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천읍의 비수구미 마을은 아직도 오지로 불리워진다.
그 곳에 지금은 폐교가 되어버린 동촌초등학교 수동분교가 있었는데 그주변이 아름답다하여
그곳을 찾아 나섰다가 이 길을 만났다.
큰 돌계단들은 이끼 옷을 입고 있었고 그 위는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을만큼의 풀들로 덮혀 있었다.
이 길로 가면 뭐가 있을까 궁금해하면서 스쳐 갔었는데 결국 이 길을 통해서 수동분교를 가야만했다.
가을이면 이 길은 스타들의 레드카펫이 부럽지 않을만큼의 아름다운 길이 된다고 했다.
낙엽들이 이 길을 노랗게 물들여서 골드카펫이 된다고 했다.
수동분교가 있었다는 흔적이 정확하게 남아 있었다.
교문을 지나서 들어가야 했지만 이미 너무 많은 나무들과 잡초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할 수 없이
우회도로(?)를 이용해야 되었는데 그쪽 사정 역시 별반 다를바 없었다.
저렇게 우거진 나무와 풀들을 헤치고 지나가야했다.
건물의 로비 역할을 하는 곳이었다.
이미 주인 없는 곳에는 칡넝쿨이 내집인양 자리 잡고 더욱 그 세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었다.
아마도 학교 사택인 모양이었다.
지금은 흉물스런 폐가로 변해 있었다.
낮은 책상과 낮은 의자. 내가 저렇게 작은 시절이 있었던가?
정말이지 공포영화 세트장으로 써도 손색이 없을만큼의 폐교 내부.
4,5,6학년이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은걸로 봐서 학생 수를 가늠할 수 있었다.
칠판엔 누군가가 떠든학생과 착한학생의 명단을 적어두었다. 한참 웃었다.
한동뿐인 학교 건물.
이 곳에서 비수구미의 학생들은 꿈을 키워 나갔을 것이고 지금은 성인이 되어 이 곳을 그리워하겠지?
마치 운동장 어느 곳에서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듯 했다.
이미 삭아버린 시소는 앙상한 형채만 남기고 있었고 아이들처럼 시소에 올라타보기도 했다.
예전 학교 운동장 자리였으리. 지금은 이렇게 변해버렸지만 아침 조회도 했을 것이고 운동회도 했을 것인데...
내 어릴적 초등학생이었을 때의 모습과 오버랩 되면서 수동분교의 곳곳을 담고 내려왔다.
이 곳을 조금 개발하면 안될까? 저렇게 흉물스런 모습으로 남겨 두는 것보다는 모습을 그대로 살리면서
이용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갑자기 잔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지만
이 조용한 비수구미의 등촌리에 어울리지 않는 색이 될까봐 생각을 얼른 접었다.
아름다운 비수구미의 전설이 되어 버린 폐교.
무성한 풀들에게 둘러 싸여 있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렸던 시절이 있었음을
그들의 꿈이 커갔던 시절이 있었음을.....
첫댓글 별꽃님은 여름에는 낚시 안 하나여?...덕분에 비수구미라는 곳을 저도 다녀온 느낌임다...백숙맛은 못 보았지만요, 냠~
넘 더워서 여름에는 쉬는편이죠.
채마밭 일구며 저 운동장처럼 뜨락이 넓은 집에서 노후를 지내고 싶은 1 人... 좋은 사진,글 잘 보았습니다.
모처럼 같은 생각^^
저는 해물 스파게티에 커피한잔!!
별꽃님 제가 수동분교 출신인데 감회가 새롭네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