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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코지마 여행 방안
가보시면 알겠지만 미야코지마는 영락없는 시골이다. 난 그래도 섬이 꽤 커서 그래도 중심지는 어느정도 번화하겠거니 기대했었는데... 중심도시 히라라(平良)는 우리로 치면 면사무소 소재지 급의 규모인데 그나마 넓게 산재되어 있어 돌아다니기 까다롭다. 도대체 여긴 어디가 중심지야? 알 수 없을 정도로 띄엄띄엄 넓게 퍼져있다는 말씀. 미야코지마는 대중교통이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노선버스를 운영하는 버스회사로는 야치요버스와 쿄에이버스 두 버스회사가 있으나 관광목적과는 전혀 동떨어지는 노선운영을 하는데다 웃기게도 이 나른한 섬에서 두 회사가 터미널도 서로 따로 운영한다. 노선버스로 그나마 쾌적하게 가 볼만한 데가 독일문화촌 정도다.(그다지 평도 좋지 않다) 미야코지마에서 가장 볼만한 곳인 히가시헨나미사키는 가장 가까운 곳의 버스정류장에서 도보 50분(...)이다. 정기관광버스를 운영하고 있었으나 수지가 안맞아 그것마저 폐지되었고 두 회사 모두 본업인 노선버스보다는 외부에서 오는 단체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대절버스로 먹고사는 분위기다. 현지인조차 학생들 빼고는 이용을 잘 하지 않는다고 들었고 운행간격도 뜸해 실제로 노선버스가 돌아다니는 모습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오죽하면 미야코 공항에서 히라라 시내로 데려다 주는 버스는 있는데 황당하게도 시내에서 공항으로 들어가는 노선버스는 없다. 닥치고 택시타고 다니란 얘기지 이건. - -; 그렇다면 이 섬을 돌아다닐 방법은 다음과 같이 몇가지로 압축된다.
1. 관광택시 미야코지마에 개인관광으로 온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법으로 확실히 편하다. 직접 운전할 필요도 없고 택시기사들과 잡담 나누며 이곳저곳 자세히 설명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주니 금상첨화다. 물론 일본어를 전혀 못한다면 버로우타겠지만...; 위에서 언급한 야치요버스와 쿄에이버스도 관광택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그 외에 산코우 택시와 데이고 택시 두 회사가 더 있다. 문제는 가격인데 어지간한 사람들 특히 필자같이 아직 학생신분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환장할만한 가격을 요구해오므로 많은 고민을 낳게 한다. 가장 짧은 2시간짜리 투어가 6,320엔이고 가장 많이 이용하는 3시간짜리 투어가 무려 9,480엔이다. 관광시간이 길어질 수록 투어비가 비싸지는데 일종의 담합을 했는지 투어비는 어느 택시회사나 똑같다. 4시간 12,640엔, 5시간짜리 섬 일주코스는 15,800엔이다. 예약은 택시 회사로 직접 전화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냥 미야코 공항에 도착해서 관광 인포메이션에 문의하거나 숙소 주인에게 요청해도 충분할 것 같다. 어차피 공항 건물 나서면 택시가 수두룩하게 대기하고 있고.
2. 렌트카 가장 좋은 방법인데 24시간 1일 렌트에 싸게는 2,500엔에서 비싸게는 3,500엔까지 대충 3,000엔 내외로 생각하면 된다. 물론 반납할 때는 기름 꽉꽉 채워서 반납해야 한다. 도로사정은 오키나와 본섬에 비교해 당연히 열악하다. -_-; 나는 직접 운전해서 돌아다니지는 않았지만 공항 주변을 제외하고는 길이 좁아 터진데다가 구불구불하고 사방이 사탕수수밭 시골길에 비포장도로도 만만치 않게 있어 우리같은 외국 사람이 초면에 와서 운전하기엔 조금 애를 먹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봐도 이게 가장 좋은 방법같다. 이 섬을 한바퀴 돌면서 이케마지마와 쿠리마지마 등 주변 섬과 주요 볼거리를 다 둘러보고 오는데 대충 7~8시간쯤 걸린다. 렌트카 업소가 15곳 정도 있는데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업소 몇 곳을 링크해둔다. 사 웨스트 미야코 : http://www.swest.jp OTS렌터카 미야코영업소 : http://www.otsrentacar.ne.jp
3. 자전거 만약 하루 내에 미야코섬을 다 볼 요량이라면 절대 말리고 싶고 며칠에 걸쳐 돌아다닐 생각이라면 해볼만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날씨가 관건인데 오키나와는 해양풍이 거센 동네라 본토에 비해 거의 자전거를 타고 다니지 않는 문화라는걸 참고하시고.(오키나와에서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면 열의 아홉은 외부에서 온 관광객이라 한다) 히라라 시내 주변만을 돌아다닐 생각이라면 자전거를 필히 빌리자. 너무 넓어 지친다. 1일 : 1,500엔, 일주 투어 : 7,500엔. PLUS 2 DO : http://www.plus2do.jp
4. 대절버스 일본 국내 여행사의 투어를 이용하는 것으로 만약 일본에서 거주하고 계신분이라면 생각해 볼만한 방법. 섬내 투어는 야치요버스의 대절버스로 해결될테고... 다만 일본인들과 달리 단체여행 싫어하는 우리나라 사람 특성상 과연 이 방법을 이용하실 분이 얼마나 될꼬?
5. 개인투어 일본의 낙도지방이나 시골 관광지들의 정보를 모으다보면 현지사람들이 개인적으로 투어를 운영하는 곳을 더러 볼 수 있는데 미야코지마에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오키나와 현내 곳곳에 산재한 다이빙 투어와 카누투어를 제공하는 다이빙 샵들이고... 다이빙 샵들중에는 매우 드물지만 더러 미야코 섬 내 관광을 시켜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는 곳이 있는데 필자는 이런 곳을 이용해서 다녔다. 그러나 미야코지마는 외국인 관광객이 거의 오지 않는 곳이므로 영어 대응이 거의 안되는데 혹시 일본어 대화가 불가능하다면 버로우다. -_-;; 오오사카에서 이주해와서 벌써 5년째 개인투어를 운영하고 있다는 세키야 상의 홈페이지를 링크해둔다. 혹시 이 글을 보고 여기를 이용하게 된다면 제 안부도 좀 전해주시고요. 08년 1월에 투어를 이용한 젊은 한국인 청년(^_^)이 소개해줘서 왔다는... ㅎㅎ 島日和의 홈페이지 : http://www15.plala.or.jp/simabiyori/
미야코지마로 가는 방법
당연히 한국에서 바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_-;
1. 배 일본여행 좀 다녀보신 분은 알겠지만 필자도 미야코지마 일정을 그려보기 전에 분명 나하에서 왕복하는 야간페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물론 찾아보니까 있다. 그런데 문제가 운행일정이다. 아리무라 산업에서 비룡(飛龍)호라는 이름의 페리를 운영하는데 문제는 이 배가 단순히 나하와 미야코 섬만을 왕복하는 페리가 아니다. 일본 본토의 나고야 혹은 오오사카에서 출발해 며칠에 걸쳐 카고시마와 오키나와 본섬 나하 신항구, 미야코, 이시가키, 요나구니를 거쳐 대만 타이페이와 카오슝까지 가는 배로 미야코는 그 중의 경유지일 뿐이다. 따라서 배가 매일 있는게 아니고 1주일에 단 2회있다. 이 운행일정에 맞추지 못해 결국 필자는 배로 가는 법을 포기했다. 대만에서 출발해 류큐제도와 남서제도를 횡단해서 일본 본토까지 항해하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계신 분이라면 모를까 과연 이 만만치 않은 배 일정에 스케쥴을 맞출만한 여유를 가지신 분이 얼마나 될까?; 운행 스케쥴은 매달 바뀌므로 반드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것. 예약은 오오사카, 나고야, 나하, 그리고 대만 카오슝 지사에서 전화로 받는다. 나하 → 미야코 : 2등실, 9시간, 4,500엔. 아리무라 산업 : http://www.arimuraline.co.jp
2. 비행기 재팬트랜스오션(JTA)에서 도쿄와 오오사카에서 가는 직항 1일 1편씩을 운항한다. 오키나와 본섬에서는 나하와의 사이에 류큐에어커뮤터(RAC)와 JTA, 그리고 ANA가 운항한다. 편수는 자주 있다. 그 밖에는 타라마지마(多良間島)에서 RAC가 매일 왕복 1편을, 이시가키지마에서 JTA와 RAC가 매일 5편수를 운항 중이다. 오키나와 본섬에서 출발하면 도착하기까지의 비행시간은 50분이다.
타라마지마는 미야코지마와 이시가키지마 가운데 있는 조그만 섬이다. 오키나와 본섬에서 동쪽으로 멀리 홀로 떨어져있는 다이토 섬도 그렇지만 이런 홀로 뚝 떨어진 고고절해에도 사람이 살고 있는게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할 따름이다. 사진 출처 : 일본어판 위키피디아
한국에서 가장 싸게 가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는데 아시아나 항공의 오키나와 직항편을 이용해 나하로 간다음 ANA의 스타얼라이언스 에어패스 요금을 통해 나하와 미야코지마 왕복티켓을 끊어놓는다. 한국에서 미리 발권해가지고 가야하며 소비세 제외 왕복 22,000엔.(정가는 편도 17,000엔 내외) 또 다른 방법은 타이페이를 경유해 나하로 가는 대만 중화항공을 타는 법이다. 중화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이 아니라서 VISIT JAPAN FARE요금을 적용받아야 하는데 이 경우 왕복 26,000엔. 다만 서울에서 나하까지 가는데 드는 비용은 아시아나의 오키나와 직항보다는 중화항공의 타이페이 경유편이 약간 저렴한 편이다. 다만 JAL과 ANA에서 제공하는 외국인 전용 이 특별요금은 3월 7일 ~ 3월 31일, 7월 18일 ~ 8월31일 사이의 기간에는 사용할 수 없다. 그 외에는 JTA와 RAC에서 발매하는 츄라시마킷뿌(美ら島きっぷ)가 있다. 이 패스는 JR의 세이슌쥬하찌 킷뿌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데 오키나와 현내의 본섬, 쿠메지마, 미야코지마, 이시가키지마, 그리고 최서단 요나구니 이 섬 사이의 비행구간을 39,500엔에 5번 이용할 수 있는 에어패스이다. 이용기간은 4월 1일부터 9월 31일까지며 8월 9일부터 19일 사이에는 사용할 수 없다.
추천 일정
1일차 : 미야코지마 섬 투어 2일차 : 오전 - 이라부지마 및 시모지지마 투어, 오후 - 스노쿨링 또는 카누 투어 3일차 : 이케마지마에서의 스킨스쿠버다이빙
다이빙 샵은 다음의 리스트를 참고. 모두 숙소까지의 픽업 및 공항으로의 송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야코지마의 다이빙 샵들 : http://www.miyakozima.net/shop1/shop1.php 다이빙 샵 BIG WAVE : http://www.m-bigwave.com 가격도 조금 저렴하고 스탭들이 젊은 사람들 위주라서 분위기가 좋을 것 같다. 나는 쿠로시마에서 다이빙을 했기 때문에 직접 이용해보지는 않았다. 날씨 나쁜 날에는 바다에 뛰어드는 것이 좋다. 밖에서 아무리 바람 매섭고 폭풍우가 휘몰아쳐도 바닷속 만큼은 온화하고 따스한 아름다운 산호초의 에메랄드빛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 미야코지마는 일본내에서도 가장 바다가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이 날 돌아다닌 루트.
미야코공항에는 예정시각보다 5분 늦게 지연 도착을 했다. 오자마자 첫 인상은 사람 참 우울하게 하는 먹구름만 가득 낀 하늘. -_-; 이거 오늘도 만만치 않겠구나 각오를 다시 다졌다. 그래도 이번 여정은 뭔가 다른 것이 공항에 나를 마중나와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거다. 미야코지마는 대중교통편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어떻게 돌아다닐까 고민을 하던 도중 여기서 개인투어를 운영하는 세키야상의 홈페이지를 우연히 발견해서 미리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예약을 해놨기 때문이다. 미야코지마로 출발하기 전날 나하에서 미리 전화로 확인도 해놨다.
도착 로비에서 세키야 상을 만나 첫인사를 하고 차로 출발했다. 날씨가 나빴지만 처음으로 오는 섬에 현지사람 자가용을 타고 돌아다니는 것은 처음이라 왠지 기분이 새롭다. 세키야 상은 5년전 오오사카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갑자기 뭔가 느끼는 것이 생겨 때려치고 이곳으로 이주해왔다고 한다. 한국은 전부 서울로 올라오려고 하는데 오오사카 정도의 대도시에서 일부러 이런 시골로 내려왔다니 대단하다고 하니까 '일본은 이미 지친거예요.' 짤막하게 그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매일 아침 출근길에 러시아워에 시달리는 지하철을 타면서 대체 내가 무얼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걸까 회의를 느꼈다며. 이날 거금을 주고서도 개인투어를 한게 후회가 되지 않는 이유가 이렇게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정기관광버스를 탔을 때보다도 이곳저곳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고 그 외 서로 관심사에 관해 밀도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아주 좋은 경험이 되었다.
처음으로 들른 곳은 히사마쯔 5용사 현창비(久松五勇士顕彰碑). '그다지 대단한 곳은 아니지만...' 으로 시작된 세키야 상의 설명으로는 미야코지마는 류큐제도에서 가장 큰 오키나와 본섬과 최남단인 야에야마 제도 사이에 낀 애매한 위치로 인해 가장 발전이 더딘 지역이었다 한다.(지금도 그렇지만) 20세기 초 러일전쟁 당시 북극해에서 출발하여 유럽을 끼고 대서양과 인도양을 통해 미야코지마 부근까지 다다른 러시아의 발틱함대를 이 곳 주민들이 발견했다. 그러나 미야코지마에는 통신설비가 없어 5명의 주민들이 통신설비가 있는 가장 가까운 섬인 이시가키지마까지 이 카누를 타고 갔는데 그들의 공덕을 기리기 위한 비라고 한다. 헌데 그들이 이시가키지마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다른 사람이 발틱함대의 출현을 본국에 보고하고 난 뒤라고 한다. 참으로 안습적인 상황... -_-; 거기다 대단한 것은 아무런 동력기관 하나 없이 손으로 노를 저어서 간 것이었다 한다. 역시 옛날 사람들은 대단하다...; 미야코지마와 이시가키지마는 100km 이상 떨어져있다. 2차 대전때 미야코지마는 그 애매한 위치 덕분에(?) 본섬과는 달리 그다지 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미야코지마의 인구가 3만명이었는데 본토로부터 피신해온 1만5천여명의 피난민들로 인해 극심한 식량난을 겪었다. 미야코지마에서는 쌀이 나지 않는다.
스나야마 해변. 마에하마 해변과 같이 미야코지마의 대표적인 해변이다. 흰 모래언덕을 올라가 넘어야 되는데 조금 빡세다. 미야코지마에서 가장 인기있는 해변이라는데 입구의 주차장도 작고 낡아빠진데다 아무도 없더라는... 미야코지마는 의외로 낙후된 지역이었다. 지도에서 보면 본섬과 이시가키지마와 같이 커보여서 관광객들로 꽤 붐빌 것 같았는데 세키야상 말로는 여름철에 조금 붐빌뿐 비수기때는 언제나 조용하댄다. 실제 이시가키의 경우 중심지는 그나마 도시라 불릴만한 번화함을 갖추고 있었으나 미야코지마는 중심가인 히라라마저 시골의 느낌을 주었다. 이시가키는 한해 8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데 반해 미야코지마는 40만명에 못미친다 한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해수욕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나와 같이 해변만 잠깐 보러온 사람 한둘만 있을 따름이었다. 하지만 이런 잔뜩 찌부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선명하게 보여주는 미야코지마의 푸르디 푸른 바다빛은 참으로 남달랐다.
너무나도 선명한 에메랄드 빛 바다... 미야코지마는 일본내에서도 가장 산호군이 발달된 지역이라 한다.
미야코지마는 사람 사는 곳만 조금 벗어나면 사방천지가 사탕수수(砂糖きび, 사토키비) 밭인데 뜻밖에도 이 곳의 주산업은 농업이다. 아무리 봐도 바다 한가운데 있는게 어업으로 먹고 살 것만 같은 동네인데. 섬 주민들은 대부분 사탕수수와 약간의 담배재배로 생업을 꾸려나가고 여기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은 정작 바다에는 잘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미야코지마 뿐만 아니라 오키나와 현내 어느 지역이든 성황리에 있는 다이빙샵들은 대부분 일본 본토에서 건너온 외지인이 운영하고 현지인들은 거의 없다. 사탕수수 밭들 주변은 지평선이 보일정도로 광활한데 그에 비례해 또한 굉장히 외진 곳이었다. 길은 비포장도로에 민가 하나 보기도 어려운... 세키야 상이 웃으면서 한마디 했다. '엄청난 시골이죠?' '정말이네요. 그런데 마치 풍경이 북해도의 비에이 같네요.' '예전에도 북해도에서 왔다는 부부가 그런 소리를 했어요. 오키나와가 아니라 마치 북해도 같다고.'
미야코우마. 현 일본내에서는 8종의 재래종 말이 있는데 미야코의 말이 가장 수가 적다고 한다. 미야코지마에서 말이 사육되기 시작된 것은 13세기 이전으로 다른 섬들과의 왕래가 뜸했던 탓에 고유혈통이 그대로 보존되게 되었다. 같은 오키나와의 요나구니 섬의 말과도 혈통이 다르며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말을 타고 해변가를 둘러볼 수 있는 요나구니 섬에 가보지 못한게 다시 속이 쓰린다... T_T 미야코지마는 오키나와 본섬의 류큐 문화와는 전혀 다른 문화권이었다고 한다. 같은 오키나와라서 여기도 똑같이 류큐왕국의 문화권이겠거니 했는데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지마 야에야마 제도 모두 서로 다른 언어에 전혀 다른 문화권이란다. 그 예로 미야코지마는 류큐왕조의 왕과는 다른 통치자 계보가 이어져 내려오고 있었으며 본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수호신 시사가 미야코지마에는 없다. 시사가 있는 집은 백방 외지에서 온 사람 집이라나. 오키나와 본섬에서는 환영합니다를 멘소레(めんそーれ)라고 하는데 미야코지마에서는 응미야-치(んみゃーち)라고 한다.
미야코지마의 서쪽 끝인 니시헨나자키(西平安名崎)에 다다렀다.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시퍼런 바다... 그 끝에는 이케마 대교로 연결된 작은 섬 이케마지마가 보였다. 이 곳은 매년 봄마다 조류현상으로 바다 밑바닥의 산호군들이 그대로 바깥으로 드러난다. 그런데 여행사에서 사람들을 배에 가득 싣고 와 그 위에 관광객들을 내려놓는다. 미야코지마에서 산호군들이 가장 발달한 곳 중 하나로 다음에 올때는 반드시 여기에서 다이빙을 할 것이다..
저 조그만 바위 끝머리가 미야코지마의 서쪽 긑, 니시헨나자키이다. 이곳의 암석을 보고 여기도 화산섬이구나 싶었는데 뜻밖에도 산호초가 융기되어 형성된 섬이라 한다. 산호석이 겉으로 보기에는 화산암과 매우 닮았다. 오키나와에서는 산호석을 가공해서 건물 외장으로 대리석보다도 더 널리 쓰이는데 오키나와의 풍광이 본토와 다른 색채를 띄게 하는데 일조를 한다.
이케마지마와 미야코지마를 잇는 이케마 대교. 다리 가운데가 볼록 솟아나 있는 이유는 선박의 통과를 위해서다. 햇빛만 쨍쨍 내려주고 있었어도 바다빛이 더할 나위없이 더욱 더 아름다웠으련만...
저 코발트색 바다 너머로 보이는 작은 섬은 오오카미지마다. 저 섬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지 않아 페리를 타고 가야한다.
이케마 대교.
바닥까지 투명하게 비쳐 보이는 바다. 해수투명도가 오키나와 내에서도 가장 깨끗하다고 한다.
어느 노부부가 기가 막히다는 듯 연신 주변의 풍광을 사진기에 담고 있었다. 나도 물론 마찬가지고...
바다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 빨아들이는 듯한 저 푸른 바다빛은.
이케마지마는 차로 5분이면 한바퀴 돌 수 있을정도로 작은 섬이었다. 이케마지마에는 작은 교차로가 딱 한 군데 있고 그곳에 섬 유일의 신호등이 하나 설치되어 있다. 차량 통행량이 매우 적어 신호등 따위가 필요없는 곳인데 아이들 교육 때문에 일부러 만들었다고 한다. -_-; 신호등이 없어서 그 섬에서 태어나고 살던 아이들이 신호등이라는 것이 이 세상에 있는지 그게 어떤 역할을 하는 기계인지 아예 모를 정도였다나.
슬슬 점심때가 되어 점심을 먹으러 갔다. 미야코지마는 단연 소바가 유명해서 이 곳의 소바를 먹고 싶다고 하니 세키야 상이 데려간 곳이 바로 BO-ZU라는 히라라에서 약간 떨어진 넓지만 조금은 허름한 카페. 700엔짜리 미야코규스지 소바(宮古牛スジそば) 라는 걸 시켰는데 대부분 소바에는 돼지고기를 넣지 쇠고기를 넣는 곳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 국물 육수맛도 좋았고 매운맛을 낼 수 있게 시치미(七味)와 아와모리로 만든 매운소스를 가미해서 먹었는데 입맛에 착착 맞아 매우 맛있게 잘 먹었다. ^_^ 내가 아직까지 이 지역 음식 맛을 잊지 못하는게 바로 이 소바 때문이다. 미야코소바, 야에야마 소바, 소키소바.. 얼마나 다 맛있기만 하던지. 세키야 상과 한국의 서울 얘기를 하다가 강남이라는 지명이 나왔는데 도쿄로 치면 키치죠지 같은 동네라고 하니 '얼레? 여기에도 키치죠지 출신이 한명 있는데' 하더니 놀랍게도 여기 주인장 또한 도쿄에서 살다 이주해 온 사람이었다. 도시에서 이런 시골로 이주해오는 사람이 그렇게도 많으냐 물으니 대도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이따금 이주해오지만 8할 정도는 적응을 못하고 되돌아간다고 한다. '여기 사람들과 사귀는 것도 큰일이고, 수입이 정말 적어요. 제 이웃들도 전부 가난한 사람들 뿐이고...' '여기에 대학은 없죠? 자녀분들은 이 곳을 떠나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것도 그렇지만 결정적으로 이 섬에는 일자리가 없군요. 그것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떠나고 있지요.' 미야코지마는 지금 불경기가 장기간 지속되어서 지역 경제가 상당히 침체되어 있는 상태라고 한다. 이 곳도 경제얘기만 꺼내면 왠지 우울해진다. 카페 주인장은 미국드라마 광이라서 지금은 LOST를 줄곧 DVD렌탈해서 보고있다고 하는데 한국배우 김윤진이 출연하는 일로 이런 화제로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런데 난 LOST는 거의 잘 안보고 CSI를 주로 보는데 여기 사람들은 CSI는 아예 모르더라. 그게 어느나라 드라마냐는 엉뚱한 소리만 들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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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키나와 여행을 가고싶어 머리굴리고 있는 1人으로써 여행기 재밌게 읽고있습니다.부러워요~!!^^
12일간 비와 먹구름 속의 오키나와 여행은 부러울게 별로 없답니다 ㅎㅎ;;
바다 색이 정말 아름답네요 -ㅠ- 정말 잘봤습니다..
정말 아름답죠 바닷물 자체에 물감 풀어놓은 줄 알았습니다
정말 가고싶네요...^^
저도 다시 가고싶은데... 다이빙 하러...T_T
이야, 이건 뭐 그냥 찍었다하면 엽서네요.!!!
햇빛 쨍쨍할 때의 사진 보시면... 제 사진 정말 안습들입니다.. ^^;;
오우~! 미야코지마 잘 보았습니다. ^^
감사합니다 근데 아직 안끝났어요 ㅎㅎ
얼른 다음편 올려 주십시요..잘보고 있습니다..
방금 올렸습니다 ㅎㅎ
바다 색깔에 반했어요. 어떻게 저렇게 맑고 푸른 물빛이 있을 수 있는지... 정말 당장이라도 뛰어들고 싶어요.
미야코지마, 고 자그마한 섬안이 꽉 차보이네요..밭으로..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