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크라 색채명상을 통한 예술치료사의 자기실현에 관한 자전적 내러티브 탐구
함의
예술치료사는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바람직한 상호작용과 적절한 예술 치료적 안내로 도움이 필요한 내담자에게 삶의 의미와 목표, 문제해결 능력을 회복하고 창조성을 발견하는데 조력자 역할을 담당하는 전문가이다. 심신의 고통 속에 있는 내담자를 대할 때 전문적인 자세와 그에 따른 경험과 교육 및 훈련은 필요충분조건이다.
예술치료사는 상담을 진행하면서 직면하게 되는 자신의 한계와 오류에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느끼는 불완전함에 대해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자각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예술치료사로서 본 연구자의 몸과 마음의 상태에 대한 탐구가 절실하게 필요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치료사의 자기이해는 교육 분석과 개인 분석을 통해서도 향상될 수 있지만 자신의 내면에 있는 신(神)적인 것을 발견하여 자기를 영적으로 실현하는 것은 보다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치료사가 자신의 입지를 아는 것은 치료적 성장과 동시에 내담자와 치료사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기도 하고, 자신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내담자에게 영향을 주어 내담자의 성장과 내적인 변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자기실현을 경험한다는 것은 집단적인 정체감(collective identity) 혹은 신비적 참여(participation mystique)를 통하여 무의식 속의 내용물을 분해되게 하는 것으로서 어떤 차원에서든 이 경험은 피할 수 없으며 필수적인 것이다(Edinger, 1989/1996). 무의식과의 화해가 시작되고 통찰력이 생기면 정신의 합일이 일어나며 자기실현이 시작되는데 이때 전체성의 상징을 경험하고 자기실현을 체험하면서 진정한 자신이 되어간다. 차크라는 만고불변의 절대적인 진리라기보다는 인간의 의식이 진화함에 따라 보다 구체화되고 분화되고 발전하는 과정을 거쳐 온 일종의 정신적 투사체이다(박미라, 2020). 이런 차크라를 경험하고 색채명상을 함으로써 나의 어딘가에 심리적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가고 있는 부분들의 검진과 처방이 처절하게 이루어졌다. 나는 누구인지에 대한 물음이 무엇보다 절실했다. 또한 예술치료사로서 나의 지식과 경험에 의지하는 내담자들에게 심리적으로 제공할 나의 긍정적이고 온전함이 필요하였다. 특히 코로나시대에 내담자들과 함께 상생하기를 소망하면서 본 연구자의 자전적 내러티브 이야기는 용감하게 시작되었고 많은 것을 소중하게 발견하는 자기실현의 시간이었다.
먼저 예술치료사로서 차크라 색채명상을 통해서 어떠한 것을 경험하였는지 살펴보았다. 첫째, 색채의 상징을 이해하며 7개의 차크라 색채명상을 경험함으로써 무의식에 잠재되어 미해결되었던 갈등을 의식화하고 내재된 분노와 불안을 자각하여 자기실현의 과정을 경험하였다. 차크라 색채명상을 하고 예술을 통한 치유적 작업을 하면서 마주하고 싶지 않은 모든 이야기들을 고백하지 않아도, 심연의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오래된 해묵은 감정들을 직면할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의 통증은 차크라 색채명상을 통해 눈물로 정화되고 사랑으로 승화되고 다시 신께 더 가까이 기도할 수 있게 해주었다.
두 번째, 차크라 색채명상이 삶을 창조적으로 변화시키며 새로운 세계에 적응할 수 있는 면역성을 만드는 과정임을 확인하였다. 나의 오감을 깨우고 신체의 중요성을 더욱 인식하게 되었으며 직관적인 치유적 경험을 통해 정서적인 환기가 가능하였다. 솔직히 자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고통스러웠지만 차크라 색채명상을 하면서 감정의 잔재들을 아나하타 차크라에서 바람으로 날리고 스와디스타나 차크라에서 나만의 새로운 거처에서 생성된 정서들을 구분하고 분화시킬 수 있었다.
세 번째, 차크라 색채명상을 함으로서 억압되었던 정서뿐만 아니라 타성에 젖어 페르조나와 동일시되었던 나의 민낯을 보았다. 양가적인 감정에 대한 죄의식과 본성대로 살지 못하고 페르조나와의 경계를 만들지 못한 채 좌절하거나 불안정한 모습으로 실수하는 나의 어두운 그림자의 모습을 확인하기도 하였다. 고유한 나 자신을 또 내 본성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알게 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중년의 위기에서 방황할 때 7개 차크라 색채명상은 미래에 내 자신이 진정으로 나아갈 길을 찾아주었다.
네 번째, 차크라 색채명상 후에는 창조적인 방법으로 예술성을 자극하여 이미지를 시각화하는 경험은 연구자의 잃었던 창조성을 복구하고 재건하였다. 이러한 작업 자체가 힐링이 되는 경험이었다. 여러 번 거듭해서 차크라 색채명상과 동작을 하고 내적인 변화와 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자각되는 대로 진정성 있게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내면의 잠재된 에너지로 집중하여 창조성을 발휘하였다. 내면의 잠재적인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러한 치유 과정은 바로 창조적 자기실현이었다.
다음은 차크라 색채명상이 예술치료사에게 어떠한 의미를 주었는지에 대해 연구를 마무리하며 살펴보았다. 첫 번째, 색채 에너지를 이해하고 색채의 상징과 차크라 색채명상을 한 것은 그동안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나에게 심리적 생명의 수혈을 받게 하는 치유의 시간이었다. 특히 정체되고 정지된 신체의 순환과 면역력을 키우고 마음의 근육과 온도를 높여 심신의 조화와 균형을 체험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두 번째, 차크라 색채명상을 하며 색채의 치료적 특성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으며 그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경험을 하면서 색채가 가진 에너지의 신체적 영향에 대해서도 더욱 깊이 알게 되었다. 각 차크라의 구조들이 인체의 항상성과 면역력을 활성화시켜 육체적인 에너지의 증진과 정신적 면역력과 자존감을 높여 줄 수 있다는 것을 실제 경험할 수 있었다. 인간의 감정이란 삶의 동력이고 감정에 영향을 받는 심리상태는 차크라와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서 차크라를 통해 세상을 투사하게 되는데 차크라를 경험하고 정화시키고 활성화시키는 의미 있는 경험을 하였다.
세 번째, 색채와 관련된 명상과 색채에 대한 이해는 그동안 마음에 깊게 새겨 두었던 소중한 글들을 상기시켜 주었고 새로운 시각과 관점으로 접근하여 세계관이 확장되기도 하여서 빈약한 영혼에 촉촉한 이슬비 같은 정서적인 양분을 주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었다. 색채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은 체험을 기반으로 하는 진실된 심리적 경험이었고 몸과 마음에 잠재되어있던 부정적인 감정의 이슈들을 에너지 차원에서 발견하여 처리하는 것이 가능한 것을 실제로 경험하였다.
네 번째, 대부분을 대상에게 적용하여 진행하던 치료적 접근을 연구자 스스로 치유적 경험의 대상이 되었던 본 연구는, 심리적 불안과 정신적 무력감을 해소하고 정서적 안정을 유도하고 나의 의식과 무의식에 접근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자기실현과 자기상징을 이해하는 통합된 경험은 전체성을 향한 자기실현의 출발점이었다.
예술적 경험을 통한 자기실현의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에 창조적인 그림과 만다라를 제작하는 것은 진정한 자신을 마주하고자 하는 행동적 종교의례와 유사하였다. 우리의 의식과 영적인 에너지가 연결되는 것은 자기의 신념과 정신적인 힘만 아니라 각 차크라의 균형과 조화로운 안정적 기반이 없이는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끝까지 해내려는 인내심과 의지가 필요하였고, 진정한 참 나를 만나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나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다른 차원의 세계로 입문하는데 결정적인 동력이 됨을 알 수 있었다.
임상에서 만난 내담자들은 치료사인 본 연구자에게 그들의 모습을 판단이나 평가해 달라고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들의 있는 그대로 모습을 만나 자신들의 손을 마주잡아 줄 누군가의 공감과 지지가 필요한 것이다. 인생의 놓여진 삶의 모습은 다양하지만 용기 있게 살아 나아갈 힘이 없어질 때 두렵고, 또한 힘든 시간에 혼자라고 느껴질 때, 태초부터 존재하는 빛의 에너지와 우주에 버금가는 소중한 존재감을 가졌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였다. 그 체험을 바탕으로 내담자들에게 공평하게 전달해주고 함께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가진 것에 감사하며, 이제는 그러한 자산들을 함께 나누고 공유할 준비가 되었음을 발견하였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연구자에게 자기실현의 의미는 무엇보다 생명과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고 당면한 현실인 현재에 대한 수용이다. 지나온 과거에 억눌려있던 감정들을 내려놓고 미래에 대한 계획과 비전이 생겼고 나 자신을 포함한 타인에 대한 수용과 배려, 사랑하는 마음과 용서에 대한 열린 마음이 생겼다. 외부로 보여지는 모습과는 다르게 내적인 불평과 갈등이 가득하던 상황에서 진정한 평화와 안정된 경험은 나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 차크라 색채명상을 통한 직관적인 경험과 알아차림은 자기실현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도록 안내해주었다.
태고적부터 역사를 가지고 있는 색채는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다. 이 연구를 하면서 각자가 자신만의 직감적인 시각과 사고와 경험으로 색채를 느끼며 자신의 몸과 마음에 깊이 관여하는 색채 에너지를 인식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면의 눈, 즉 제3의 눈이 밝아져 자신의 본질을 이해하게 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또한, 나의 몸과 의식이 하모니를 이루어 경험한 차크라 색채명상은 실수에 대한 두려움과 위험한 상황에서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본 연구를 마치며 차크라 색채명상을 내담자들과 함께 하면서 건강하고 안정된 심리와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유지하고 회복하도록 안내할 수 있으리란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차크라 색채명상 이후의 예술적인 활동은 무의 식을 의식화 할 수 있으며 자신의 신체가 주는 지혜를 알아차리고 자신의 감정과 자신이 융합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경험을 하였다.
또한 차크라 색채명상을 통하여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마음을 진정시켜 죽음처럼 큰 고통과 공포에 처해 있을 때, 자신의 근원에 대해 숙고하며 삶의 의미와 목표를 마주할 용기를 갖게 하는 것이다. 또 인체 안에 존재하는 무지개색과 빛의 파동이 호흡하며 몸과 인격의 실체가 하나가 되어 비로소 온전한 인간으로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어떤 차크라 색채명상도 가볍고 쉽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험난한 사막을 지나 오아시스를 만난 안도감이 들었고 '누구에게나 자유로운 집'의 황금 문의 비밀번호를 알게 된 기분이 되었다. 자기실현의 과정이 완성될 때, 즉 무의식과 의식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서로 보상하여 완전하게 되는 것을 배워 나갈 때 비로소 인간은 전체가 되고 통합되며 평온해지고 풍부하며 행복해질 수 있다(Jung, 1964/1983).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연구에 대한 제언을 하자면 차크라 색채명상에 대한 선행연구는 그리 많지가 않았다, 본 연구를 통해 본 연구자는 무의식과 의식의 융합과 심신의 조화 및 재창조의 에너지를 직접 경험하였고 이는 차크라 색채명상에 대한 중요한 치유적 효과라고 본다. 앞으로 추후의 연구에서는 개인과 집단으로 차크라 색채명상을 체험하고 다양한 임상치료사례에 대한 연구가 보다 심층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한다. 또한 본 연구는 자전적 탐구에 대한 질적 연구로서 연구자의 주관적 이야기와 그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양적연구 및 실험연구를 통해 좀 더 객관적으로 차크라 색채명상의 효과성을 검증하고 연구한다면 차크라 색채 명상의 치유적 근간이 더 넓혀질 것으로 여겨진다. 차크라 색채명상은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고 자기실현의 경험에 동반자가 될 수 있으므로, 자기실현의 과정 속에서 차크라 색채명상은 안전하고 진실만을 말하는 중요한 내면의 거울이 된다. 이러한 차크라 색채명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내면탐구를 통해 자기실현하기를 기대해본다.
<차크라 색채명상을 통한 예술치료사의 자기실현에 관한 자전적 내러티브 탐구/ 전진옥 건국대학교 대학원 문학·예술치료학과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