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봄꽃이 팡팡 터질 무렵
뜻하지 않은 선물이 나에게 도착했다
그것도 1박2일이라는 사탕처럼
달콤한 선물이 말이다
총동문회에서 강원도 양구로
임원 LT및 동문 수련회를 떠난다고 하니
만약 못가게 된다면 죽어서도 후회 할일이다
나는 참석을 취소한 동문을 대신해서 가게 됐으니
이보다 더 큰 행운이 어디 있겠는가
그야말로 로또 1등에 당첨된 기분이다
부산지역 총동문이 3대의 관광버스에 나눠 타고
단체 아웃도어를 입고 마치 수학여행이라도 떠나듯
설레는 마음으로 양구를 향해 달렸다
한반도 끝에서 끝까지 간다는게
거리상 많은 애로가 있었지만
총동문회의 위력을 보여줄수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드디어 6시간을 달려 양구에 도착했다
군부대에서 검문을 받은뒤
위문품을 전달하고
신분증이 없는 사람은
위치추적기를 목에 걸고 다녀야 했다
이곳은 비무장지대여서
혹시나 지뢰사고와 탈북등 곳곳에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기때문이란다
금강산으로 가는 평화누리길 이목정에서
열목어가 서식한다는 두타연 계곡을 걸으며
아직도 잔설이 남아 있는 계곡엔
봄이 멀기만 한듯 겨울이 웅크리고 있었다
징검다리를 건너 비탈길을 걸으며
여기저기서 펑펑 터지는 지뢰체험을 해보고
단순한 관광보다는 헤아릴수없는
아픔과 비극이 더 가슴을 울렸다
전쟁의 아픔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것이다
짧은시간 아쉬움을 뒤로 한채
우린 두타연과 깊은 포옹을 하고 숙소로 향했다
청춘 양구 치유센터에서 여정을 풀고
뜨거운 밤이 시작 되었다
많은 동문들이 참석한 가운데
행사가 진행되었고
춘천에서,양구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동문들을 보며
정말 그들의 뜨거운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피로회복제와 양구의 특산물인 곰취까지
찬조해주심에 정말 감사를 드리며
이윽고 야외에서 바베큐 파티가 열렸다
오늘 저녁 파티를 위해
돼지 한마리가 희생 되었다고 한다
파릇파릇한 곰취로 양구 동문의 마음까지
한입 싸서 먹으니 정말 최고의 맛이었다
고기를 굽다 신나는 음악이 나오자
잠자고 있던 세포들까지
덩실덩실 따라서 춤을 춘다
고기를 굽다가도 덩실덩실~
술을 마시다가도 덩실덩실~
여기저기서 덩실덩실 춤을 춘다
고기 구울라, 술 마실라, 노래 부를라,
튀어나온 배도 너무 바쁜 어느 동문을 보고
어찌나 웃음이 폭발하던지 1년치 웃음을
난 그날 다 웃어버린것 같다
신나는 음악과 광기어린 모습들을 보면서
이렇게 많은 인원도 뭉치면
하나가 된다는걸 온 몸으로 느꼈다
곧이어 캠프 파이어가 시작되었다
불처럼 활활 타오르던 그날밤
원을 그리며 한 사람씩 포옹하며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마다 한마디씩 동문들의 가슴에
보약같은 사랑의 씨앗을 나눠주며
그 씨앗이 가슴에서 잘 틔울수 있도록
한 사람 한 사람 뜨거운 가슴으로 안아주며
행사를 잘 마무리 할수 있었다
칠흑같이 어두운밤 밤하늘에 별이 유난히 밝다
별을 볼때마다 난 윤동주를 떠올린다
별 하나에 사랑과 시와 추억을 노래했던 시인.
우리들의 뜨거웠던 열정 만큼이나
그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 뜨겁게
젊음을 불태우지 않았을까
오늘밤은 별을 끌어 안고
깊은 꿈나라로 여행을 떠나 보련다
이른 아침 부지런한 동문들은
벌써 산책을 하며 후곡 약수터에서
탄산수를 마시며
어젯밤 피로를 풀고 있었다
깊은 산중에 아침은 아직도 땅위에
하얀 서리가 내려 앉아 있었다
명태 해장국으로 아침을 든든히 먹고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로 향했다
전동차를 타고 북한이 파놓은
땅굴 내부를 보며
전동차가 갑자기 멈춰서자
긴장감이 고조 되었다
계속해서 달리면 북한이란다
이런 비겁하고 야만적인 북한의행동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화채그릇처럼 오목한 양구는
을지전망대에 오르자
확연한 펀치볼 모양을 한눈에 볼수 있었다
마치 거대한 화채볼속에
온갖 음식들이 빼곡하게 담겨있는 모습이다
전망대에 들어서자 군사분계선이
바로 코앞에 있었다
북방 한계선이 산등성이를 타고
또렷하게 보인다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몰라
항상 방탄 조끼를 입고
초소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이런 장병들 만큼이나
긴장감이 맴돌긴 우리도 마찬가지다
전방에서 이렇게 나라를 지키고 있는
장병들을 볼때마다 가슴이 짠하고
아픈게 모든 부모들의 마음이 아닐런지...
아들들아! 힘내라
조국은 너희들을 믿고 있단다
1박2일동안 청춘 양구에서
불처럼 뜨거웠던 동문들의 열정을 볼수있었고
안보관광을 하면서 전쟁의 깊은 상처는
결코 잊어서는 안될것이며
아무리 크고 작은일도
뭉치면 하나가 된다는것과
분단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
내 나라 내 조국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가슴으로 느끼면서
선물로 받았던 1박2일동안
청춘 양구를 예쁘게 포장해서
타임캡슐로 영구히 보관하리라.
출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부산지역 국어국문학과 동문회 원문보기 글쓴이: 01염정숙
첫댓글 귀한곳 다녀오셨네요. 봄빛따라, 봄향기가 이끄는데로 가보는 것도 좋겠어요.
정말 혼자서는 갈수 없는곳이었죠.북한과 근접해 있는곳이었기에 더욱 긴장되고 아픔이 있는곳이었습니다.봄나들이 제대로 하고 온것 같아요.영주님!새봄과 함께 그곳으로 봄나들이 다녀오시는것도 좋을듯 싶네요.
첫댓글 귀한곳 다녀오셨네요.
봄빛따라, 봄향기가 이끄는데로 가보는 것도 좋겠어요.
정말 혼자서는 갈수 없는곳이었죠.
북한과 근접해 있는곳이었기에
더욱 긴장되고 아픔이 있는곳이었습니다.
봄나들이 제대로 하고 온것 같아요.
영주님!새봄과 함께 그곳으로
봄나들이 다녀오시는것도 좋을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