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회암사 근처가 삿갓 김병연의 출생지란다. 그는 화순에서 죽어 영월에 묘(墓)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출생지에 대해서는 영월과 양주가 대립각을 세운다. 홍경래의 난으로 연루돼 폐족(廢族)이라는 멍에를 쓰고 평민 이하로 전락된 그의 집안... 베일에 싸여 있던 김병연선생의 출생지... 어느 대학교수의 학위 논문을 쓰면서 회천면 회암리 근처라고 주장하였다. 이를 근거로 양주시는 생가 복원 및 김삿갓 문학대회를 열고 있다. 해학(諧謔)과 위트가 가득하면서도 삶을 뒤돌아보게 하는 그의 작품들... 기교(技巧)가 넘치는 것은 물론 시공(時空)을 초월하여 온 국민께 감명을 주고 있다.
특히 같은 글자를 반복적 강조로 시의 구성에 묘가 있고, 숫자로서의 뜻이 통하는 문자의 기교, 한문과 한글을 혼용해 시를 구성하였다. 또한 과거시험의 답안지적인 공령시(功令詩)도 30여 편이나 전해지고 있다. 그는 서당에 찾아가 하룻밤 재워주기를 청하자 야박하게 거절한 훈장에게 서당을 욕하는 ‘辱說某書堂’을 지었다. ‘서당이 있는 것을 일찍부터 알고 와보니(書堂來早智) 방 안에 모두 귀한 분들일세(房中皆尊物) 생도는 열 명도 안 되는데(生徒濟未十) 선생은 와서 뵙지도 않네(先生來不謁)...’ 이 시(詩)는 한문을 언문의 발음으로 그 뜻을 전달했고, 한자를 읽어 보면 입가에 미소만 띤다.
‘욕설모서당(辱說某書堂)을 읽다보면 김지하의 오적(五賊)이 생각난다. 제별(狾䋢), 국회의원(국獪狋猿), 고급공무원(跍礏功無獂), 장성(長猩), 장차관(瞕矔)이라는 五賊... 유신 독재 특히 권력 상층부의 부정과 부패상을 판소리 가락으로 비판, 풍자(諷刺)하였으니 김삿갓의 詩와 비슷하다. 본명이 영일인 그는 지하(地下)에서 활동한다는 의미에서 필명을 지하(芝河)라고 지었단다. 평생을 저항시인으로 살아 온 그는 연행과 석방, 도피 등으로 일관하다가 사형 선고까지 받아 질곡(桎梏)의 세월을 보냈다.
소요산 주차장에 도착한다. 동두천에서 여자 제자가 남편과 함께, 연천에서 남자 제자가 마중을 나왔으니 반갑게 그지없다. 제자와 같이 늘푸름 식당(868-9271)으로... 대한민국 으뜸 명품 한우 브랜드인 홍천 한우 타운이다. 또한 한반도 중심 로하스 중심 연천 쌀과 연천 율무 막걸리까지 안겨주니 고마운 마음이다. 6.25사변에 대한 이해와 유엔 참전국의 우호 증진을 위해 개관한 자유 수호 평화 박물관을 관람하면서 여행을 마친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