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4학년 때인가 가을소풍을 옛 성터로 갔었다. 그 때는 성의 이름도 모르고 다만 성터라고 했었는데 현재의 질현성이다. 울창한 산림을 이루고 있는 현재 환경에 비하면 그 당시는 작은 나무 몇 그루만이 무너져있는 이끼 낀 성의 돌무더기를 지키고 있었다. 보물찾기도 하고 모여 노래도 부르고 돌아올 때 아이들 손에 들려져온 것은 성터 주변에서 주은 고운 태토를 가진 와편 들이었다. 잘게 갈은 기와가루는 놋그릇을 닦는다거나, 배가 아플 때 그 가루를 먹는다는 속설을 믿으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그때 그 와편 하나가 현재 나의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의 결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 누구도 옛성터에 대한 설명을 한마디도 해주지 않았지만, 집에 가져온 와편하나에 대한 나의 의구심은 옛성터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발전하였다. 초등학교 때 갔었던 소풍이 나에게는 첫 번째 문화유산답사였던 샘이다. 이렇듯 문화유산답사의 처음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생생한 느낌과 관심이다. 그 관심이 호기심으로 변할 때 답사는 더욱 적극성을 뛰게 될 것이다. 문화유산답사는 역사의 현장을 찾아가서 삶의 흔적을 더듬고 역사를 되새김으로써 그 지역의 자연, 역사, 문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그 지역에 대한 애향심을 고취하며, 나아가 자신을 돌이켜 보는 기회를 만드는 일이다.
대개 역사나 문화를 대할 때에 과거 자체에 대한 관심에서 머무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과거에서 머물러서는 안 되며, 나의 입장에서 과거를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하고 이해하는 노력이 있을 때 역사문화유산들은 훨씬 생동감 있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문화유산의 답사가 한낱 회귀적 취미 활동에 머물지 않고 삶과 꿈을 위한 청량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Ⅱ. 문화유산답사의 첫걸음
답사를 처음 시작할 때는 가까운 내 고장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다행히 주변에 호기심을 충족시킬만한 규모 있는 문화유산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크고 화려함을 찾기보다는 주변의 작은 것들부터 살피고 그 향기를 간직하면서 점차 범위를 넓혀 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답사를 시작하는데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지역의 문화유산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어야 한다. 16년 전 경주 남산의 양지마을에 살고 계신 지금은 고인이 되신 고청 윤경렬 선생님을 찾아 뵌 적이 있었다. 늦은 여름 뜰 앞 감나무에 덜 익은 감들이 뚝뚝 떨어지는 풍경의 한옥서재에서 지그시 눈을 감으시고 성덕대왕신종에 새겨진 문구를 노래처럼 들려주시던 선생님, 금오산(남산)을 찾는 방법을 여쭙자 직접 16절지 갱지에 남산 골짜기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유적들을 하나하나 생생하게 그려 주시던 그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남산의 풀 한포기 돌멩이 하나 까지도 꿰뚫고 있던 선생님의 경주 사랑, 아니 우리 것에 대한 사랑을 나는 문화유적답사를 하면서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다. 우리 지역의 조그마한 역사 유적에 대한 애정이 결국은 우리 국토 전체에 대한 나라 사랑으로 이어진다 하겠다.
어느 정도 답사에 익숙해지면 주제가 있는 답사도 필요하다. 집중적으로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공부하고 감상하게 되어 깊이 있는 답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가 되면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답사자료를 제작하여 동호인 모임을 구성하고 세미나 등을 통하여 다양한 생각들을 접하면서 폭을 넓혀가야 한다.
답사는 혼자 떠나는 것도 상당히 매력이 있지만, 여럿이 함께 가는 것도 좋다. 특히 다양한 전문 분야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경우가 효과적인데, 이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주는 협력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며, 스스로 답사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1. 답사를 시작하기 전에
(1) 답사지 선정: 답사지역, 또는 답사주제와 코스를 결정한다.
답사지 선정 시 자기 취향에 맞는 답사지를 선정하게 된다. 하지만 가끔은 시기와 때를 맞추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3월하면 독립운동이 생각나고 그렇게 되면 독립기념관에 간다거나 그와 관련된 문화유적지를 답사하게 되면 그와 관련되어 설명이 가능하며 좀 더 기억에 남는 문화유산답사가 될 것이다.
(2) 답사자료 준비
주제에 해당하는 문화유산에 대한 답사자료를 준비한다. 이 경우 문화재청 홈페이지나 시. 군. 구청 홈페이지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3) 사전답사
사전답사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만일 자기취향에 맞는 답사지를 선택한 것이라면 대개 그곳을 가보았거나 어느 정도 알고 있기 때문에 선정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한번 가본 것과 사람들을 인솔하고 가는 경우는 많은 부분이 틀리기 마련이다. 요즈음은 개발로 인하여 하루가 다르게 주변 환경이 바뀌기 때문에 사전답사는 필수이다. 어디서 어떻게 설명을 할 것인지에 대한 장소 선정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만약 2박3일과 같은 하루일정이 아닌 며칠 동안의 답사코스일 경우에는 숙박이라든가 식당부분에 대하여도 매우 철저히 알아보고 예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4) 답사일정 수립
일정의 수립 또한 매우 중요하다. 같은 문화유산이라도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다르게 보이며 적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의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사진이나 비디오의 촬영이 필요할 경우는 더욱 일정의 영향을 받는다.
(5) 답사방법의 결정
답사조건과 환경을 고려하여 답사차량, 개인적 역할 등의 답사 방법을 선택하여야 한다. 준비물로는 녹음기, 나침반, 줄자, 사진기, 캠코더, 지도 등을 갖추면 더욱 좋다.
2. 답사지에서
(1) 문화 유산이 있게 되는 지리적 요인을 주목해야 한다.
대전 동구에 위치한 우암사적 공원의 남간정사와 장판각의 목판 등이 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지리적 고찰이 있어야 한다. 남간정사의 뒷산인 꽃산과 그 앞의 계곡 그리고 당시 대전과 옥천 보은 회인을 있는 중요한 길목인 질티고개와 회덕 송촌의 비래암, 소제동의 송자고택 등 이들의 연관성과 지리적 배경을 고려한다면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이다.
(2) 문화유산에 대한 경외심을 갖도록 한다.
과거에 찾지도 않던 문화유산들이 이제 문화유산답사가 보편화되고 대중화 되면서 아무 준비도 없는 방문객들에게 그대로 노출되어 그동안 간직했던 많은 부분들이 파괴되고 주변 환경들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사실 답사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문화유산의 보존 및 보호이다. 문화재를 친근하게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외심을 갖고 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아울러 답사와 함께 주변을 깨끗이 하는 것도 필요하다.
(3) 문화유산의 한 부분만 부각하지 말고 전체의 틀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화유적은 유형과 성격에 따라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각각의 특성과 흐름이 있다. 옛사람들은 사물과 그 사물의 이름과 의미가 서로 어울리도록 하였다. 그래서 이름을 풀이하고 이해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며, 또한 사물 하나하나를 따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속에서 다른 사물과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4) 문화유산 앞에서는 자료를 먼저 함께 읽거나 발표한 뒤 살펴보는 것이 좋다.
문화유산을 대할 때 충분한 시간을 갖고 관찰해야 한다. 극히 드문 예이지만, 간혹 문화재청과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의 자료도 잘못되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답사기록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답사기록은 시간, 날씨 등과 함께 자신만의 느낌을 메모하였다가 답사 후 곧바로 정리해두면 답사기나 감상문 등을 작성 할 때 매우 효과적이며 다음 답사를 계획할 때 도움이 되기도 한다.
(5) 학생들과 답사 시
학생들에게 필기구를 꼭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 학생들에게 소속감을 심어주기 위하여 명찰과 조 깃발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 그리고 반드시 학생들이 인솔하는 선생님 앞으로 나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앞에 선생님 한분이 계신다면 뒤에도 반드시 인솔하는 선생님 한분이 계셔야 한다. 앞에 있는 선생님은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절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언제 어떻게 돌발 상황이 일어날지 모른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고에 미리미리 대비하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문화유산답사 시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오는 경우는 아주 적다. 그런 아이들은 쉽게 지루해하고 듣고 싶어 하지도 않기 때문에 그런 아이들을 흥미롭게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설명을 하면 어디까지 설명을 하고 끝내야 하는가? 연령별로 그들의 지식과 기호에 따라 전문적으로 달라져야 하며 역사에 대하여 지루하게 설명하지 않고 다른 내용에서 발췌를 하여 아이들이 모르고 있던 것들을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은 많은 공부를 하여야 한다. 또한 아이들의 황당하고 당황스러운 질문에 재치 있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아이들에게 답사의 주제를 확실하게 알려주어야 하며 지루하게 장황한 설명을 하는 것보다는 옛날이야기를 섞어서 한다던지 퀴즈를 내어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답사를 할 유적들이 많을 경우에는 아이들을 조 편성 하여서 각 조들이 몇 군데씩 답사를 하고 끝난 다음 자신들이 답사한 곳의 자료를 서로 교환하는 것도 좋다. 잔디밭에서 굴려도 보고 휴식시간 등을 이용하여 아이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활동을 진행한다면 아이들이 더욱 즐거워하고 기억에 남게 될 것이다.
(6) 외우고 또 외우기
답사는 공부이고 공부라는 말 속에 외우는 것 즉 암기는 기본으로 들어있다. 암기하는 것은 물론 쉽지 않다. 특히 나이를 먹어갈수록 이해력은 발전하지만 암기력은 뒤처진다. 간혹 답사를 하면서 설명을 해주면 "아하"하며 곧바로 이해를 한다. 그러나 5분 뒤에 그 자리에서 "이건 뭐였죠?"라고 물어보면 대다수가 제대로 답을 못한다. 바로 이해는 했지만 애써 암기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의 공부 방식을 보면 암기를 먼저 시켰다. 외우고 또 외운 뒤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다. 외우고 난 뒤라면 의미를 알아가고 이해할수록 훨씬 재미있어 진다. 그러나 이해를 먼저하고 나면 스스로 이해를 했다는 마음가짐 때문에 암기는 거의 되지 않는다. 외우고 나서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자신을 바라볼 때 실망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한 번 외우고 잊어버리고 두 번 외우고 잊어버리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서 외우는 것이다. 또한 당장 외우지 못하더라도 자신에게 필요한 책이나 자료는 언제나 볼 수 있도록 손이 닿는 곳에 두는 자세도 필요하다.
(7) 다양한 의미의 이해
바르고 가치 있는 답사가 되려면 답사지의 성격, 역사, 주민의 삶의 내용, 즉 자연지리, 역사지리, 인문지리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답사지가 정해지면 지도 및 관련 서적 등을 통해 답사지의 역사적 의의를 이해하고, 관련된 설화, 전설, 인물 등에 대한 답사 자료집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하나의 지식이 한 가지에만 적용되면 발전이 없다. 하나의 지식이 다른 지식과 관련을 맺고 새로운 지식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공부를 하면서 얻었던 지식들이 처음에는 따로따로 머릿속에 들어 있다가 어느 순간 그 동안 쌓였던 지식들이 얽히고설키면서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주는 내용들이 서로 얽히고설킬 때 답사는 더욱 재미있어진다.
(8) 많은 대상을 두루 알아야 한다.
답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이나 전공에 따라 하나의 대상을 소재로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분들이 많다. 건물, 탑, 부도, 불상, 불화 등 하나의 주제를 심도있게 연구하거나 아니면 고택, 서원, 폐사지, 궁궐 등을 주제로 삼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렇게 공부를 시작함이 당연하다. 이제는 이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느껴보면서 의심도 하고 스스로 무릎을 치면서 "이것이었구나!"라며 감탄할 수도 있다. 공부하고 잊어버리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점차 내 것으로 만들며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공부해야한다는 자세를 지켜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다양한 사물과 주제에 관한 풍부한 지식이 바탕이 될 때 답사가 훨씬 재미있고 흥미롭게 된다.
(9) 객관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
다양한 사물과 주제에 대한 풍부한 지식은 그냥 얻게 되는 것이 아니고 공부하고 바라보고 의심하는 가운데 새로이 공부를 해야 그 내용이 생긴다. 의심이 없으면 참된 공부도 없다. 책이나 자료를 보고 공부한 내용이 실제답사에서 보니 다른 것 같은데 감히 내 실력으로 책이나 자료가 틀린 것 같다고 말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무작정 책이나 자료를 믿지 말고 무조건 내 느낌이 옳다고 주장하지도 말아야 한다. 의심의 눈길로 다시 쳐다보고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자료와 증거를 수집하는 공부를 하여야 한다. 답사공부에서 객관성 확보 방법은 해석학적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답사의 대상은 특정한 시대에 만들어져 있으니 그 시대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15C문화재를 21C시각이 아니라 15C 시대상황을 최대한 고려하여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또한 현상학이란 학문의 판단중지(Epoche)개념을 인용하여 우리가 지금의 자료와 증거로 참과 거짓판단이 어려울 때 판단을 중지해야한다. 문화재에 대한 자신의 지식이 얕고 부족한 부분이 무언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판단을 중지하고 좀 더 확실한 답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것이 객관적 입장을 확보하는 길이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것은 위선이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는 것이 옳다. 독일의 종교학자 막스 뮐러는 “하나만 아는 것은 하나도 모르는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가 아는 것 하나가 전부인양 하는 것은 사실 하나도 모른다는 것이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10) 문화유산을 답사하는 자리에서 서로의 느낌을 교환하는 토론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미처 보지 못했거나 느낌이 없었던 경우에도 서로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문적인 역량이나 성향에 따라 다른 생각과 느낌을 가질 수 있어 하나의 문화유산을 보더라도 보다 포괄적이며 다양한 견해를 수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11) 상상으로 과거를 새롭게 해석하라.
답사대상 문화재는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다. 단편적인 내용 기록보다는 객관성을 얻기 위해 신화, 전설을 제외하고 문화재에 담긴 모든 내용을 종합하여 스스로 상상하고 과거를 재창조하는 시도를 해야 한다. 답사공부의 마지막은 상상이며, 그 상상의 객관화를 위해 또다시 공부해야 한다.
(12) 개인행동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특히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 인솔자의 지시를 철저히 따르는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만일의 경우 개인행동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전체답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13) 그 외 답사의 구체적 방법들
● 답사를 할 때 미리 교재를 만들어 교재를 통하여 아이들과 풀어가는 방식도 좋다.
● 어린이나 아이들은 15분 정도가 되면 지루해 한다. 그래서 지도자들은 눈치가 빨라야 한다.
● 1명의 해설자에게 가장 적합한 인원은 20명 내외(버스 1대당)이다. 마이크 없이 10-15명 선이 적당하다.
● 가족을 대상으로 답사할 경우는 부모 위주의 안내를 하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부모에게 끌려온 경우가 많고 부모들은 관심을 갖고 온 것이기 때문에 부모들을 위주로 안내를 하는 것이 덜 힘들다. 이런 경우는 부모들을 잘 안내하고 나중에 부모들이 아이들을 안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1달 전 답사코스가 정해지면 공부를 많이 한다. 중요한 것은 몇 가지만 재미있게 의미를 부여하여 설명을 하여야 한다. 처음에는 어떠한 것을 설명해 주어야 할지 몰라서 안내판에 나온 설명을 다 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지루해지게 된다.
● 이야기를 해 줄때는 장황하게 늘어놓지 말고 딱딱 끊어서 이야기를 한다. 그래야 귀에 잘 들어오게 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듣는 사람이 이해 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지루해지면 같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
● 아마추어는 공부를 많이 하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메모지에 어떠어떠한 것을 어떤 방법으로 설명할지 적어놓고 연습하고 나중에 무엇을 빼놓은 것이 없나 검토하는 것도 중요하다.
● 요즈음 이름난 문화유적지에는 해설사들이 배치되어 활동을 하고 있다. 그곳에 배치된 전문 해설사에게 간단히 해설을 부탁하거나 미리 준비된 부분이 있으면 그곳에서의 설명을 위해 양해를 구하고 해설하는 매너를 지켜야 한다.
● 간혹 유적지의 한정된 공간에 너무 많은 인원이 모였을 경우 서로 다른 답사팀과 협조적으로 조율을 하여 유적지의 보존차원이나 문화유산 해설에 무리가 없도록 한다.
3. 답사가 끝난 후
학생들과 답사 시 끝난 후에는 그냥 차에 태워 돌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1분,3분 스피치를 통하여 느낀 점이나 배운 점을 이야기하도록 하며 퀴즈를 내어 맞히는 학생들에게 상품을 주는 방식으로 돌아갈 때까지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기행문을 받아서 학생들의 사진까지 실어서 회보에 게재하면 학생들이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리고 끝난 다음 반드시 선생님들끼리 평가회의를 실시하여야 한다. 그래서 아쉬운 점이라든가 잘된 점들을 서로 평가한다.
답사를 다녀온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기억이 희미해지고 자료가 없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집에 돌아오는 즉시 자료를 정리한다. 우선 지도를 펼쳐 다녀본 곳을 표시해 보면 방향감각을 익히는 데 좋고 나중에 자신이 가본 곳을 학습에 연결시킬 수 있게 된다. 그 다음엔 가본 곳을 시대 순으로 묶은 다음 유적마다 본 것, 들은 것, 새로 알게 된 것, 느낀 것 순으로 정리한 뒤 사진 등의 참고자료를 덧붙이면 훌륭한 과제물이 된다. 유적지 안내소에서 지도와 설명을 담은 팜플릿을 챙겨놓으면 정확한 기록을 할 수 있고 사진이 필요할 때 활용할 수도 있다.
(1) 평가회의
답사를 마치고 나면 평가회의를 거쳐 답사에 관한 여러 사항 등을 점검한다. 답사자료, 답사일정, 답사활동 등에서 나타난 문제점 등을 도출하여 분석하고 방법을 제시하는 것 등이다.
(2) 답사보고서와 답사기행문작성
평가회의 결과와 함께 답사 관련한 사항들을 꼼꼼하게 정리하는 것이 답사보고서이다. 사진, 비디오, 교통관련내용, 답사지도 등이 포함 되면 더욱 좋다. 개인적인 답사 기행문을 작성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그래야만 대충 둘러보는 것이 아니고 문화유산을 온몸으로 느끼려 할 것이다.
(3) 자료 공유를 위한 홈페이지 제작
답사자료를 비롯하여 답사보고서와 기행문, 사진, 비디오 등을 홈페이지에 공유하면 효과적이다. 특히 사진이나 비디오, 그림 등은 답사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해 줄 수 있으며 녹음 자료도 현장감을 조성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교통편이나 약도, 특기사항 둥과 같은 여행 정보는 답사정보를 구하려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Ⅲ. 대전의 문화유산
대전은 시내를 가로질러 금강으로흘러드는대전천, 유등천, 갑천이 흐르고, 이 하천이 지나는 곳은 대체로 동·서·남으로 높은 산지에 둘러싸여 있다. 이 하천 주변의 중앙부에는 대전분지가 널리 발달되어 있는데, 분지중앙의 하천주변에는 충적지와 분지주변의 산지 사이에는 경사가 극히 완만한 산록완사면이 넓게 발달되어 있다. 예로부터 이 충적지와 산록완사면은 하천유역의 농사와 거주 및 산업 활동의 기반이 되어왔다. 우리지역 고대문화에 대한 관심은 1967년 괴정동유적의 발굴조사로 시작되었다. 여기에서 출토된 청동유물은 청동기시대 최고 수준의 기술과 문화내용을 보여주고 있어, 대전지역이 문화의 변두리가 아닌 중심지 역할을 담당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대전은 삼국시대 백제의 변방에 위치하여 전략 요충지라는 지리적 요건으로 계족산성, 보문산성을 비롯하여 수많은 석성과 토성이 남아있다. 대전 동부지역 계족산 줄기가 세천고개로 이어지면서 능선 봉우리마다 점점이 축조된 산성의 존재를 보면 백제측은 대전 동부지역의 사수가 절박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백제 성왕이 전사한 관산성이 계족산 능선줄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조선시대에는 유교문화가 꽃을 맺으며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웠던 시기이다. 우리 대전에서는 사육신의거의 주역인 박팽년선생과 문묘에 배향된 송시열, 송준길 같은 명현들이 배출되었고 사화와 당쟁, 북벌운동과 예송, 산림정치, 그리고 진경문화의 형성 등에서 호서산림으로 불리는 우리 지역 인사들의 역할과 위상은 가히 주도적 이었다고 할 수 있다.
1.대전의 선사유적
● 구석기 유적(기원전15,000년경, 후기구석기 단계, 용호동은 후기구석기 단계 이전 가능성) - 구즉동유적, 둔산동유적, 노은동월드컵부지유적, 용호동유적, 대정동유적
● 유교 관련 유적(강학처, 정려) - 쌍청당, 송애당, 사우당, 비래암, 옥류각, 송시열고택, 남간정사, 기국정, 송자대전장판고, 삼매당, 봉소루, 옥오재, 늑천정사지 등
● 충효열녀의 정려와 명현의 묘, 비석 등 다수
5. 구한말 대전지방
● 애국지사, 독립운동가 - 연재 송병선, 심석재 송병순, 난곡 송병화, 단재 신채호
6. 대전지방의 향촌사회와 민속 문화
● 생활공동체에 기반을 둔 동중계(대동계, 만동계, 동네계, 동계, 산제계). 송계(산림계)두레, 고지, 품앗이
● 두레- 서구 도안동 농요, 목상동 들말놀이 등
● 당제- 상당신(산신당-산제), 하당신(장승, 솟대, 탑, 선돌, 신목-장승제, 탑제) 등
Ⅳ. 마무리
대전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은 선사시대에 있어서 청동기문화와 삼국시대의 관방시설로의 고대산성, 조선후기 우리나라성리학의 학문적 핵심지로서 호서학파의 근거지라는 점이 다. 이러한 훌륭한 우리문화유산을 답사를 통하여 올바른 역사인식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전지방에는 남은 것보다는 사라진 것 그리고 원형이 훼손되거나 변형된 것들이 너무 많다. 도시의 무분별한 확대와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전문가의 손길이 닿기도 전에 문화유산이 훼손되고 사라져가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운 실정이다.
아직도 우리지역의 황량한 들과 언덕과 구도심의 골목한구석에서 답사를 기다리는 수많은 유적이 있다. 마냥 큰 돌덩어리로만 알았던 설량동네의 큰 돌들이 고인돌로 확인되고, 수 많은 고성들 주변에는 도굴된 채 방치된 고분들이 있다. 산자락에 깃들어 사는 이름모를 촌로로부터 듣는 생생한 근현대사 이야기며, 보이지 않는 선인들이 걸어갔던 옛길과 이야기들도 있다. 지금 그 길을 따르지 않으면 옛길은 사라져 버리고, 지금 듣지 않으면 영원히 잊혀져 버릴 수많은 무형의 유산도 있다.
구도심의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있는 근현대문화유산과 서남부권의 개발로 보전이 시급한 유성의 상대동 일대는 아직도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지도 못하고 있다. 어쩌면 기존의 잘 정비된 문화유적보다는 사라져가는 문화유산에 관심과 애정이 더욱 필요하다. 우리문화유산의 현장보전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답사를 통하여 현장기록 및 보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지금 답사를 나서야 하는 이유이고 역사문화유산을 지켜야 하는 믿음이며, 그 속에서 문화의 계승과 발전의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새로운 역사인식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대전의 문화유산의 올바른 정신을 찾기 위하여 순례자처럼 경외심을 가지고 답사에 임하여야 한다. 답사를 통하여 문화유산의 현장과 정신을 잘 보전하고 계승 발전시켜야한다.
답사에서 많이 배웠다고 큰 감동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 그 땅을 밟아보는 것이 답사의 첫째요건이다. 전문가의 설명이나 풍부한 자료도 좋지만,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우리의 오감을 통해서 문화유산을 둘러보고 가능하면 손으로 만져보고 귀로 자연의 소리와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들어봄으로써 답사의 강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느낌을 서로 나누고 객관화 시켜서 자기 실천으로 전화 시킬 때 비로소 화석화 되고 박제된 것처럼 보였던 우리의 전통문화유산에 조상들의 훌륭한 숨결이 꿈틀거리고 있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문화유산을 답사하면서 아이들은 잔디밭에서 여러 가지 곤충이나 들풀을 보고 신기해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요즘에는 생태문화와 역사문화가 같이 하는 경우도 있다. 문화유적 답사 시 문화재 주변의 환경도 같이 둘러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첫댓글 매우 체계있고 좋은 내용입니다. 기본서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