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선 씨의 초빙으로 덕소에 있는 그의 농장(실은 임대 농장)에서 배추를 심었다. 일하기 전에 언제나 그렇듯 가까운 곳에 있는 동막 쑥닭집에 가서 아점으로 닭찜과 막걸리를 든든히 먹고 일을 시작하였다. 일하지 않은 자 먹지 말라고 한 경구가 어찌된 일인지 매양 모여 보면 먹지 않은 자 일하지 말라가 되었다.
실제로 1500평 정도의 농장에 각종 작물을 키워 온 서영선 씨의 말에 의하면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고 하는 유기농은 정말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의 표현을 빌면 매일 매일이 잡초와의 전쟁이라는 것이다. 배추를 심는 한 켠에 서 너 평쯤 방울토마토, 가지, 고추가 풀과 뒤범벅이 되어서 복닥거리고 있었는데 저것은 어찌 된 것인가 하고 물었더니 농담처럼 바로 '태평농법' 실험장이란다.
중원 무림계
태평 농법이라.... 소위 <無耕耘 二毛作 乾畓直播>라고 하는 <밭을 갈지 않으며 수확과 동시에 다음 작물을 씨뿌리고 거름주지 않는> - 말로만 듣던 그 농법. 모든 생물이 다 저 스스로 살아가게 만들어져 있으므로 자연 친화적 농업의 최고경지는 그야말로 손대지 않는 태평농법이라고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러하듯 어찌 태평농법이라고 해서 씨만 뿌리고는 일절 손을 안대고 그냥 두리오? 무엇인가 거기에도 비결이 있겠지. 나는 문득 장난기의 발동인지 무언지 모르지만 농사도 어찌 보면 중원 무림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대는 어디 파요?'
'나는 태평농법 파의 3대 장문인의 제자 아무개요!'
'아니 말로만 듣던 바로 그 태평농법! 좋소, 어디 한 번 겨뤄 봅시다'
'챙!챙!'
'졌소이다!'
'흠 아직은 태평농법을 덜 익히셨구만, 수확이 이것 밖에 안되다니, 가서 더 배워 가지고 오시요!'
'으 분하다. 두고 보자, 내 년에는 꼭.....'
백수 농법
방울토마토는 거의 땅에 떨어져 썩어 가고 있고 가지는 엄청나게 자라서 볼 만 했으나 뒤집어 보면 거의 땅에 닿은 부분이 웬 만큼씩 썩어 있었다. '이거 태편 농법은 완전 실패작이구만'이라고 했더니 서영선 씨 하는 말이 '태평농법은 무슨 태평농법? 게을러서 미쳐 돌봐주지를 못해서 그냥 내버려 둔거라구'였다.
'그렇다면 이건 태평농법이라고 하지말고 백수 농법이라고 합시다. 백수농법!'하는 말에 모두들 와 하고 웃음을 자아냈는데 그 어느 것이든 정말 깊게 배우고 체험하고 깨달을 때에 땅은 정직한 결실을 우리에게 내려 주리라.
배추 백포기 심기는 여럿 공동으로 작업을 하니 일도 아니어서 일찍 마무리가 되었다. 있는 대로 다 거두어 들인 토마토, 가지, 고추를 나누어 들고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깜빡 잠이 들었는데 어느새 나는 백수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농부가 되어 정자나무 그늘아래 누워 있었다.
출처 : 피플코리아
일년 내내 논흙에 발을 담그고 살아야 하는 고달픈 농부들이 볼 때, 나는 참 게으른 농부입니다. 남들이 모내기를 끝낼 즈음에 어슬렁거리며 나와서 물도 주지 않은 마른땅에 씨앗만 뿌려놓고 수확할 때까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니 말입니다. 땅도 갈지 않고 물도 주지 않고 농약도 치지 않고, 제초제도 주지 않고 비닐로 덮지도 않습니다.그저 뿌리고 거두기만 할뿐입니다. 그런데 이 `게으른` 농부의 논에서는 알 굵은 나락이 풍성하게 거두어지고 보리도 밀도 배추도 농약으로 키운 것보다 훨씬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자연농업을 시작하면서 농부가 혼자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땅속에 살아있는 수많은 미생물과 깨끗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무당벌레, 거미, 개구리들과 함께 평화롭게 농사지으며 온 나라가 풍년가가 울려 퍼지는 태평성대를 이루어 보자는 뜻에서 `태평농업`이라 이름 짓게 되었습니다.
선조들의 현명한 농법을 잃어 버린 채 `과학 영농`이라는 미명 아래 온 산천을 농약 범벅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마구 훼손 당한 우리나라 자연과 땅과 더불어서 지금 우리농업 또한 앞날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어둠 속에 갇혀 있습니다. 하루빨리 이 어둠이 지나고 의식의 전환이, 농업의 혁신이 이루어지는 새벽이 환하게 밝아오기를 기다립니다.
하동 촌구석의 한 이름 없는 농부가 우리 민족과 땅을 지키고자 하는 충심으로 외치는 한마디만 함께 가슴에 담을 수 있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
농사 짓는 사람도
그 농산물을 소비하는 사람도
밤낮 바쁘게 일하는 거미도
토양속에 미생물도
태평속에서 자라고 있는 벼도 다 같이
태평을 누리는 농법이라는 뜻
농부 이영문씨가 말하는 태평농법
생태계의 원리를 이용해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
땅도 같지 않으면서 미생물 ,벌레를 이용해 농사를 짓는 방법
태평농법으로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도 많은 수확을 거둘수 있고
농사일도 한결 줄일 수 있다.
과학농법의 한계를 극복 할 수 있는 농법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