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7일 서울 세종이야기 견학
글: 김은희(스마일리) 작성/ 사진: 스마일리, 날개
(처음 신청은 19명이었는데 전날까지 여러 변동 사항이 있었는데 최종 14명의 친구들이 함께 갔어요~ 얼굴은 안 찍히고 싶은 언니들은 자체로 뒷모습^^ 입니다)
8:15 무궁화 열차를 타고 갈 표를 예약했기에 8시까지 아이들을 홍성역으로 태워다 주십사고 알렸는데,
사실 인솔하는 어른은 늦게 도착해서 못 가는 아이들의 경우를 늘 미리 걱정합니다.
늦게오면 그냥 두고 가야하나 기다려서 데리고 가야하나…
그런데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8시 10분 전
모두 도착, 느긋하게 출발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화장실 다녀오고
역 앞에서 단체기념 사진도 찍고요.
아침 일찍 일어난 아이들, 아이들보다 더 일찍 서둘러 준비해주신 부모님들 모두 고맙습니다.
출발이 느긋하게 여유있으면 하루가 편안합니다.
아침부터 햇볕이 따가워서 그늘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오늘 무엇이 기대되는지 돈은 얼마를 가지고 왔으며 얼마를 쓸 작정인지 이야기하고, 다가오는 기차를 멀찍이서 고개 쑥 빼고 맞이했습니다.
작년에 못가서 많이 서운해랬던 지안이와 희영이는 우정의 어깨동무를 기차에 오를 때까지 내내 유지했답니다. 안 덥냐 떨어져라 해도 딱 붙어 있던 장면…
적당하게 자리 잡고 2시간을 여행해서 용산역 도착
광화문 ‘세종이야기’가 우리의 목적지인데 그곳에서 공부하고 놀기 시작하면 점심 먹을 시간이 애매해서 용산역에서 간식을 먹기로 했습니다.
간식이지만 끼니가 될만큼 먹어야 되는게 또 아이들에게는 곤란했습니다.
간식인데 배부르게 먹으라고요???????
롯데리아 햄버거, 뚜리주르 샌드위치와 바나나 우유, 용우동의 우동으로
메뉴가 나뉘어 아이들이 식사인듯 간식 먹는 사이
어른 두 명은 대합실 의자에서 정신차리기 위한 커피와 당보충 빵을 먹었습니다.
첫번째 활동은
지하철표 사기
1회용 권 표사기는 저도 처음 해봅니다.
도착역을 누르고 매수를 누르고 지폐를 넣고 플라스틱 표가 나오고 잔돈이 나오고…
한 명 한 명이 다 해보고 싶어해서 이번에 절반이 해보고 돌아올때 또 반이 해보자
해도 한 번에 안되고 여러 번 시도하는데 …
아이들은 이런 (어른들이 시시하다고 여기는)것을 재미있어하고 심지어는가장 진지하게 임합니다.
어른들은 대부분의 신용카드가 교통카드 기능도 겸하고 있어서 이런 경험해 볼일이 거의 없지요.
아이들과 서울 가시면 꼭 아이들에게 지하철 표 구입하는 경험을 하도록 시간을 주세요. 아이들은 자기가 뭔가 해냈다는 느낌을 받게됩니다. 공부하고 시험치는 거말고도 해냈다는 느낌은 중요하지요.
당당하게 표를 손에 들고 지하철 타러 내려옵니다.
용산역에서 시청역까지
그 사이 3역을 지나는 동안에도 남학생들은 손잡이 안잡고 중심잡기 놀이를 합니다.
한 정류장만에 알게 되지요. 지하철이 출발할때 제일 중심잡기 힘들다, 그때 다리를 적당히 벌리고 다리에 힘을 주어야 한다 …
아쉽게 내려서
시청역 승차권 환불기기 앞에서 또 한세월을 보냅니다.
카드 하나 넣고 또르르 떨어지는 500원짜리 동전 받고,
그 다음 사람, 그 다음 … 반복.
그 반복의 와중에도 500원 짜리 동전이 몇년도 산인가가 쟁점입니다.
1992년도, 2002년도
역시 본인의 탄생년도인
2011년이나 2012 년 동전을 받은 아이가 제일 좋아합니다만, 그 동전을 가진 자의 행복은 얼마 못 갑니다.
‘세종이야기’ 에서 공부하고 올라오면서
목 마른 아이들의 요청에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먹으면서 동전을 모두 자판기에 넣었거든요.
시청역에서 내려서 직선으로 광화문 광장까지
걸었습니다.
다행히 구름이 많고 덜뜨거웠어요.
‘세종이야기’가 목적지인데
광화문 광장 입구에서 마술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남학생들은 털썩 자리잡고 앉아서 마술쇼를 보고
여학생들은 서서 좀 보다가 먼저 ‘세종이야기’로 이동합니다.
일정에 없던 마술쇼 보기로 안그래도 빡빡한 일정이 더 바빠졌습니다.
1
12:10
테이블이 공중에 나는 마술을 끝으로 정리가 되고서야 ‘세종이야기’ 입장
세종에 대해, 한글에 대해 배우는 시간.
넓지않은 전시관을 왔다갔다 하면서 활동지 안의 퀴즈를 해결해갑니다.
그런데 사실 그 퀴즈들의 해답이 활동지 맨 뒤에 있어요.
여학생들이 먼저 발견했고 남학생들에게 알렸고
놀라워하면서 남학생들은 저에게 알렸습니다.
답이 있는 걸 그대로 쓴다면 여기까지 올 이유가 없다. 여농센터에서 편하게 답을 쓸 수도 있었지만 직접 여기로 온 이유가 있는데 그 이유가 뭘까… 하고 물었더니
다시 전시관을 왔다갔다 하면서 퀴즈를 풀어갑니다.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다시 광화문 광장으로 올라오면서 자판기에서 음료를 마셨고 교보문고로 입장했습니다.
교보문고를 둘러본 뒤에 물놀이 시간인데
여학생들은 이미 들고온 가방에서부터 물놀이는 하지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합니다. 물놀이 후 갈아입을 옷이 들어갈 수 없는 작은 가방을 옆으로 매고 있었거든요.
여학생들은 교보에서 시간을 더 보내고,
남학생들은 40분 교보문고에서 보내고 물놀이를 위해 교보 앞 큰계단에서 모이기로 했습니다.
이미 마술쇼 공연이서부터 남학생과 여학생이 헤어지기 시작해서 이후로는 따로 일정이 진행됩니다.
이 활동지를 이용했습니다.
‘충무공 이야기’ 공간이 바로 옆에 붙어있으니
다음에 혹시 기회가 생기면 같이 둘러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교보문고는 넓고,사람도 많고,시계를 갖고 있지 않고 해서, 아이들이 제시간에 모이지 못했습니다.
아직 나오지 않은 아이를 찾아 서가 사이사이를 헤매면서 두 아이를 찾아 데리고 나왔습니다. 역시 아쉬워하는 아이가 있었지만 물놀이를 하러 분수로 이동했지요.
박물관, 서점, 물놀이
다양한 경험이 아이들마다 다른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킬 것이라는 어른의 의도였지만, 역시 어른의 욕심이었습니다.
더 많이, 더 재미있는 것을 향해서 계속 이동하다보니
아이들을 재촉하게 되었지요. 어느 하나 충분히 느긋하게 즐기지 못한 것 같아서 몹시 아쉽습니다.
신나게 광장에서 물놀이하는 40분도 좀 짧은 듯 느껴집니다.
물놀이 이후 광화문 광장 지하 화장실에서 옷갈아입고 근처 중국식당으로 이동할 계획입니다.
좋아하는 선생님 덕에 알게 된 오래된 식당이라 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 식당이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까지 중간 휴식한다고 해서 전화로 사정 설명을 했습니다. 10분 전까지는 들어간다고 하고 아이들에게 물어서 미리 주문도 했고요.
그런데 옷갈아입으러 들어간 아이들이 또 한세월을 보냅니다.
젖은 옷을 벗는다. 물기를 닦는다.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젖은 옷은 비닐봉지에 담는다.
어른이 생각하는 이 쉬운 과정이 또 아이들에게는 그렇지 않았겠지요.
수건을 준비한 아이와 수건없는 아이가 반반이어서 두명이 같이 쓰라고 알려주면서 화장실로 안내했는데 화장실 안의 상황이 생각보다 안 좋아서 아이들의 불만이 쏟아집니다. 냄새나요, 더러워요…
또 시간에 쫓겨 양떼 몰들이 아이들을 몰아서 식당으로 들어가서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 발생.
민준이와 선호는 교보문고에서부터 중국식당이 아니라 햄버거를 먹고 싶다고 했습니다.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주문해주고 중국식당으로 가는 동선을 계획했는데
식당휴식 시간 때문에 버거킹을 들르지 않고 짜장면 집으로 바로 와버린 것이지요.
그 시간이 이미 3시였고, 민준이가 할머니와 4시에 용산역에서 만나기로 해서
먹고 종각역으로 가서 다시 지하철 표를 끊는 중대한 일을 거쳐서 용산역까지 가기에 빠듯한 시간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도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먹고 싶었답니다.
몸에 나쁜, 음식같지도 않은 음식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어쩌다 한번 서울에 오면 버거킹 주니어와퍼를 꼭 먹게됩니다. 홍동에서 청정한 식생활을 하다가 주기적으로 정크푸드를 먹어줘야 마음이 편해지는 이유는 뭘까요?
그냥 중국집에서 먹을래, 햄버거집으로 갈래
다시 물었을 때 두 아이는 분명히 내면에서 깊이 갈등을 했겠지요? 잠깐동안이지만, 주변의 타인에게 맞출 것이냐, 내 욕구를 밀어붙일 것이냐…
선호는 짜장면을 먹겠다고 했고 선호가 마음을 바꾸자 주장하기가 더 어려워진 민준이는 짬뽕을 먹겠다고 했습니다.
짬뽕이 맵지 않은지 대다수의 아이들이 짬뽕을 먹었고, 선호는 짜장면, 희영이는 물만두를 먹었습니다.
물만두를 먹은 희영이는 배가 안 불렀을거고, 종각역으로 가는 길에서 어묵꼬치를 더 먹었습니다.
종각역에서 용산역으로 이동해서 민준이는 아이들과 작별하고 할머니를 만나러 가고 아이들은 먼저 도착해서 영풍문고 안에 있던 여학생들과 재회했고 조금 더 책구경을 하다가 기차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