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현 남부 상황에 대해 알아야 할 5가지

[김수영1]

10월초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군은 반복적으로 가자지구 북부 사람들을 남부로 밀어냈다. 현재 가자지구 남부 인도주의적 위기는 심각하며 안전도 보장되지 않는다. 격렬한 폭격과 전투로 인해 실향한 180만 명 이상의 인구는 전체 가자지구 인구의 80%에 해당한다. 약 1백만 명은 남부로 이주하도록 강요받고 있는데, 이곳 생활환경은 현 분쟁 전에도 이미 인구 과밀에 열악한 형편이었다.

알 아크사 병원 내 진료 대기중인 환자들. 2023년 11월 29일. ©MOHAMMED ABED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이 7일째로 연장됐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가 일하고 있는 가자지구 남부 상황에 대해 알아야 할 5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생활필수품이 없는 사람들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사람들이 물과 음식, 요리를 위한 가스를 받으려 줄을 서지만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이는 여전히 충족되지 않고 있는 수요라는 점을 보고한다. 가자지구로 구호품을 실은 트럭 여러 대가 진입했지만, 이는 수요 대비 크게 불충분한 상황이다. 매트리스, 따뜻한 옷, 담요나 다른 물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력을 차단하고 연료 비축분이 바닥남에 따라 의료, 물, 위생 및 통신 관련 필수 서비스들은 차례로 중단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취한 완전 봉쇄조치로 인해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음식, 물, 거처, 의료지원 등 생활의 필수적 요소들이 부재하게 됐다. 

2. 아직 기능하는 몇 안 되는 의료시설은 과부하 상태

가자지구 남부에 현재 기능 중인 의료시설은 총 11개 중 8개 뿐이다(*출처: UN OCHA, 11월 26일). 이들로 현재 평소보다 훨씬 많은 수의 환자들이 유입되는 상황이며 각종 물품, 물, 전력 등도 크게 부족하다. 공간 부족 역시 심각한데 북부에서와 마찬가지로 남부 병원들 역시 수천명의 실향민들의 대피처가 되었기 때문이다.

가자지구 내 의료보건체계 전체가 지금 상황에 대응할 역량이 안 됩니다. 병원들은 지난 수주간 부상자 유입으로 완전히 과부하에 걸린 상태입니다.”_마리-오르 페레(Marie-Aure Perreaut) / 국경없는의사회 가자지구 긴급대응 코디네이터

칸 유니스(Khan Younis)의 마티르(Martyrs) 진료소에서 일하는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1일 진료 건수가 약 250건에서 1,000건까지 증가했음을 보고했다.

다른 병원을 방문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병상 수 부족과 환자들이 복도에 누워 진료 대기중인 상황을 보고했다.

알 아크사 병원 내 복도. 2023년 11월 9일. ©MOHAMMED ABED

3. 가자지구의 높은 인구 밀도가 미치는 심각한 의료보건 영향

가자지구는 전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2백만 이상 인구가 365평방킬로미터의 면적에 거주하는데 이는 뉴욕시의 절반 가량 면적이다. 가자지구 인구 거의 전체가 강제로 남부의 더 작은 지역으로 피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인구밀도가 더욱 높아진 상황을 의미한다. 약 1백만명이 정말 작은 지역에 갇힌 것이다. 이동할 수도 없고 전적으로 인도주의적 구호에 의존한다. 열악한 생활 환경은 이들의 보건에 심각한 위험 요소다.

우리는 화상과 기타 가정 내 부상을 입은 여성과 아동의 증가도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극도로 열악한 생활 환경 때문이며 캠프 내 임시 거처들이 과밀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_마리_오르

가자지구 남부 현 상황 정도의 인구 과밀은 전염병 위협도 야기한다. 과밀화된 공간 내에서 물과 위생 부족 상태로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예방이나 감시 체계도 없기 때문에 콜레라나 홍역 등 질병에 아주 취약하다.

오늘 만성적 질병에 감염, 바이러스, 박테리아로 인한 복합적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가 찾아왔습니다. 이건 임시 피난처의 과밀한 생활환경 때문입니다.”_자밀 아와드 알라(Jameel Awad Allah) / 마티르 진료소 국경없는의사회 간호사

4. 전쟁 부상자와 정신건강 돌봄에 대한 수요 급증

마티르 진료소의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아동과 성인 대상 외래 진료와 폭발이나 감염 상처 드레싱 치료를 제공한다. 나세르(Nasser) 병원에서는 외상 환자 분류와 전원도 하고 있다.

이 병원들은 아직 가동 중이나 전쟁 부상자로 과부하에 걸린 상태다.

여기 대부분 환자들은 전쟁으로 인해 파편상이나 골절을 입은 환자들입니다. 화상 환자들도 있습니다.”_아와드 알라

폭발이나 포격으로 인한 수술, 화상 및 부상자 치료 외에도 기본적 의료 수요인 모성 및 정신건강, 일반 의약품 수요도 있다. 칸 유니스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팀은 여성과 아동을 위한 정신건강 세션을 제공한다.

특히 실향민 등 여기 모든 이들에게 정신건강 지원을 제공합니다. 아동들에게 가장 흔한 증상은 악몽, 수면 중 소변, 근심, 공포 등 증상입니다. 놀이 활동 등을 통해 가능한 지원을 제공하고자 노력합니다.”_마르와 아부 알 누르(Marwa Abu Al Nour) / 국경없는의사회 임상심리학자

칸 유니스 소재 마티르 진료소의 환자들 ©MOHAMMED ABED

5. 가자지구 남부 전역 국경없는의사회 대응

지금 국경없는의사회는 가자지구 나세르 병원과 알 아크사(Al-Aqsa) 병원 등 남부 2개 병원과 칸 유니스 소재 마티르 및 베니 수하일라(Beni Suhaila) 2개 진료소에서 일하고 있다.

나세르 병원에서 국경없는의사회는 외상이나 심각한 화상을 입은 환자들 대상 긴급 돌봄과 수술 치료를 제공하며, 응급실과 집중치료실(ICU)도 지원한다.

중부(Middle Area) 알 아크사 병원에서는 병원 직원 지원 활동을 시작했다. 부상자 드레싱과 폭발이나 화상 환자 외래 진료 활동을 하고 있다.

마티르 진료소에서는 외래환자 진료와 정신건강 상담을, 베니 수하일라 진료소에서는 상처 드레싱 등 기초 의료를 제공하고 있다.

[송순영]

뉴스를 보는게 고통입니다..
속히 전쟁이 멈추고 평화가 임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