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산지석 지방자치<2> / 부천시 작은도서관
도서관이 신나면 마을이 행복하다
주민자치센터·복지회관에 마련…책보고 즐기는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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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국적으로 작은 도서관, 어린이 도서관 건립이 붐을 이루고 있다. 언론의 캠페인도 한 몫을 했지만, 도서관 등 문화복지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도 그만큼 높다. 이렇듯 주민자치센터나 복지회관을 이용한 작은 도서관의 성공적인 모델을 경기도 부천시에서 찾을 수 있다.
“도서관이 신나면 마을이 행복하고, 도서관이 신나면 도시가 신나는 꿈을 꿉니다.”
2005년 9월 부천시의 도서관 문화한마당에서 ‘책 읽는 도시 부천 선언문’이 선포되었다. 부천에는 2000년 3월을 시작으로 현재 11개의 작은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도 2곳이 더 늘어날 예정이다. 크기가 20~60평, 좌석수는 20~47개에 불과한 작은 도서관은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하도록 주민자치센터나 복지회관에 마련됐다.
이들 도서관은 단순한 책 열람만이 아니라 어린이와 어른 독서카페, 동화구연, 독서퀴즈대회, 인형극공연, 박물관이나 역사탐방 등 문화프로그램까지 선보여 주민들의 독서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도서관 하면 항상 어렵고 딱딱한 느낌을 연상하는데, 작은 도서관은 아이들이 와서 놀면서 책을 보고 즐기는 아이들 놀이터, 주민들이 가볍게 차 한잔 마시며 모임을 갖는 사랑방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부천시의 작은 도서관의 성공은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이 함께 참여하였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은 도서관의 운영비는 시에서 지원하지만, 실제 운영은 교회나 교육기관, 복지관 등이 맡고 있으며, 한 도서관에 150~2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도서관 운영을 거들고 있다. 또한 부천시립도서관의 책도 쉽게 동네의 작은 도서관에서 신청하고 대출을 받는 ‘상호대차서비스’도 시행한다.
부천에서는 이러한 작은 도서관 운동에 힘입어 한해에 총 1천550명이 참가하는 책릴레이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한 해마다 9월에는 도서관문화한마당을 개최하는데, 지난해에도 시민 5천명이 참가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 부천의 작은 도서관운동은 2004년에는 문화관광부의 작은 도서관 사업 시범모델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전국 지차체로부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마을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서기증운동과 도서바자회를 열어 조성한 경기도 군포시 재궁동의 ‘꿈나무도서관’, 주민이 쉽게 걸어다니며 이용한다는 경기도 고양시 고양동의 ‘걸어다니는 도서관’, 서울 은평구 대조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직접 운영하는 ‘꿈나무 어린이 도서실’도 모두 20~40평 규모의 작은 도서관들로 주민자치센터 등 주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활용했다.
경기도는 올해 주민자치센터나 사회복지관 등을 이용해 작은 도서관 12곳을 만들고, 2008년까지 모두 46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보통 도서관 하나 제대로 지으려면 최소 25억원 이상이 소요되는데, 작은 도서관의 한해 운영비는 4~6천만원 정도. 지방자치단체의 의지만 있다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참여와 행정의 사업의지가 어떻게 함께 어울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자치단체나 시민단체가 나서서 작은 도서관 설립을 위한 주민공청회나 토론회 등을 개최하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주5일제로 인한 휴일의 증가와 맞벌이 부부들의 아이들 보육문제, 주택가의 문화시설 빈곤 등에 비추어 볼 때 우리 지역에도 작은 도서관과 같이 친근한 주민문화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도서관이 신나면 마을이 행복하다’는 부천시의 선언과 실천이 우리 지역에서는 먼발치의 남의 일이기만 한 것일까.
엄경선 프리랜서기자
주간 설악신문 2006.04.24 [75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