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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큐메니칼 신학 심포지엄 "WCC 신학과 한국교회의 신학적 대응"이 2월 4일(월) 오후 2시 한국교회100주년 기념관 소강당에서 개최됐다.ⓒ에큐메니안 | 2월 4일 오후 2시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 소강당에서 생명평화마당 신학위원회와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 주최로 에큐메니칼 신학 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은 이른바 1.13공동선언문과 관련해 에큐메니칼 진영 내에서의 책임 논란이 불거지고 있고 선언문에 언급된 4가지 항목인 ‘종교다원주의 배격, 공산주의・인본주의・동성애 반대, 개종전도금지 반대, 성서무오’가 WCC와 NCCK의 신학과 정체성에 정면으로 위배됨에 따른 반박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개최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과 참여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심포지엄이 있기 전인 오전 10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가 1.13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것에 대한 사과와 무효를 선언하며 WCC 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직을 사퇴함으로써 공동선언문에 대한 책임 추궁은 한국준비위원장인 김삼환 목사에게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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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광선 박사는 함석헌 선생의 어록을 인용해 "사람으로 살았으면 마땅히 생사를 잊고 선과 악을 초월한 자리에서 권력관계를 떠나서 싸워야한다. 그래야 자유가 있다. 그래야 삶이 있다."며 진리와 자유의 길은 십자가의 길임을 증언했다.ⓒ에큐메니안 | 1부 예배는 방인성 목사(함께여는교회)의 인도로 진행되었고 김경호 목사(들꽃향린교회)의 기도와 서광선 박사의 말씀과 축도로 마무리 됐다. 서광선 박사는 말씀을 통해 WCC 부산총회의 의의를 다음과 같이 정의 했다.
“우리는 이 땅 과 온 세계에 정의와 평화와 생명의 깃발을 높이 들고 한국 부산으로 6.25전쟁시절 피난민들의 한 맺힌 부산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울부짖음과 죽음이 서려있는 부산항으로 우리 그리스도의 뒤를 따르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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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포지엄 사회를 맡은 강원돈 교수. 그는 '갇혀있던 신학적 이슈들이 해금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에큐메니안 | 2부 심포지엄은 한신대 강원돈 교수의 사회로 시작됐다. 강 교수는 ‘공동선언문에 나타난 4가지 신학적 이슈에 대한 WCC의 입장을 확인하고 한국 에큐메니칼 진영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기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심포지엄의 취지를 밝혔다.
첫 번째 순서로 ‘WCC와 공산주의, 동성애 문제’를 발제한 성공회대 신학과 김기석 교수는 WCC의 전신인 국제선교대회(IMC)시절인 20세기 초부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폐해를 동시에 지적하고 비판해온 WCC의 입장을 총회보고서를 통해 확인했다. 김 교수는 “하느님 나라는 자본주의나 공산주의에 예속되지 않는다. 그런데 일부 기독교인들은 자본주의의 입장을 대변하여 반공이데올로기 투쟁에 앞장선다.”며 1.13 공동선언문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임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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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산주의, 인본주의 및 동성애 문제'발제를 맡은 김기석 교수는 "인간이 가진 보편적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인본주의는 다루지 않았다."말했다.ⓒ에큐메니안 | 동성애 문제에 대해 김기석 교수는 1961년 WCC 뉴델리 총회에서 인간의 성문제가 최초로 등장한 이후 1968년 스웨덴 읍살라 총회에서 동성애 등의 문제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고 1991년 캔버라 총회에서는 동성애자에 대한 목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이 문제가 주요의제로 떠오르게 되면서 1998년 짐바브웨 하라레 총회에서 동성애를 수용하는 유럽과 북미 교회들과 이를 죄악시 하는 보수진영 및 아시아 아프리카의 교회들 간의 첨예한 대립이 진행된바 있으며 최근 2006년 브라질 포르토알레그레 총회에서는 개인의 성적 취향에 대한 폭넓은 지지가 표명되고 북미에서 동성애에 관용적이거나 동성애 성직자를 수용하는 교회가 늘어가고 있는 현황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통계수치상 3~10%가량의 동성애자가 존재하는데 교회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에 교회는 이 문제를 죄악시 할 것이 아닌 소수자의 문제로 접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논찬을 맡은 김정숙 교수(감신대 신학과)는 동성애 문제는 탁상공론의 주제가 아닌 타인이 겪는 고통의 문제, 아픔과 비극을 듣고 이해해야하는 범주에 속하며 ‘예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라는 자세로 임해야하는 범주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개종전도금지 반대 문제를 발제한 김은규 교수(성공회대)는 사도행전 1:8 “마침내 땅 끝에까지,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라는 성서구절이 서구교회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선교사업을 할 때 식민지 이데올로기로 사용된 측면을 지적하면서 가톨릭과 정교회도 거부하는 ‘개종전도금지 반대’를 주장한 그 이면에 한국교회의 성장논리가 숨어있지 않은지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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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종전도금지 반대"문제를 발제한 김은규 교수. 그는 "과거 영국 성공회 또한 국가이데올로기를 생산해 내는데 기여했기 때문에 오늘날 과거 역사에 반성하는 활동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에큐메니안 | 김은규 교수는 WCC 산하 기구인 세계선교와 복음전도위원회(CWME:Commision on World Mission and Evangelism)가 2006년부터 공동작업과 지난해 마닐라 총회를 통해 이번 총회 안건으로 상정한 마닐라 선언문(132개 조항)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이 선언문은 과거 배타적이고 공격적인 선교와 전도를 통한 ‘개종’의 개념을 넘어 종교간의 상생과 정의와 평화, 생명을 이루는 공동의 목표를 이루었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하면서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가 이 내용을 알고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
논평을 맡은 이치만 교수(장신대)는 대체로 김 교수의 발제문에 동의를 표했고 보다 개념을 명확히 하기 위해 개종전도금지라는 개념에서 ‘개종’이 가톨릭과 정교회로부터 개신교로의 개종인지 타종교까지 포함한 개종인지 질문했고 김 교수는 같은 (범)기독교 안에서 신자를 이동하는 것으로 개념이 제한되어 있다고 보지만 마닐라 문서에 따르면 개종전도의 여파가 다른 종교에 까지 미친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에 다른 종교에까지 해당되는 개념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로 종교다원주의에 대한 발제를 맡은 이정배 교수(감신대)는 “부산총회는 한국교회의 허영주의와 과시주의의 산물”이고 “이슬람에서 2천 년간 기독교 역사를 이어온 시라아의 다마스쿠스에서 WCC총회가 먼저 열리는게 옳았다.”며 그간의 한국교회의 행태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발제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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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다원주의"문제를 발제한 이정배 교수는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의 말을 빌어“이제는 우리가 해석학적 투쟁을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에큐메니안 | 이 교수는 WCC의 이웃종교와의 대화의 역사를 자세히 설명했고 1990년 스위스 바아르 선언이후 기독론 중심의 이웃종교관의 성과와 한계를 지적하면서 WCC 입장을 넘어선 ‘다양성의 신학’에서 보는 이웃 종교관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WCC의 이웃종교관이 진보적이기는 했으나 여전히 기독교중심성을 벗지 못했다.”고 평가하면서 “부산에서 열리는 10차 대회를 통해 WCC에 속한 서구 기독교인들은 유불선의 바탕 하에 복음을 수용했고 민족 독립을 위해 하나 되었던 한국기독교의 경우를 여실히 배울 필요가 있다”고 논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이웃 종교들을 향한 이해(운동) 없이는 신적 깊이를 온전히 깨칠 수 없다.’는 인도 신학자 타타마닐의 견해를 빌어 이웃종교와의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경재 교수(한신대 명예교수)는 논평을 통해 “이번 사건을 통해 그간 극히 제한 된 상태에서 진행되어온 논의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제는 정면돌파 해야 할 상황이 됐다. 잘된 일이라 생각한다.”며 1.13공동선언문과 관련한 일련의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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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배 교수의 발제에 대한 논평을 맡은 김경재 교수는 평소 접하기 힘든 이 교수의 강한 어조의 발제를 접하며 "스승인 변선환에 대한 한이 솟구쳐 나온 것이 아닌가."라며 평을 시작했다.ⓒ에큐메니안 | 김 교수는 “종교다원주의에 대해서 1960년 이후 60년 동안 기독교 안에서의 큰 세 가지 깨달음이 있는데 첫째는 지구촌에는 다양한 종교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고 둘째는 그 종교들이 우리 신앙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생각해 보자. 즉 종교다원신학인데 이것은 기독교인의 마땅한 의무이다. 그럼에도 이것을 반기독교라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결론은 인간이 만든 어떤 종교나 교리, 신학보다 하나님은 훨씬 심오하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깊이와 신비를 특정종교가 선점했다고 결론지을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 예수를 통해 내 실존의 문제를 보다 명료하게 나는 해결했다고 고백하는 것이 전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이정배 교수에게 변선환 교수가 기독교의 유일함(uniqueness)이 배타적 교리에 담기게 되니까 그것조차 극복해야 종교 간의 대화가 된다고 설명해서 많은 오해를 샀는데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했고 이 교수는 “예수 없으면 기독교 신학자 아니다. 그러나 예수에 대한 수많은 해석 없이도 신학자가 될 수 있다.”는 정양모 신부의 말을 인용하면서 ‘변선환 교수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실존적 정체성이 강한 분’이었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성서무오에 대한 발제를 맡은 이영미 교수(한신대)는 1.13 공동선언문을 읽으면서 ‘성서무오’항목은 생뚱맞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WCC가 성서무오를 주장한 적도 없는데 왜 이 조항을 포함했는지 의문이다. 무슨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반문했다. 이 교수는 결론적으로 “성서무오설의 인정여부와 성서 권위에 대한 인정여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성서대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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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무오설"문제를 발제한 이영미 교수는 "한국근본주의자들의 전투적 행동은 최근 공격적 해외선교와 물량적 기반을 바탕으로 한 대형교회들의 정치참여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에큐메니안 | 이 교수는 성경 66권이 정경으로 채택된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면서 성서무오설이 제2경전을 포함해 정경으로 인정한 가톨릭과 정교회를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성경은 사본만이 존재하는 점과 그 사본들조차 각기 다른 편집과 배열의 차이가 있다는 점, 연대기적 오류, 내용간의 모순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성서무오설로 인해 한국장로교가 분열한 역사를 설명하면서 최근 근본주의의 부활의 부활을 염려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이번 사건을 신학적인 반성의 출발점으로 삼아 지금까지의 나태에서 깨어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판임 교수(세종대)는 논평을 통해 이영미 교수의 발제에 대한 공감을 표했고 1.13 공동선언문이 한국교회에 미칠 파장에 대해 걱정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에는 근본주의적 성향 외에도 다양한 입장이 있는데 이번 일로 세계교회가 한국교회에 대한 오해를 갖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다양성의 인정과 다른 것에 대한 존중은 WCC의 입장과 일치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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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심포지엄에는 많은 기자들과 200여명의 에큐메니칼 인사를 비롯한 기독교인들이 참여했다.ⓒ에큐메니안 | 모든 발제와 논평을 마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주로 동성애와 관련된 질의와 주장, 답변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정숙자 목사는 ‘동성애자’가 아닌 ‘비이성애자’로 명칭부터 바뀌어야한다고 주장하면서 그들이야말로 사회적 약자이고 이번을 계기로 이 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을 명확히 하자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감리교 본부 선교국 부장인 신복현 목사는 에큐메니칼 신학의 새로운 정립과 발전을 위해서 네트워크를 만들고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하자고 제안했다. 신 목사는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장을 비롯한 책임자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고 새로운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심포지엄이 끝나고 1월 17일 교회협 실행위에 최초로 성명서를 제출한 모임의 목회자들은 회의를 통해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장 김삼환 목사에게 사퇴를 촉구할 것을 결의하고 범에큐메니칼 진영의 움직임을 긴밀히 조율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