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왕릉'은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로 신부를 고를 형편이 못 되었기 때문에 다른 농사꾼들처럼 종으로 자란 오란을 돈을 주고 사 온다. 오란은
예쁘지는 않지만 건강하고 일을 썩 잘 했다. 두 내외가 열심히 일한 덕분에 형편이 점점 나아지고 조금씩
땅을 넓혀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해 지독한 가뭄이 들어 곡식은 말라 죽고 가난한 농부들은
먹을 것이 없어 나무 순이나 풀 뿌리는 물론 흙까지 먹게 되었다. 이러한 약점을 노려 도시의 장사꾼들은
농민들로부터 토지를 헐값으로 사들였다. 왕릉 역시 굶주림을 이겨낼 수 없어 토지를 팔고 남쪽 도시로
돈벌이를 떠나 왕릉은 인력거를 끌고 오란은 구걸을 해서 겨우 목숨을 이어 나갔다. 얼마 후 난리가 일어나
가난한 사람들은 부잣집에 뛰어들어가 닥치는 대로 물건을 들고 나왔다.왕릉은 이 북새통에 돈을 줍게 되고
오란은 숨겨진 보물을 찾아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었다.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와 옛 지주의 땅을 모두 사들였다. 그러나 부자가 되었다고 모든 일이 잘 되어 가는 것은 아니었다. 한
차례 대홍수를 치렀고 왕릉은 바람을 피우기도 했다. 이런 고생으로 쇠약해진 오란은 메뚜기 대의 기습을
겪은 후 더 이상 삶을 지탱할 수 없어 죽어 버리고 말았다. 그제서야 왕릉과 그의 자식들은 그녀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던가를 깨닫게 된다. 이제는 늙은 대지주 왕릉의 고독한 모습이 그의 죽음을 예고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가 죽을 때까지 집착한 것은 토지였다.
발제
1. 대지에서 태어나 대지와 함께 죽은 아버지 왕릉의 농민혼은 대지에서
끝난다. 하지만 땅에 대한 세 아들의 태도는 아버지와 다르다. 당신이
생각하는 대지의 의미는 무엇인가?
2. 대지는 흙집으로 돌아가므로써 인간과 역사의 덧없는 변천 속에서도
묵묵히 영혼을 살아가는 대지를 암시적으로 그린다. 서구문명의 기계의 힘에 대한 허무함과 다소 대비되는
이 대지에 대한 왕릉의 집착을 당신의 무엇이라고 이해하는가?
3. 왕릉이 메뚜기 떼로부터 농작물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 모습과
메뚜기떼의 공포스러운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남쪽하늘에 검은 구름처럼 지평선 위에 걸려 있더니 이윽고
부채꼴로 퍼지면서 하늘을 뒤덮었다. 세상이 온통 밤처럼 캄캄해지고 메뚜기들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 그들이 내려앉은 곳은 잎사귀는 볼 수 없고 모두 좋지에 황무지로 돌변했다. 아낙네들은 향을 사다가 지신님께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올렸고 남정네들은 밭에 불을 지르고 고랑을 파며 장대를
휘두르며 메뚜기떼와 싸웠다. 메뚜기 때를 통해 작가가 형상화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4. 성경에서 토지는 사유재산이 될 수 없고 단지 토지에서 생산된
곡물만이 사유재산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재산권에 역사적 논쟁에서 보자면 재산임을 인정하는 가장 강력한
근거는 그것이 노력의 산물임을 보이는 것이다. 토지는 우리가 만들지 않았다. 민주주의와 사유재산에 대한 당신의 견해는 무엇인가?
5. 미국의 사상가 헨리 조지는 그의 저서 [진보와 빈곤]에서 이 세상이 경제적 물질적으로 발전되어 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곤의 악순환의 부의 불평등이 시화되어가는 현실을 토지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비판 한 적이 있다. 발전과
가난의 양면선을 이야기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