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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가 제 6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전반기 왕중왕전 결승에서 마산 용마고를 11-3으로 꺾고 29년 만에 전국 대회 정상에 올랐습니다.
1946년 창단했다 1965년 해체이후 다시 1974년 야구부가 재창단 된 이후 서울고는 메이저대회(청룡기1회, 대통령배,봉황대기 각각2회)에서 총 5번의 우승을 차지한 바 있지만 이 황금사자기 대회는 1978년 신일고에게 6-0으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문 이래 역대 두 번째 결승에 올라 얻은 귀한 우승이었습니다.
![]() 우승 확정 직후 그라운드로 달려나온 서울고 선수들 |
두 팀은 이미 주말리그에서 어느 탄탄한 전력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서울고는 5승으로 서울권 A조 1위, 용마고 역시 4승으로 남부권 우승을 차지한 바 있습니다.
부푼 꿈을 안고 황금사자기에 나선 서울고는 세광고(7-6), 선린인터넷고(6-2), 신일고(6-3)를 차례로 꺾고 4강에 진출 우승후보 북일고도 9-4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용마고도 첫 상대 광주동성고와 연장 승부치기 가는 접전 끝에 6-5 한 점차로 뿌리친 이후 야탑고(11-3 7회 콜드게임) 동산고(6-2)를 연거푸 물리치고 준결승에서 유신고를 5-4 한 점 차로 따돌리고 결승 무대를 밟았습니다.
초반기선 싸움에서 버틴 서울고
싹쓸이 3루타, 상대 마운드 뒤흔들어
양 팀은 예상대로 에이스를 선발로 출격시켰습니다. 해외 진출 의지를 품고 있는 최원태(서울고3.우완) 그리고 용마고는 지난 3월 30일 울산공고전 노히트노런 기록을 세우며 kt 우선지명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민우(용마고3.우완).
두 투수는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 탓이었을까요? 1회부터 흔들렸습니다.
선공에 나선 용마고는 첫 타자 장성수(3학년.유격수)가 내야수 실책으로 걸어 나간 뒤 2루까지 진루, 전날 승리를 굳히는 솔로포를 쏘아 올린 안상현(2학년.1루수)도 볼넷으로 걸어나가 더블스틸에 성공, 1사 2,3루를 만들었습니다.
최원태는 다음 타자 김준연(3학년.3루수)을 스윙으로 잡았으나 볼이 뒤로 빠져 그 사이에 3루 주자가 홈을 밟았습니다. 안타 없이 선취점을 내준 것입니다.
![]() 이전과 달리 힘겨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던 용마고 김민우투수 |
![]() 3루 덕아웃의 서울고 선수들 |
마치 평일 프로야구 경기 현장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관중석은 다윗과 골리앗?
그래도 용마고 응원단 기죽지 않아
5월 21일 오후 1시. 잠실구장. 경기가 시작 전부터 관중석은 들썩거렸습니다.
3루에 자릴 잡기 시작하던 서울고 재학생들이 질서정연하게 내야석을 채웠고 동문들과 선수 가족도 응원의 함성에 동참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결승에 올라가면 만 명의 관중은 동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익명의 서울고 동문 관계자의 호언장담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5000여명 내외는 족히 넘는 듯 보였습니다.
![]() 패색이 짙은 9회에도 용마고의 응원은 계속 |
두 팀 사령탑의 첫 우승에 대한 동상이몽
선발 고민, 결론은 에이스
“이렇게 큰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라 저도 떨립니다. 우리 선수들 정말 잘해줬어요. 어제까지만 해도 결승까지만 밟아 보자 싶었는데 막상 이렇게 오니 욕심이 생기네요. 어제도 여기서 게임을 해봤고 또 상승세를 타고 있어 이런 분위기에 기죽진 않을 겁니다.”
경기 전 김성훈(마산용마고)감독은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머금었습니다. 분명‘이기거나 지거나 둘 중 하나인데 까짓 것’ 이라는 자신감이 서려 있었습니다.
![]() 2011년 부임 이후 4년째 용마고를 이끌고 있는 김성훈 감독 |
게임 전 김병효(서울고)감독은 조심스러웠습니다.
“이 자리까지 오게 해 준 우리 선수들에게 고마워요. 오늘 결승전이라고 동문들도 단체로 와주시고 했는데 좋은 결과 내서 웃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런데 야구란 거 알 수 없잖아요. 더군다나 학생야구는(웃음) 혹여 실망스러운 모습 보여드리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 우승 직후 김병효 감독은 '누구보다 고생 많이한 코치'라며 김종명 수석코치의 어깨를 감쌌다.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선발 나란히 조기강판
최원태-김민우는 나란히 권역권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고 동시에 신생구단 kt의 우선지명후보에도 올라있는 상황.
이보다 더 좋은 볼거리가 또 있었을까요? 그런데 최원태는 3이닝 동안 15명의 타자를 상대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물러났고 김민우 역시 3이닝 16타자 상대 4피안타 3볼넷 2탈사민 5실점(5자책)에 그쳤습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연일 피 말리는 승부 끝에 마지막 게임에 나선 만큼 제 기량을 펼치기엔 버거웠겠죠.
특히 김민우 같은 경우는 14일 동성고전 130개의 볼을 던지고 뒤 나흘 뒤 야탑고전에서 3.2이닝(43개)를 시작으로 동산고전 8이닝(109개), 그리고 전날 우신고전 4.1이닝(59개)를 던지는 등 사흘 연속 등판, 이전의 묵직한 속구의 힘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었습니다.
토너먼트로 치러지는 학생야구에서 늘 그렇듯 화려한 에이스의 최고의 피칭은 보기 힘든 결승전이었습니다.
결국 승부는 그 뒤를 받치는 전력에서 판가름이 났습니다.
경기 중 묘한 기류가 감돌던 서울고 덕아웃 (앞쪽부터 남경호-박윤철-최원태)
결승전 뛰지 않은 선수가 MVP?
예상 밖의 낙승이 등판을 가로막다
서울고는 구원에 나선 박윤철 뒤엔 ‘믿을맨’ 남경호(3학년.우완)이 버티고 있습니다.
남경호는 이번 대회 3경기에 투입되어 3승을 챙긴 서울고의 실질적인 에이스. 총 12.2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을 단 2개만 내줄 정도로 제구에 있어선 가장 안정된 투수였습니다.
방어율 2.08 최원태(3.21) 보다도 낮았습니다.
![]() 제68회 황금사자기 MVP 남경호 투수 |
경기종료 순간 최우수선수 선정을 어떻게 했을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결국 결승까지 올라올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한 남경호에게 영광이 돌아갔습니다.
“원래 (박)윤철이 다음으로 던지기로 되어 있었는데 내보내주시지 않으셔서 살짝 서운했죠. 그래도 이기고 있어 좋았어요. 그런데 시상식에서 제 이름이 불려 깜짝 놀랐어요. 볼 한 개도 안 던졌는데 상을 받으려니 좀 쑥스러웠죠.”
남경호는 같은 우완 오버스로 최원태. 박윤철과 보이지 않는 라이벌 의식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서로 자극도 주고 받으며 동기부여가 된다고 밝혔습니다.
우승 세레모니를 거하게 한 뒤 홀로 덕아웃 남아 잠시 감회에 빠져 있던 김병효 감독에게 물었습니다. 투수 교체를 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해서였죠.
"계획하고 있었죠. 점수 차도 제법 났고 그런데 만에 하나 흐름이 바뀔 수 도 있지 않을까 싶어 그대로 갔어요. 끝나기 전까지 알 수 없잖아요.“
세 명의 투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늘 고민이라는 김병효 감독. 지도자로서 이보다 더 행복한 비명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 박윤철 투수 |
MVP 남경호 투수와 김태호 포수
준우승도 대단, 50년 만에 결승진출 용마고
통한의 눈물을 뒤로 한 채 다시 시작을 외치다
피곤이 한꺼번에 몰려왔기 때문일까요? 준우승이 확정 되던 순간 용마고 덕아웃은 덤덤했습니다. ‘이길 수 있다. 우승할 수 있다’ 자신감에 차 있던 3시간 전 눈빛은 사라졌습니다. 긴장감이 한순간에 무너진 듯 보였습니다.
상대 수비수와 부딪쳐 부상을 당한 김재욱은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고 몇 몇 선수들은 흐르는 눈물을 애써 감추려 했습니다.
“아쉽네요.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닌데 선수들이 힘들었나 봅니다. 안쓰럽네요. 4회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생각 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 용마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다음 대회에선 꼭 우승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김성훈 감독의 눈가엔 눈물이 촉촉하게 배어 있었습니다.
![]() 마산용마고 김민우 투수 |
팔꿈치 수술로 인해 유급을 한 탓에 김민우는 동기들 보다 한 살 많습니다. 주장까지 맡았습니다. 투타를 병행하며 쉴 틈 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면서도 그는 힘든 내색 하지 않고 오히려 선수들을 다독이고 이끌었습니다.
![]() 경기 종료 5분 전, 이 순간도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졌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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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후배들 참 잘 싸웠어여
모교의 발전과 동기생들의 친목도모에 늘~헌신하시는 주영도님께 감사드립니다.
못골님!늘 잊지 않고 그리워하고 있소! 건강하게 잘 지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