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class="cafe-editor-text">가기 전까지 얼마나 긴장이 되던지..<br />그렇지만 이젠 확실하게 어떤 상태인지 알고 나니 불안감은 조금 덜해졌어요.<br /><br /><br />어제 아침부터 남편이랑 항암을 대비해<br />힐링햇 가서 모자가발하나, 수면비니 하나 먼저 구입했어요. 인터넷으로 아무리 봐도 모르겠어서 매장에 가서 직접 써보니 훨씬 좋더라구요.<br /><br />점심 먹고 병원가서 진료 접수하고<br />의무기록을 떼어봤어요.<br />검사결과가 너무 궁금했거든요.<br />대충보니 호르몬 양성 허투음성 ki67은 10-20%<br />그나마 마음 조금 놓고<br />p53 protein 수치를 보니 95%네요.<br />암억제 유전자가 다 망가졌다는 건가봐요.<br /><br />다른 검사들을 보다보니<br />간에 cyst의심 소견<br />본스캔에서 frontal bone에 benign어쩌고 <br />적혀 있더라구요.<br /><br />검사결과지 보던 중 진료가 시작되어 들어갔어요.<br />먼저 이정언 교수님이 나머지 네 분 선생님 소개시켜 주시고 <br />영상의학과 교수님이 사진보며 브리핑하셨어요.<br /><br />"지금 말씀하시는 건 목까지 전이라고 말씀하시는건가요?"<br />"네. 목도 전이되었다고 나왔습니다."<br />이정언 교수님이 담담히 말씀하시네요.<br /><br />"항암을 먼저할지 수술을 먼저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쇄골 쪽은 수술이 정말 힘들어요. 쇄골, 다른 말로 빗장뼈라고 하는데 수술을 하면 쇄골 윗쪽으로 잘라서 안쪽으로 잘라내야해요. 대수술이 됩니다. "<br /><br />"친정엄마의 경우엔 에스트로겐 강양성이셨구요. 항암2회하고 많이 줄어들어서 수술하고 이후 항암6회 하셨어요. 현재 15년 지나셨는데 건강하세요. 전 선항암이든 수술이든 결정하시는대로 따를게요."<br /><br />"요즘엔 그렇게 치료하지는 않아요. 항암은 먼저 시작하면 끝까지 마치고 수술합니다. 그리고 자기는 엄마처럼 lucky하지 않을 수 있어요."<br /><br />이 말을 듣는데 지금까지 정신 차리려고 노력하던 멘탈이 막 무너지더라구요.<br /><br />그래도 정신차리고 끝까지 물어보고 싶은 건 다 물어봐야겠다 싶어 얼른 마음을 다잡았어요.<br /><br />"선생님 그럼 병기는 어느정도 인건가요?"<br />"3기 후반 정도?"<br />예상했던 터라 큰 충격은 없었어요.<br /><br />"선생님, 결과지를 떼봤는데요. 다 모르겠지만 그래도 그 중에 더 궁금한게 있어서 여쭤보고 싶어요."<br />하며 <br /><br />간에 있다는 cyst와 본스캔에서 나온 frontal bone에 방사성 섭취 어쩌고 benign어쩌고 된걸 여쭤봤어요.<br /><br />그랬더니 cyst는 물혹 같은 거 아무리 많아도 상관없다고 하시더라구요.<br />방사성 그건 읽어보시더니 암이랑 아무 상관 없다는 말이라고 하셨어요.<br /><br />그리고 이정언 교수님이 박연희 교수님께 대화를 건네시고 잠깐 이야기 하시더니 선항암로 결정하시는 것 같았어요.<br /><br />그런데 저 왜 그제서야 눈물이 쏟아지던지<br /><br />"선생님 저 앞으로 50년 더 살고 싶어요. 흑흑흑"<br />하며 결국 조금 울고 말았어요. <br />이정언 선생님이 손을 살짝 잡아주시며 위로해주시더라구요. <br /><br />많이들 우시는지 테이블 바로 앞에 알맞은 위치에 티슈가 놓여있더라구요. 얼른 눈물 닦고 인사하고 나왔습니다. <br /><br />이외에도 잡다한 이야기 조금 더 했는데 별것 아니라 적진 않았어요.<br /><br /><br /><br />오늘은 산부인과 진료 보고 난소보호주사를 맞고<br />다음주 월요일 항암 시작하기로 했어요.<br /><br /><br />목까지 전이되었지만<br />그래도 괜찮아요.<br /><br />제가 차에 타서 남편보고<br />"오빠, 나 십년 안에 죽나봐~~엉엉엉"<br />울었더니 남편이 위로해주네요.<br /><br />"요즘 얼마나 기술이 좋은데 <br />앞으로 십년안에 암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될거다. "<br /><br />"오빠, 나 22세기도 살아보고 싶어."<br /><br />"걱정 마. 넌 꼭 22세기에도 살아 있을거야."<br /><br />"치료비도 만만치 않겠지?"<br /><br />"돈 걱정 하지마. 오빠가 많이 벌어올게."<br /><br />"나 치료 끝나면 직장 그만두고 놀러다닐거야."<br /><br />"그래. 그만둬. 우리 여기저기 많이 놀러다니자."<br /><br /><br />이런 유치한 대화를 나누며 집으로 돌아왔어요.<br />집에 오니 꼬맹이들이 뛰어 나오네요.<br /><br />네. 세 아이를 봐서라도 열심히 살거예요.<br />꼭 살아서 22세기엔 어떻게 되는지 지켜볼겁니다. <br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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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다학제 진료가 참 좋은 시스템이네요. 환자가 여러 곳을 다니지 않고 다 모여서 서로 의논하고 결정하니 효율적일거 같아요. 앤러브님 세 아이 생각하셔서 무조건 힘 내시고 치료 잘 받으세요. 기수는 너무 신경 쓰시지 말구요. 치료 효과가 좋아서 완전관해 되신분 우리 카페에도 있어요. 화이팅입니다.
이제 치료방향은 잡혔고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는 치료도 끝나고 가발도 벗는 시기가 옵니다. 세아이들 잘 키울수 있고 그아이들 결혼하면 손주들도 키울수 있을거에요. 나 자신만 무너지지않게 맘 굳게먹고 단단해지셔요. 앤러브님 우리 함께 힘내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슬픈일들은 오지 않을거에요.
저두 이정언 교수님께 수술 받았어요..이번달말 6개월 첫 검진을 앞두고 있지요..시작을 하니 치료도 끝나드라구요..시작하기전까지 힘들었지만..잘 이겨내실 수 있을꺼에요 지금은 애들보다 본인먼저 챙기세요. 그게 아이들을 위한 길이에요. 오래 건강하게 곁에 있어야지요~~저두 아들둘을 위해 제 몸부터 챙기고 있어요 ㅎ 힘내세요 잘 될꺼에요~~^^
첫댓글 다학제 진료가 참 좋은 시스템이네요. 환자가 여러 곳을 다니지 않고 다 모여서 서로 의논하고 결정하니 효율적일거 같아요. 앤러브님 세 아이 생각하셔서 무조건 힘 내시고 치료 잘 받으세요. 기수는 너무 신경 쓰시지 말구요. 치료 효과가 좋아서 완전관해 되신분 우리 카페에도 있어요. 화이팅입니다.
다모여서 진료 한번 보긴 하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진 않았어요.
대부분 이정언 선생님이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시고 다른 분들은 거의 말없이 앉아 계시면서 고개만 끄덕이는 정도?
그리고 저도 그래도 아직은 완전관해의 희망을 품어봅니다. ^^
화이팅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음이 일단 암조직의80프로는 사멸시킨듯합니다
항암으로나머지20프로!!
사멸시키면 되죠
마음에서 지면 22세기는 힘든거니까~~모쪼록 항암으로 몸이좀 고되어도 잘 지나가시길바랍니다
네. 항암치료 6개월간 잘 받고 힘내서 이겨버릴려구요.
응원 감사합니다.
언제나 잘될거야
잘되고있어
난할수있고 건강하게
오랫동안 아이들과 함께할수 있다고
생각하시고 마음을 열어놓고 사세요
언제나 아이들과 긍정적인 생각으로
사시면 좋은일이 생기고
좋은날만 있으실 거예요
응원합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니까 얘들 키워야한다는 집념으로 전 꼭 오래 살거라고 믿으려구요.
응원 감사합니다.
앤러브님~~~잘될꺼에요
울남편도 그러더라구요 지켜준다고.
이겨내요,우리
우린 할수있어요 꼭꼭!!!
가족들보니 힘이 불끈불끈 생겨납니다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요 늙을때까지~~~
우리 가족들 보며 같이 힘내요~~
그리고 까짓거 22세기까지 살아봅시다. ^^
집안에 엔돌핀이 이리 풍성하니 면역력 쭉쭉 오르시겠어요~ 꼭 이겨내실거에요, 화이팅입니다!
꼭 이겨내려구요.
응원 감사합니다. ^^
이제 치료방향은 잡혔고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는 치료도 끝나고 가발도 벗는 시기가 옵니다. 세아이들 잘 키울수 있고 그아이들 결혼하면 손주들도 키울수 있을거에요. 나 자신만 무너지지않게 맘 굳게먹고 단단해지셔요. 앤러브님 우리 함께 힘내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슬픈일들은 오지 않을거에요.
가장 무서운건 아직도 머리가 빠지는 것이랍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분명 그랬었지 하는 날이 오겠지요.
같이 힘내요~~ ^^
저도 아직애가 어려서 매일 아이 결혼할때까지만 살게해달라고 욕심부리며 기도하고있어요
앤러브님♡ 우리치료잘받고 아이결혼식에 다참석할때까지 살아보아요♡홧팅요♡
저두 이정언 교수님께 수술 받았어요..이번달말 6개월 첫 검진을 앞두고 있지요..시작을 하니 치료도 끝나드라구요..시작하기전까지 힘들었지만..잘 이겨내실 수 있을꺼에요
지금은 애들보다 본인먼저 챙기세요.
그게 아이들을 위한 길이에요.
오래 건강하게 곁에 있어야지요~~저두 아들둘을 위해 제 몸부터 챙기고 있어요 ㅎ
힘내세요 잘 될꺼에요~~^^
힘내세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