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용 MTB를 구입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몇 가지를 써보겠습니다.
1. MTB는 도로만 타는 물건이 아니다.
: MTB를 처음 구입할 때, 용도를 '도로만 타겠다' 등으로 한정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MTB는 기본적으로
비포장길을 달리도록 고안된 자전거입니다. 또한, 라이더 역시 자전거를 어느정도 타다보면 기술이 늘게 마련이고
비포장길을 가게 될 일도 쉽게 생깁니다. 생각보다 산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정말 도로만 타실 분이라면, 과감하게 로드바이크나 조금 더 두꺼운 타이어를 쓰는 하이브리드를 권합니다.
그 편이 훨씬 가벼우면서도 잘 나가고, 본래의 용도에 충실하게 탈 수 있습니다. 아무리 고가의 경량화 MTB라도
기본적으로 로드바이크보다 가벼울 순 없습니다.
2. 구동부(Drive Train)에 너무 무게를 두지 마라.
: 실제 자전거를 처음 접할 때는,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고 뽀대도 나는 구동부를 먼저 보게 마련입니다.
리어 디레일러나 쉬프터가 데오레인지 LX인지, 혹은 XT인지 먼저 보게 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구동부는 가격대비 업그레이드의 효율이 가장 적을 뿐 아니라, 구동부 교체를 통해 자전거의 기본적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구동부는 소모성 부품이기 때문에, 충분히 사용하고 교체할 때 상급을 고려하는게
가장 효율적입니다. 실제로 리어디레일러의 경우 데오레와 XT는 기껏해야 3만원 내외의 가격 차가 있을 뿐입니다.
3. 프레임이 좋은 걸 구입하라?
: 실제 MTB를 구입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프레임이 좋은 걸 구입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아주 정확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이는 어느 정도 고가의 제품에서 더 중요한 말이라 봅니다.
실제 100만원 안팎의 제품에서는 대부분의 회사가 '입문용으로 쓰기 적합한 수준'의 프레임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게리피셔나 스캇, 트렉, 마린, 메리다, 첼로, 엘파마 등등의 입문용 프레임의 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지오메트리의 특징이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스캇의 스케일 시리즈나 메리다가 레이싱용 지오메트리라면,
게리피셔나 스캇의 리플렉스 시리즈, 코나의 입문용 라인업들은 트레일바이크(조금 더 거친 산길을 달리기에 적합한)
지오메트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4. 좋은 서스펜션이 달린 모델을 구입하는 것이 남는 장사다.
: MTB에 있어서 프레임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역시나 서스펜션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입문자들은 어떤 서스펜션이
좋은 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데다가, 구입 후 세팅에도 무관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입문용 MTB를 구입해서 추가지출 없이 더 오래, 다용도로 사용하려면 서스펜션이 핵심입니다.
저도 그렇지만 주변의 경력있는 라이더들은, 메리다의 입문용 모델이 잘 팔리는 것을 보고 매우 의아해 했습니다.
메리다 제품들은 가격대비 서스펜션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는 전반적인 스캇의 제품들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스캇의 경우 환율의 영향이 크다고 보입니다만)
주관적인 의견입니다만, 선투어의 XCM같은 저가의 oem 샥은 가능한 한 피하고,
저가형 모델에 많이 들어가는 락샷 다트대신 락샷 토라샥 정도가 오래 사용하기에는 더 적합하다고 봅니다.
5. 이제는 디스크가 표준장비다.
: 림브렉과 디스크에 대한 논쟁은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습니다만, 이제 MTB에서 디스크가 표준장비화 되어가는건
대세라고 봅니다. 그만큼, 디스크브레이크가 싸졌고, 질도 좋아졌기 때문이겠지요. 따라서 아예 샥이나 프레임이
디스크 전용으로 나오는 경우도 흔한 데다가, 입문용도 디스크를 달고 나오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비드 쥬시3나 데오레 LX 유압 정도만 되어도, 상당히 오랫동안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관리만 잘 한다면..)
6. 서스펜션 트레블은 100mm 정도가 좋다.
: XC 레이싱에서는 80mm가 아직도 대세지만, 입문용은 레이싱을 위한 경량화 모델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자기 스타일을 찾아야 하는 과정이 '입문' 시기라고 봐야겠지요.
100mm 트레블은 아주 험하게 타기에는 조금 짧고, XC 레이싱을 하기에는 조금 깁니다만 그만큼 여러 가지를
다 해볼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레이싱용 지오메트리에 80mm 트레블 모델보다는,
100mm 트레블의 트레일 라이딩 스타일을 택하는 것이, 차후를 생각할 때 더 바람직하다 봅니다.
7. 20~30만원의 추가지출을 아까워하지 마라.
: 아마도 업그레이드를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알 것입니다.
완성차에서 20~30만원의 차이라면, 동일 사양으로 업그레이드시 최소 40~50 만원이상 더 들어가는게 정석이구요.
무난한 부품구성을 택해서 업그레이드 없이 계속 타는게 남는 장사입니다.
8. 그럼 어떤 제품을? (주관적 리뷰)
1) Marin사의 Nail Trail: 사실 이 모델은 입문용이라고 보기에 가격이 조금 높습니다만, 가격대비 부품구성은 최고라고 봅니다.
게리피셔 빅서나 스캇스케일 40과 동급인 사양에 실 구매가격은 140만원대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마린은 국내 수입상인 경일이, 한동안 로드바이크에 주력하고 있었던 데다가, 소수 직영점 중심으로만 판매하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만, 미국에서는 게리피셔와 함께 MTB를 시작한 고전메이커로 상당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외국 잡지의 리뷰에서도 상당히 비중있게 다뤄지는 메이커입니다.
가격이 조금 비싸다면, 그 하위등급인 펠리사데스 트레일도 상당히 괜찮은 모델이라 봅니다.
![](https://t1.daumcdn.net/cafefile/pds97/9_cafe_2008_11_11_14_58_49191ef9d7d29)
2) GaryFisher사의 Tassajara Disk: 입문용 MTB의 고전입니다. 항상 가격대 성능비가 가장 좋은 모델로 정평이 나 있지요.
메리다에 밀려서, 예년과 같은 판매고를 못 보여주고 있는것 같습니다만,
저에게 개인적으로 물어보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많이 추천해주는 모델입니다.
여유가 있다면, 상급모델인 후쿠에쿠[강추]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봅니다.
![](https://t1.daumcdn.net/cafefile/pds97/1_cafe_2008_11_11_14_54_49191e10302a8)
3) Kona사의 NuNu Team: 코나 하드테일은 특징은, 다소 무겁지만 터프하고 산악 라이딩에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아주 무난한 사양에 무난한 특징을 가진 누누 시리즈는, 체력이 좀 있으면서 보다 재미있게 산을 즐겨보려는 사람들에게
적합하다는 생각입니다.
![](https://t1.daumcdn.net/cafefile/pds97/15_cafe_2008_11_11_14_54_49191e2de68f3)
4) Jamis사의 Dakota Sports: 미국쪽에서도 검증된 제이미스 사의 제품이고, 부품 구성역시 무난합니다.
단동식인 헤이즈 솔 브레이크보다 시마노 데오레 유압 디스크 정도를 달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https://t1.daumcdn.net/cafefile/pds97/12_cafe_2008_11_11_14_55_49191e5ae9c51)
5) GT사의 Avalanche 1.0 : GT사의 하드테일은 오랫동안 상당한 명성을 누려왔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무겁긴 합니다만,
그만큼 튼튼하면서도 신뢰성이 높은 프레임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선투어나 텍트로와 같은 대만 회사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는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https://t1.daumcdn.net/cafefile/pds97/13_cafe_2008_11_11_14_56_49191e9f798a1)
6) Trigon사의 Explorer Comp: 트리곤은 보급형 프레임에 고급 파이프인 콜럼버스 zonal 튜브를 사용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상급 부품으로 꾸며도 손색없는 프레임이라 봅니다. 전반적인 부품구성은 무난한 편이고,
이 가격대에서는 아주 드물게 아비드 쥬시5 브레이크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다만, 샥이 다트3로서 조금 아쉬운데,
프레임이나 브레이크 등이 샥의 아쉬움을 상쇄시켜줄만한 물건인 것 같습니다.
![](https://t1.daumcdn.net/cafefile/pds97/6_cafe_2008_11_11_14_57_49191ebe66bdf)
출처 :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
새로 자전거를 구입하시려는 분들께 좋은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고, 입문용 이다 보니 나름 한가지씩 아쉬움이 남는데요.
아쉬운 부품은 상위것으로 변경해서[가격차이 작음] 구매하는것도 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