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친구가 ‘선생님’ 가르침을 주고 받다 | |
대전 동화중 ‘자기주도적’ 학습동아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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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모르는 눈높이 교육의 장
과목별 수업 맡아 학생 스스로 강의
친구가 가르쳐 주니 귀에 쏙쏙 성적 쑥쑥
“오스트레일리아는 국토의 3분의 2가 건조기후예요. 강수량이 500m 이하죠. 나머지는 온대기후인데, 사람이 살기에 온대기후가 좋겠어요, 건조기후가 좋겠어요?”
“온대기후!”
“그래서 시드니나 캔버라 같은 인구밀집지역이 전부 온대기후 지역, 바로 이쪽에 있어요.”
지난 16일 오후, 대전 동화중학교의 한 교실에서 기말고사에 대비한 사회 수업이 한창이었다. 그런데 교사가 없다. 칠판 앞, 교사의 자리에 서서 지도를 가리키는 이는 교복을 입은 1학년 황의림(13)군이다.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분필을 집어 든 자세며 지역의 기후와 주민의 생활을 연계해 설명하는 논리까지 ‘교사’로 손색이 없는 모습이다. 뭣보다 그를 교사답게 만든 것은 수업에 집중하는 여섯 명의 ‘제자’들이었다. 황군을 포함한 7명은 동화중의 학습동아리 ‘공부하자’의 회원이다.
학습동아리는 동화중의 수업비평교과교육연구회 교사들의 아이디어다. 이 모임을 이끄는 승광은 교사는 “딸 둘이 대학에 다니면서 스터디 그룹을 통해 시험 준비도 하고, 취업 대비를 하는 것을 보면서 참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 아이들한테도 적용하면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 싶어 도입했다”고 말했다. 학습동아리는 지난 5월 중간고사가 끝난 뒤에 모집을 시작했고 당시에 모두 13개 동아리가 생겼다.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3학년 학생들이 빠지고 2학기 중간고사를 마친 뒤에 5~6개가 남았다. 국어, 과학, 독서 등 특정 교과목을 공부하는 동아리도 있지만 대개는 전 과목을 복습하는 공부 모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