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부터
경기도는 "경중미인(鏡中美人)",
충청도는 "청풍명월(淸風明月)",
강원도는 "암하고불(岩下古佛)",
황해도는 "석전경우(石田耕牛)",
전라도는 "풍전세류(風前細柳)",
경상도는 "태산교악(泰山喬嶽)", 또는 "설중고송(雪中孤松)",
평안도는 "맹호출림(猛虎出林)",
함경도는 "이전투구(泥田鬪狗)"라는 말이 쓰여지고 있다.
이 사자평설(四字評說)은 일설에 의하면 조선 22대왕 정조가 말했다고 한다.
윤행임과 주거니 받거니 한 말에서 나온 것이라고도 하니 어느 말이 정조의 말이며,
어느 것이 윤행임의 말인지는 알 수가 없다.
경기도의 경중미인(鏡中美人)은 경기도의 지형을 말하기 보다 그 지방 사람의 성격을
말한 것이다. 중앙집권의 중심지로 교제술이 능하고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는 듯하면서도
속으로는 찬물 속의 술과 같아 거울에 비치는 미인처럼 바라볼 수만 있지 접촉할 수는
없다는 뜻에서 생긴 말이다.
충청도의 청풍명월(淸風明月)은 그 지형이 산세가 수려하다거나 거세지 않고 금강처럼
평온하고 구수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타인에게 지나치게 경쟁을 하지도 않고
대자연의 순리대로 떠나가는 것과 같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강원도는 땅이 넓지만 사람이 적어 접촉의 기회가 드물어 사람들의 마음이 순진하고
정직하다는 뜻으로 암하고불(岩下古佛)이라 한다. 하지만 그 속엔 부처를 앉혀 높은
형상으로 하잘 것 없는 우두머리란 속뜻이 있기도 하다.
황해도의 석전경우(石田耕牛)는 돌 많은 밭을 소가 갈고 있는 형태로 토지가 척박한
까닭에 사람들이 부지런하면서도 특별한 인물이 없다는 뜻이다.
풍전세류(風前細柳)라 말하는 전라도는 옛말에 전국이 흉년이 들어도 전라도만 풍년이
되어 식량 걱정이 없다고 할 정도로 곡창지대로 유명했다. 이곳은 땅이 좁은 데 사람이
많아 동요가 잦고 그런 반면 의지가 그다지 강하지 못하여 확고한 주장이 부족한 성격을
나타내기도 한다.
경상도 사람 셋이 모여 이야기를 하면 동네가 다 시끄럽다는 옛말이 있다. 경상도인은
성질이 우락부락하고 고집이 세어 사람 맘이 조용하고 경솔함이 적다하여 설중고송
(雪中孤松)이라 하였다.
중국인과의 접촉이 잦고 호랑이가 자주 출몰한다 하여 맹호출림(猛虎出林)이라 하였던
평안도는 전투의욕이 늘 강했고 생과 사가 기분에 따라 좌지우지 되기도 하여 섣부른
결정을 내리기도 하는 단점이 있다.
전국에서 농토가 척박하기로는 함경도가 제일이다. 세종때는 경상도인 30만 가구를
이민시켜 살게도 했으니 워낙 사람이 살기 싫어했던 곳인가 보다. 토지가 넉넉지 않거니와
먹고 살길이 막막하여 이들은 조그만 이익에도 달려들어 마치 진흙밭에서 개들이 먹을
것을 다툴 때처럼 치열하다는 뜻으로 이전투구(泥田鬪狗)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