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산 백일홍이 붉게 피었도다!
불기 2567년 하안거 해제 법어 - 中峰性坡(大韓佛敎曹溪宗 宗正)
낱낱의 얼굴은 달처럼 희고사람들 발밑에는 맑은 바람이 분다.거울을 깨트려 그림자마저 없나니긴 소리로 우는 새가 소나무 가지에 오르도다.
안거를 성만하고 산문을 나서는 수행자여!
산문을 나서는 그대들의 걸망에는 무엇이 담겨 있는가?
무더위를 식혀주는 맑은 바람과 갈증을 풀어줄 감로(甘露)는넉넉히 준비했는가?
수행자의 마음은 편협되지 않아야 하고 성냄이 없어야 하며,두려움이 없어야 하며 어리석지 않아야 하리라.
이러한 역량이 구족 되어야만 구룡지 옆 백일홍이 무더위에 더욱 붉게 피었다는 영축산의 소식을 믿고 찬탄하리라.
약산스님이 어느 스님에게 세간에 나아가 화주를 하라 시켰는데, 그 스님은 겨우 산문 밖에 나가 어느 절 감지행자의 집으로 갔다.
행자가“스님은 어느 절의 화주이십니까?” 하니 스님은“약산에 있소.” 하였다.
행자가“그러면 약이라도 좀 가져오셨는지요?” 하니 스님은“행자는 무슨 병이 있으신지요?” 하였다.
행자가 은 20냥을 갖다가 주니, 그 스님은 얼른 받아서 약산으로 돌아갔다.
이에 행자가 아내에게 말하기를“약산에 기특한 사람이 있다면 은이 되돌아올 것이며, 기특한 사람이 없다면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오.” 하였다.
스님이 바로 약산으로 돌아오니 선사는“어찌 그리 빨리 돌아오는가?” 하였다.
스님이“불법의 위력이 대단합니다.” 하니 선사는“무슨 일이 있었는가?” 하였다. 스님은 앞의 일을 자세히 말했다.
선사가 듣고 나서“그대는 빨리 그 은을 그에게 돌려주어라.” 하니 스님은 은을 가지고 행자의 집으로 가서 은을 돌려주었다.
행자가 그의 아내에게“약산에도 기특한 사람이 있었구료.” 하며 다시 은 20냥을 보태어 약산으로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