀다. 이 장면 이전까지의 음악은 현대적인 불협화음이 주로 사용되었으나, 이 이중창에서 푸치니는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과 화음을 비로소 선보인다.
둘의 노래를 듣던 프루골라와 탈파도 "작은 집을 갖고 싶은 것이 우리의 꿈이야"라고 따로 2중창을 부르면서 집으로 간다. 시골과 파리의 변두리로 비록 지역은 다르지만 그들의 원하는 꿈은 같은 것이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는 가운데 루이지와 조르제타 두 사람만 남아있다. 그때 미셸이 등장하여 루이지에게 "아직도 가지 않았느냐?"고 의심스런 눈초리로 묻는다. 그러자 루이지는 "선장님을 기다렸소. 내일 배가 파리를 떠나면, 나를 루앙(Rouen)에 내려줄 수 있겠소?"라고 말한다. 미셸은 루앙엔 일자리도 없으니 그냥 같이 일하자고 말한 후에 다시 내려간다.
그러자 조르제타는 2중창 <왜 루앙에서 내리려고 하나요? Dimmi, perche gli chiesto>fmf 시작한다. 루이지는 당신이 선주의 아내인 것을 보는 것이 너무 괴로워서 떠나려고 한다고 말하고, 조르제타는 어쩔 수 없으니 밀회라도 나누자고 한다. 두 사람은 그날 밤에 은밀히 만나기로 약속한다. 죠르제타가 밤중에 배에서 성냥불을 키면 안전하다는 표시이므로 그 때 밀회하기로 한다.
조르제타가 남편에게 틴카는 술을 너무 많이 마시니 해고하라고 한다. 그러자 미셸은 "그는 바람 피우는 아래를 죽이지 않으려고 술을 마시는 거다"라고 말하는데, 분위기가 섬뜩하다. 남편 미셸은 요즘 들어서 자기에게 부쩍 냉랭한 아내 죠르제타의 마음을 돌려보려고 2중창 <왜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나?>를 시작한다.
그러나 오래전 있었던 쓰라린 사건이 두 사람의 사이를 좀처럼 좁혀주지 못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아들이 있었다. 아들은 어려웠던 시절에 어린 나이로 죽었다. 추운 겨울, 이들 세 식구의 몸을 녹여줄 수 있는 것은 미셸의 외투가 전부였다. 그날도 몹시 추웠다. 미셸은 춥다고 하며 자꾸 자기에게 파고드는 어린 아들을 외투로 감싸 주며 언젠가는 따듯하게 살게될 것이라고 말했던 생각을 한다. 아들은 며칠후 세상을 떠났다. 미셸은 어린 아들의 차가워진 몸을 외투에 감싸서 묘지로 메고 갔던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을 한 미셸은 아내에게 서로 고생이 되더라도 열심히 살자고 말하며 포옹하려고 한다.
하지만 죠르제타는 미셸의 손길을 뿌리치며 "이젠 당신도 늙었고, 나도 변했다"라고 답하고 선실로 내려간다. 미셸은 조르제타가 이미 자기로부터 멀어졌다는 생각에 마음이 괴롭다. 그때 강가에서 데이트하는 남녀의 달콤한 연가가 2중창으로 들려온다.
혼자 갑판에 남은 미셸은 모놀로그 <아무도 없고 소리도 없다 Nulla, silenzio>를 부르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는 조르제타가 잠자지 않는 것을 알고 의심하면서 "누구를 기다리는걸까? 어떤 놈이든 죽음 속으로 가라앉혀 주리라"라고 그동안 가슴에 담아두었던 분노를 한꺼번에 터트리며 처절하게 외친다.
독백을 마친 미셸은 무심코 담배에 불을 붙인다. 이 불빛을 보고 근처를 배회하며 기회만 보고 있었던 루이지가 죠르제타의 신호인줄 알고 배로 올라온다. 죠르제타의 이름을 부르며 배에 올라온 루이지를 보고 미셸은 모든 것을 알아차린다.
미셸은 루이지의 목을 조르며 아내와의 불륜을 자백하라고 다그치지만 루이지는 입을 다물고 단도를 꺼내든다. 미셸은 그의 칼을 빼앗아 들고, 흥분한 상태에서 루이지의 목을 조르며 "조르제타를 사랑한다고 자백해라. 말하면 살려준다"고 외친다. 루이지가 자백하자 미셸은 그 말을 자꾸 반복시킨다. 루이지는 고백을 반복다하가, 외마디 음성으로 "사랑 ...."을 되뇌면서 숨이 끊어진다.
미셸은 자기 외투로 루이지의 시체를 둘둘 말아 놓는다. 그 때 잠시 밖에 나갔던 죠르제타가 돌아온다. 미셸은 죠르제타에게 자기 외투를 들어 보이며 루이지의 시체를 보여준다. 조르제타의 비명이 밤하늘을 가르고, 오케스트라는 절규하는 불협화음을 강렬하게 연주하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
참고자료
3부작 중 첫번째 작품
외투는 푸치니의 마지막 완성 작품인 쟈니 스키키, 수녀 안젤리카와 함께 3부작(Il Trittico) 중 하나이다. Il Trittico는 가톨릭 교회의 제단 위에 놓는 세 폭짜리 병풍을 의미하는데 영어로는 the triptych이다. 푸치니는 파리의 그랑 기뇰에서 불어 연극 외투를 본 후 3부작을 작곡하기로 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외투를 첫 번째 작품으로 선택했다.
베리스모(사실주의) 3대 명작 중 한 작품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밝혀서 사실성을 높힌 외투는 암울하고 음침한 작품으로, 한 남자가 아내에 대한 질투로 살인을 하게 되는 짧은 몇 시간을 매우 빠른 진행으로 그리고 있는 전형적인 베리스모 오페라로서 푸치니의 유일한 베리스모 오페라이다.
바람난 부인의 연인을 죽이는 소재로 하층민의 애욕과 사랑과 질투를 날것 그대로 표현한 점, 빠른 진행, 1시간 정도의 짧은 압축적인 공연시간 등이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와 레온 카발로의 팔리아치와 매우 비슷하다. 이 비슷한 세 작품이 베리스모 3대 명작으로 평가된다.
외투
이 오페라의 상징적인 소품인 외투는 요즘의 오버코트와는 다르다. 영화 아마데우스에 나오는 것과 같은 맥시 기장의 긴 망또로서 폭이 두 사람을 능히 감싸안을 수 있을 정도로 넓다. 오페라 외투에서 외투는 두 사람의 사랑을 더욱 따뜻하게 해주고, 아기를 추위로부터 보호 해주고, 인생의 고통을 가려주고, 심지어는 시체도 숨겨주는 역할을 한다.
주인공들의 나이
푸치니는 이 작품 속 주요 배역들의 나이를 모두 명시함으로써 주인공들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미셸은 50세로서 25세의 조르제타보다 25세나 나이가 많다. 극 중에서는 언급이 없으나 관객들은 그녀의 성적 불만이 20세의 젊은 남자에게 빠져듦을 나이로서 암시하고 있다.
단테의 신곡 중 지옥편
3부작 중 첫 번째인 이 작품은 단테의 신곡 중 지옥편에 해당된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부인의 외도 때문에 괴로운 미셸, 뼈빠지게 일해도 가난하여 일가를 이루고 살 능력도 없으면서도 상사의 부인을 사랑하는 루이지, 아들을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자신을 건사해줄 능력도 없는 하층민 노동자인 젊은 연인에게 빠져드는 조르제타, 세 사람의 주인공 모두 지옥같은 삶을 살고 있으면서, 드디어 살인이라는 지옥에 떨어질 사건을 벌이는 결말 때문에 이 작품은 지옥편에 해당된다.
음악적 특징
음악은 상당히 근대적으로 얼핏 아리아의 구분이 없다. 즉, 리하르트 슈드라우스의 악극의 영향이 짙은데, 불협화음과 조성의 잦은 변화를 사용하면서 어두운 음악은 파국을 향해서 거침없이 치닫는다. 그러면서도 루이지와 조르제타의 이중창에서 푸치니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과 화음을 선보이기도 한다.
글 : 정준극 & 류정순
단테의 업적은 대단하다. 단테 이전까지만 해도 이탈리아에는 로마어(라틴어)와 여러 지방의 방언들이 뒤엉켜 있었다. 그때 단테가 고향 피렌체(Florence)의 방언을 토대로 <신곡(神曲·Divina Commedia)>을 씀으로써 이탈리아어가 비로소 정립됐다. <신곡>을 통해 피렌체 방언이 표준어로 거듭났고, 현재의 이탈리아어가 됐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단테의 <신곡>은 ‘지옥(L’Inferno), 연옥(Il purgatorio), 천국(il paradiso)’으로 나뉘어 쓰인 3편의 시집이다. 평소 존경하던 로마시대의 시인 비르질리오(virgilio, AD70)와 그가 평생 사랑했던 여인 베아트리체의 안내로 지옥과 연옥을 지나 천국에 도달하는 내용이다.
단테와 같은 토스카나 지방 출신의 작곡가 푸치니가 단테의 <신곡>을 놓칠 리 없었다. 푸치니는 단테의 <신곡>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로 3편의 단막극 오페라를 작곡했다. 그 작품이 바로 ‘일 트리티코(Il Trittico)’다. 지옥을 상징하는 첫 번째 작품 ‘외투(IL Tabarro)’는 아내의 불륜을 참지 못한 남편이 아내의 내연남을 살해한다는 내용이다.
화물운송선의 선장인 주인공 미켈레(Michele·바리톤)는 나이 차가 많은 젊은 부인 조르제타(Giorgetta·소프라노)가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에 가슴 아파한다. 이윽고 미켈레는 아내의 내연남이 누구인지 염탐하기 시작한다. 조르제타는 매일 밤 자신이 보내는 성냥불을 신호로 내연남인 젊은 짐꾼 루이지(Luigi·테너)와 밀회를 즐겼다. 그날 밤에도 루이지는 조르제타가 보내는 성냥불 신호를 보고 배 안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그 신호는 남편 미켈레가 파이프 담뱃불을 붙이기 위해 켠 성냥불이었다.
미켈레는 이런 사실도 모른 채 다가오는 루이지를 향해 달려들어 진실을 이야기하라고 협박한다. 완강하게 부인하던 루이지가 자신이 내연남이라 자백하자 곧이어 그를 살해한다. 미켈로는 밤바람이 불 때면 아내의 어깨에 둘러줬던 자신의 외투로 루이지의 시체를 덮는다. 그리고는 아내에게 루이지의 시체를 보여준다. 이를 본 조르제타의 비명소리가 하늘에 울리면서 오페라는 막을 내린다.
에밀 졸라 스타일의 이 이야기는 사회에서 가장 낮은 계급 사람들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하고 있다. 여명이 밝을 때부터 밤이 깊어질 무렵까지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다시 새벽이 시작될 무렵 끝이 난다. 이 극에서 외투는 단순히 바람을 막는 장치가 아니라 가족을 보호하고 단결시키는 동시에 비참한 범죄 현장을 감추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글 출처 : 김현정(수원대 음대 교수·강남오페라 단장)
푸치니 일 트리티코( Il Trittico) - 3부작 단막 오페라
푸치니는 1918년에 뉴욕에서 3부작으로 된 "Il Trittico"를 발표하였다. "Il Trittico" 는 원래 "세폭의 그림"이라는 뜻이다. 지옥편에 해당되는 '외투(Il tabarro)'는 하층 사회에 깔려 있는 인간의 애욕을, 연옥편에 해당하는 '수녀 안젤리카(Suor Augelica)'는 상류사회의 위선적인 규범에서 나온 여인의 고뇌를, 천국편에 해당하는 '쟌니 스키키(Gianni Schicchi)'는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를 통해 인간의 철저한 욕망을 그리고 있다.
세 작품의 공통적 주제는 삶의 고뇌와 죽음이다. 비극적이고 베리스모적 색채가 강한 외투(Il tabarro), 신비하고 종교적인 수녀 안젤리카(Suor Angelica), 그리고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가 넘치는 쟌니 스키키(Gianni Schicchi)를 발표했다. 접할수 있는 기회가 자주 없어서 우리에겐 생소한 오페라지만 '쟌니 스키키'와 '수녀 안젤리카'는 그속의 한 아리아가 오페라보다 더 유명하다.
푸치니의 <일 트리티코>는 진보와 실험의 결실이다. 푸치니가 완성한 최후 작품으로 양식에서 독특한 의미를 지닌다. 기존의 베리즈모는 단순한 소재로 다양성 상실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푸치니의 베리즈모는 강렬한 사실주의(긴장)와 코믹한 에피소드(이완)와 따뜻한 리리시즘(감동)을 지녔다. 이 3부작은 치밀한 드라마 구성과 정교한 음악 어법으로 내적 리얼리티의 극치를 보여준다.
‘일 트리티코 Il Trittico’는 ‘세 폭짜리 그림 또는 제단화(祭壇畵)’를 의미한다. 푸치니는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진 오페라를 하나로 묶었기 때문에 이런 제목을 붙였다. 즉 제1부인 <외투 Il Tabarro>는 베리즈모(verismo), 제2부인 <수녀 안젤리카 Suor Angelica>는 세리아(seria), 제3부인 <잔니 스키키 Gianni Schicchi>는 부파(buffa)의 특색이 있다. 이 삼부작의 아이디어는 단테의 <신곡 Divina Commedia>(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에서 얻었다. <외투>는 살인을 소재로 한 지옥편으로, 삼각관계의 치정살인을 사실주의의 관점에서 다루었다. <수녀 안젤리카>는 자살을 소재로 한 연옥편으로, 통공사상(通功思想)에 의한 중재구원을 사실주의와 종교신비극의 관점에서 다루었다. <잔니 스키키>는 자연사(自然死)를 소재로 한 천국편으로, 유산분배를 통한 현실구원을 사실주의와 해학풍자극의 관점에서 다루었다. 세 작품의 공통된 주제는 ‘인간의 욕망과 고뇌와 죽음’인데, 전체적으로 암흑(죽음)에서 광명(구원)으로 나아가는 행동관통선(行動貫通線)을 지니고 있다.
대본은 <외투>는 주세페 아다미, <수녀 안젤리카>와 <잔니 스키키>는 조바키노 포르차노가 썼다. 각 작품의 공연 시간이 약 1시간 이내인 만큼 줄거리와 음악 전개가 신속과 응축의 경향을 보인다. 3부작으로서의 초연은 1918년 12월 14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에서 이루어졌다. 유럽 초연은 1919년 1월 11일, 로마의 코스탄치 극장에서 이루어졌다. 두 초연 모두 <잔니 스키키>가 가장 호평을 받았다. 몇 년 후부터는 작곡가의 의도와 달리, 각각 단독으로 공연되기 시작했다.
1. Gianni Schicchi (쟌니 스키키)
단테의 'Divana Commedia(신곡)중의 Inferno 제30가' 를 원작으로한 희극이다. 피렌체의 대부호가 죽자 그의 친척들이 그가 교회에 기부한 전 재산을 나눠가지려고 그의 친구 쟌니 스키키를 변장시켜 새로운 유언장을 작성하게 한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죽은 대부호의 친척의 조카가 쟌니 스키키의 딸과 결혼하게 해주는 조건으로 아이디어를 준것이다. 사실 그들은 벼락부자가 된 쟌니 스키키를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또 그들 사이를 반대하는 쟌니 스키키 앞에서 결혼을 허락해 달라는 딸의 유명한 아리아 "O mio babbino caro(오! 사랑하는 나의아버지)"는 이런 배경의 내용을 담고있다.
결국 아버지는 결혼을 허락하고 대부호로 변장해 친척들과 미리 얘기한대로 재산을 나누어 준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세개의 큰 재산은 자기가 상속받도록 유언하고.. 같이 짰기때문에 아무말 못하는 친척들을 내쫒는다. 이 오페라의 마지막은 참 재미있다.
쟌니 스키키가 관객들 앞에 나아와 변명을 한다.
"관객 여러분! 그의 재산을 이보다 더 좋은 방법으로 처분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 일로 인해 저는 지옥에 보내졌답니다. 여러분께서 위대하신 단테 선생님께 부탁해서 저에게 정상을 좀 참작해달라고 말씀 좀 해주십시오!"라는 말을 끝으로 오페라는 막을 내린다.
잔니 스키키 Gianni Schicchi :
1299년 피렌체 부오소의 집. 부호 부오소가 죽자 친척들은 유산의 행방에 혈안이 되었다. 유산이 몽땅 수도원으로 간다는 유언장에 아연실색한 그들은 잔니 스키키(바리톤) 묘책에 의지하여 각자 유산을 얻게 된다. 그러나 유산의 노른자위는 스키키가 독차지한다. 유언장 위조에 대한 처벌이 두려워서 항변도 못하는 친척들은 약탈의 소동만 벌이고 물러난다. 앞의 두 작품보다 큰 사랑을 받았는데, 해학적인 성격이 짙고 음악적인 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리누치오의 아리아 <꽃피는 나무와 같은 피렌체 Firenze e come un albero fiorito> ▶라우레타의 아리아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 O mio babbino caro> 등의 주요곡은 피렌체의 밝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잘 나타낸다.
2. Suor Angelica (수녀 안젤리카)
이 오페라는 수녀원을 무대로한 여자들만 나오는 오페라다. 남자 목소리가 없기때문에 좀 지루한 느낌이 들지만 후반부의 안젤리카의 유명한 아리아를 시작으로 끝까지 혼자 이끌어 나가는 솔로 오페라같은 느낌을 준다.
앞부분은 수녀원의 모습이 별 사건없이 평화롭게 보여진다. 공작부인이 조카 안젤리카 수녀를 방문하면서 분위기는 반전이 된다. 재산을 관리하던 공작부인은 안젤리카 동생이 결혼하게 되어 전 재산을 동생에게 양도한다는 사인을 받으러 온것이다.
기쁨을 감추지 못한 그녀는 신랑이 누구인지 궁금해하지만 공작부인은 차갑게 그녀의 숨겨진 과거를 질책한다. 안젤리카는 수녀원에서 열심히 참회하고 있다고 말하고, 7년 전에 자신이 낳았지만 수녀원에 보내지는 바람에 곧바로 헤어진 사생아의 안부를 묻는다. 공작부인은 2년전에 전염병에 걸려 죽었다고 말하고 간다.
슬픔에 잠긴 안젤리카는 어머니의 품을 느껴보지 못한 채 죽은 불쌍한 아이를 생각하며 아리아 "Senza mamma, o bumbo"를 부른다. 그리고 스스로 독약을 만들어 자살하는데... 자살이라는 죄를 짓고서는 천국에서 아이와 재회하지 못할 것을 깨닫고서, 성모 마리아에게 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올리며 숨을 거둔다. 천사들의 찬양이 울리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
수녀 안젤리카 Suor Angelica :
1600년대 말 이탈리아의 수녀원. 수녀 안젤리카(소프라노)는 7년 만에 면회 온 공작부인(그녀의 이모, 알토)에게서 자기 아이가 2년 전 병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비탄에 빠져 독이 든 약초를 끓여 마신다. 자살의 죄책감에 사로 잡혀 성모께 자비를 구하는데, 이때 죽은 아이가 나타나는 기적이 일어나면서 안젤리카는 조용히 숨을 거둔다. 여성(女聲)만으로 정교한 표현과 독특한 감상에 도달한 명작이다. 작곡가의 의도(제2부작으로서의 중계 역할)를 잘 파악해야만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면회실의 2중창(공작부인, 안젤리카 수녀) <네 아버지인 구알띠에로 공작과… Il Principe Gualtiero vostro padre…> ▶안젤리카의 아리아 <아가야, 너는 엄마 없이 세상을 떠났구나! Senza mamma, bimbo, tu sei morto!> ▶최후의 아리아 <안녕, 사랑하는 자매님들, 안녕, 안녕! Addio, buone sorelle, addio, addio!> 등의 주요곡들은 서정 비극의 상승 기류가 매우 기민하다. 최후의 폭발은 가히 벨칸토 오페라의 매드신(mad scene)을 연상시킨다.
3. IL Tabarro (외투)
이 오페라는 세느강 위의 바지선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룬 오페라로 위의 두 오페라와 비교했을때, 유명한 아리아가 특별히 있는건 아니지만, 전반적인 아리아나 극적인 면에서 훨씬 보기 좋다고 생각된다.
바지선장(50세)은 젋고 아름다운 아내(25세)가 있다. 그는 지금 인부들에게 하역작업을 시키고 있다. 그 인부들중 젋은 청년이 있는데.....
선장의 아내와 눈이 맞아 몰래 만나곤 한다. 그 청년은 삶이 힘들고 희망이 없으니 상념에 잠기는 것보다 술로 괴로움을 잊는 것이 편하다고 말하며 어두웠던 청춘을 탄식한다. 그 와중에 그들의 사이는 점점 깊어진다. 언제부턴가 그녀가 변했다는걸 눈치 챈 선장은 아내에게 찬바람을 맞으며 선상에 함께 서 있을 때 외투를 감싸주며 사랑을 고백하던 때를 잊었냐고 묻지만 그녀는 냉담하다.
질투심에 불탄 그는 그녀와 바람이난 사람이 인부중의 한명임을 알고 그를 죽이고 만다. 아내가 오는 소리가 나자 그는 자신의 외투속 시체를 숨긴다. 아무것도 모르는채 그에게 아까의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하는 아내에게 '사람들은 때로는 행복을, 때로는 슬픔을 외투 속에 감추고 다닌다.'며 가까이 다가와 자신의 외투 안으로 들어오라고 말한다. 그는 시체를 보고 놀라는 아내의 머리를 외투속으로 들이미는 가운데 오페라가 끝난다.
외투 Il Tabarro :
1910년대 9월의 파리 센 강변 선착장. 거룻배(화물선) 선장(50세) 미켈레(바리톤)는 아내(25세) 조르제타(소프라노)와 하역 인부(20세) 루이지(테너)의 불륜 현장을 덮쳐 아내의 정부를 살해하고 ‘때로는 즐거움을, 때로는 괴로움을 감싸주던’ 사랑의 상징인 ‘외투’로 시체를 감춘다. 하층민의 애환을 담은 이야기 속에 인물의 심리를 날카롭게 묘사함으로써 애증 드라마의 걸작이 되었다. ‘강’, ‘사랑’, ‘미켈레’(또는 외투) 등의 특징적인 모티브를 오스티나토풍으로 사용함으로써 암시와 긴장을 유도한다. ▶루이지의 아리아 <당신 말이 정말 옳아 Hai ben ragione> ▶사랑의 2중창(조르제타, 루이지) <말해 봐요. 왜 미켈레에게 루엔에서 내려달라고 부탁했죠? Dimmi, perchè gli hai chiesto di sbarcarti a Rouen?> ▶애증의 2중창(조르제타, 미켈레) <행복하기가 너무 어렵군! Come è difficile esser felici!>▶미켈레의 모놀로그 <아무 일도 없군! 조용해! Nulla! Silenzio!> 등의 주요곡들은 베리즈모의 색채가 짙은 노래들이다.
트리티코, 3면의 제단화‘
트리티코(trittico)’는 3면으로 된 제단화를 일컫는 말이다. 출판사 리코르디는 ‘트리오’를 의미하는 ‘트리아데(triade)’라는 이름을 제안했지만, 많은 토론 끝에 3폭 제단화를 의미하는 ‘트리티코’가 낙점됐다. <일 트리티코>는 푸치니가 오랫동안 오페라화하길 원했던 단테의 <신곡>과 그 안의 세 가지 배경(지옥, 연옥 그리고 천국)을 <외투>, <수녀 안젤리카>, <쟌니 스키키>의 단막 오페라로 만든 것이다. 푸치니 시대의 음악 평론가 윌리암 제임스 헨더슨(1855-1937)은 이 작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바 있다.
“세 개의 오페라는 마치 교향곡의 악장과 같다.
첫 번째(외투)는 열정적이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알레그로,
두 번째(수녀 안젤리카)는 창백하고 우울한 안단테,
세 번째(쟌니 스키키)는 피날레의 불꽃놀이이다.”
푸치니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3개의 단막 오페라를 하루 저녁에 선보인다는 아이디어는 1912년 그가 <서부의 아가씨> 리허설을 위해 파리에 있을 때에 태동하여 많은 시도를 거친 후, 1918년 4월 20일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실현됐다. 이전부터 작곡가는 분명한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 첫 번째는 파리 노동계급의 욕망과 절망을 그린 현실주의 스토리, 두 번째는 센티멘털한 작품,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무조건 코미디일 것.
<외투>의 지독한 사실주의, <수녀 안젤리카>의 기다림과 구원
외투를 뜻하는 ‘타바로(Tabarro)’는 음습한 유럽의 겨울을 든든히 견딜 수 있게 해 줄 만큼 큰 남자용 외투를 의미한다. 연출가 우베 에릭 라우펜베르크(1960~ )는 외투를 자신의 아이, 부인을 세상으로부터 지키고 싶은 미켈레의 심정을 투영한 도구로 해석했다. 하지만 아이가 죽은 후, 절망적이고 우울한 현 상황을 벗어나고픈 죠르젯타는 루이지와 외도를 하며 사랑의 도피를 꿈꾼다. 미켈레는 죠르젯타에게 친밀감과 부드러움을 원하지만, 자신의 외투로 지켜줄 대상을 또다시 상실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질투심에 사로잡혀 루이지를 살해한 후, 외투로 덮어 시신을 은폐한 미켈레는 죠르젯타마저 교살한다. 한 때 누군가를 지켜줬던 그의 외투는 이제 잔혹한 행위를 덮는 도구일 뿐이다. 어둡고 우울한 파리 항구를 표현한 기스베르트 예켈(1954~ )의 무대는 관객의 몰입도를 더욱 높였다.
파리 노동계층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외투>에 이어 <수녀 안젤리카>가 보여주는 세계는 17세기 말의 순백의 수녀원이다. 이 작품에서 연출가 라우펜베르크는 ‘기다림’에 주목했다. 연옥은 천국으로 가기 전에 구원이 도달하기를 ‘기다리는’ 곳이다. 속세와 떨어진 채, 나름 활기차게 돌아가는 수도원은 실상 아무도 찾지 않아 외부의 소식이든, 혹은 천국의 구원이든지 간에 간절한 기다림이 응어리진 공간이다. 그곳에 공작부인이 등장하면서 안젤리카의 과거가 드러난다. 모든 희망이 꺾이고, 그 고된 기다림이 더 이상 소용없음을 안젤리카는 자각한다. 절망한 그녀는 성모 마리아에게 “나를 구해주세요!”라고 절규하며 독약을 마신다.
성모 마리아가 등장해 안젤리카를 구원하는 기존의 설정 대신 연출가는 구원에 대해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라우펜베르크는 오페라의 결말을 오랜 번민에서 해탈한 안젤리카가 베르니니의 성 테레사 조각처럼 황홀경에 빠진 표정을 지으며 무대 아래 계단, 즉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설정했다. 초연 당시에도 기독교적인 구원에 관한 파격적인 설정으로 교계의 심한 반발을 샀던 이 오페라는 여전히 구원이라는 주제에 대해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준다.
<쟌니 스키키>, 천국과 지옥의 경계
천국을 모티브로 한 <쟌니 스키키>는 13세기 피렌체를 배경으로 하지만 라우펜베르크는 현대로 구체화했다. 마치 천국과도 같이 창 밖으로는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고, 거대한 방 안에는 아름다운 미술품이 가득하다. 물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충만해 보이는 이상적인 공간이다. 이미 충분히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이는 부오조 도나티의 친척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무언가에 결핍되어 있다. 부오조의 죽음을 슬퍼하는 듯하지만 모두들 망자의 재산이 자신에게 얼마나 떨어질지에 집착하고 있다.
모든 유산을 수도원에 기증하기로 했다는 고인의 유언장이 발견된다. 이에 실망하고 분노한 유족들은 교활하기로 소문난 쟌니 스키키를 데려와서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한다. 천국에서 선한 이가 선행을 계획해도 탐욕의 영혼은 악마와 결탁하게 된다. 결국 그 대가는 단테의 <신곡>에서 탐욕을 부린 자들이 형벌을 받는 8번째 지옥과 같이, 살아있으나 지옥 같은 현실에 마주하게 되는 코미디가 되어버린다.
푸치니는 세 가지 코스의 풍성한 저녁 만찬을 준비했지만 아쉽게도 <일 트리티코>는 완전한 작품으로 공연에 올려지는 일이 흔치 않다. <쟌니 스키키>와 나머지 한 작품을 묶거나, 아니면 각각의 단일 작품으로 올려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글 출처: 필유린의 클래식 음악 , 음악? 더 깊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