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로 내기에 적은 돈은 아니지만, 젊었을때는 갑작스런 사망에 가족들의 생활을 보장해주기 위한 방편으로, 늙어서는 연금전환을 하여 노후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벌써 5년째 꾸준히 보험료를 내고 있다.
‘보험료 내는게 20년이니까 30만원×12개월×20년 하면 7,200만원...
20년간 보험료 납입하고 10년 정도 거치를 해두었다가 60세부터 연금으로 받는다면,적용되는 금리 감안하면 총 모여있는 돈이 1억 정도는 되겠지?
60세부터 20년간 연금으로 받는다면 큰 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달에 40만원 정도는 될거야. 종신보험 하나로 사망보장도 받고, 노후자금도 준비하고... 이거 정말 일석이조인데...‘
과연 A씨는 본인의 바램대로 매달 40만원씩 연금을 받을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대답은 “글쎄요~”이다.
종신보험의 계약은 “주계약”과 “특약”으로 이루어져 있다.
“주계약”은 말 그대로 보험의 주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부분이다.
종신보험의 주된 내용은 사망보험금이다.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틀리겠지만, 보통 전체 보험료의 절반 가량이 주계약보험료로 책정되어 있다고 보는게 일반적이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설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 틀리다.)
그리고, 이 주계약보험료는 해약환급금의 주된 구성요소이다.
보험을 유지하다가 해약후 받게 되는 해약환급금은 이 주계약보험료에 예정이율이라고 부르는 일정 금리를 적용하여 쌓아두는 돈이다.
간혹 보험을 유지하다가 중간에 해약을 했을때 5년이 넘게 부었는데도 원금도 안되는 경우를 종종 경험했을 것이다. 이는 실제 납입하는 보험료에 비해 해약환급금으로 쌓이는 주계약보험료가 적다는 것이 큰 이유가 될 것이다.
위에서 예를 든 A씨의 경우, 실제로 납입하는 한달 보험료는 30만원이지만 그 중 해약환급금으로 쌓이는 돈은 15만원 가량이다.(물론 특약도 약간은 해약환급금에 보탬이 되기는 하지만 워낙 미미하다보니 제외하겠다. 그리고, 사실은 15만원도 안된다. 보험회사에서 사업비를 떼야 하니까..)
실제로 나중에 연금전환으로 돌려지는 부분은 30만원이 아닌 15만원이 쌓여서 만들어진 해약환급금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60세부터 20년간 한달에 40만원 가량 받을 수 있을거라는 A씨의 생각은 틀린 것이다.
사실 연금전환이라는 것은 대단한게 아니다.
오랜기간 납입하던 보험을 해약하여 나오는 해약환급금으로 연금보험에 가입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기존 상품을 해약하여 새로운 연금보험에 가입을 시키게 되면 큰 문제가 하나 생긴다.
바로 특약이 사라지는 것이다.
종신보험을 가입할 때, 덜렁 사망보험금만 나오도록 가입하는 사람들은 없을것이다.
수술비도 나오고 입원비도 나오고, 암이나 뇌혈관/심혈관질환에 대한 진단비들도 나오도록 설계하여 가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특약들은 나이가 어릴때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점 더 필요성이 커질 것이다.
하지만 연금전환을 하는 순간 이러한 특약들은 다 사라져버린다.
보험회사에서 홍보하는 것처럼 말 그대로 연금으로 전환해주는 것이 아니라, 해약하여 나오는 해약환급금으로 연금보험에 가입시켜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연금전환을 해도 특약을 계속 유지시켜주는 회사의 상품들이 몇몇 있긴 하다.
그렇지만 정작 자신이 판매하는 보험상품이 연금전환시 특약이 유지되는지 안되는지도 모르는 설계사들이 대다수인 것을 생각하면, 과연 고객들이 그러한 부분까지 다 체크하여 가입할 수 있을까 싶다.
● 또 하나의 변수, 경험생명표
연금전환시 필히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경험생명표이다.
경험생명표라고 얘기하니까 뭐 대단한건줄 아는데 별거 아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사람들의 평균수명이다.
과거에는 보통 5년단위로 경험생명표가 변경이 되었는데, 최근에는 그 주기가 3년단위로 짧아지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바뀐 경험생명표는 지난 2010년 1월 1일자로 바뀐 것이 마지막이다.
경험생명표
적용기간
남자 평균수명
여자 평균수명
1회 경험생명표
1988년 10월~1991년 7월
65.7세
75.6세
2회 경험생명표
1991년 8월~1996년 12월
67.1세
76.7세
3회 경험생명표
1997년 1월~2002년 12월
68.9세
78.4세
4회 경험생명표
2003년 1월~2006년 3월
72.4세
81.7세
5회 경험생명표
2006년 4월~2009년 12월
76.4세
84.4세
6회 경험생명표
2010년 1월~
79.4세
87.4세
지금 적용되고 있는 경험생명표는 제6경험생명표인데, 그에 따르면 남자의 평균수명은 79.4세, 여자의 평균수명은 87.4세이다.
그런데, 이 경험생명표라는 것이 연금전환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아주 밀접한 관계에 있다.
기본적으로 연금은 사망할때까지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보자.
내 나이가 현재 30세인데, 현재의 기준으로 나는 79.4세까지 살 수 있다.
20년동안 30만원씩 보험료를 내고, 10년 거치후 60세부터 연금을 받는다고 가정을 하자.
보험료 납입시 적용되는 예정이율은 4.5%, 거치기간동안 부리되는 예정이율은2%라고 했을때 60세부터 사망할때까지 매달 받게되는 연금은 매달 70만원이 조금 넘는 돈(741,604원)이다.
하지만 점점 의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의 수명은 늘어난다.
지금 현재 기준으로는 남자의 평균수명이 79.4세이지만, 실제로 내가 연금을 받고자 하는 시점인 60세가 되면 남자의 평균수명은 못해도 95세 정도는 되지 않을까?
앞서 사례를 든 경우에는, 현재 남자의 평균수명이 79.5세라고 가정했을때이고, 남자의 평균수명이 95세가 된다면 받게 되는 연금은 매월 40만원 조금 넘는 수준으로 떨어진다.(473,148원)
현재 가입시점의 경험생명표를 적용하느냐, 연금을 받는시점의 경험생명표를 적용하느냐에 따라서 사망시까지 받게 되는 연금이 한달에 30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이다.(계산의 편의상 사업비는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엄청난 차이가 아닌가?
안타깝게도 현재 판매되고 있는 보험상품들 중에서, 정작 연금을 목적으로 가입하는 연금보험상품을 제외한 나머지 대다수 상품은 연금개시시점의 경험생명표를 적용한다.
연금전환을 하는 경우 역시 연금개시시점의 경험생명표를 적용한다.
그런데도 종신보험으로 연금전환하여 돈을 받겠다는 얘기를 할 것인가?
● 결 론
우리 동네에 찜닭을 파는 가게가 있는데, 장사가 안되었던지 어느날 메뉴판에 “해물찜닭”이라는 신메뉴가 등장 했다.
과연 이건 어떤 맛일까 기대를 하며 주문을 해보았다.
하지만 정작 맛은 영 별로였다.
요리를 어떻게 한건지 찜닭 고유의 맛은 해물 비린내에 묻혀버리고, 정작 해물이랍시고 들어간 재료 역시 새우, 오징어, 미더덕 등등 몇몇개에 불과하다보니 이도저도 아닌 맛이 되어버렸다.
돈이 아까워 열심히 먹기는 했지만, 결국 절반 넘게 남기고 나와야만 했다.
많은 사람들이 상담할 때 이런 요청을 한다.
“보험료는 10만원 안쪽으로 저렴하게 하면서 종신보장도 되고,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수도 있는 상품을 추천해주세요. 연금은 찔끔찔끔 나오는거 말고 많이 나오게 해주시구요. 아~ 참, 저는 손해보는거 딱 싫으니까 원금보장되는 안정적인 상품으로 골라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