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 seeker- 찾는 자, 쫓는 자(1)
동이 틀때까지 두시간도 더 남은 깊은 밤-
하늘 높이 떠서 세상을 비추는 밝은 이웨카의 빛을 비집고 로브를 걸친 사내와 그가 타고 있는 흑마가 숲으로부터 걸어나왔다.
강인해 보이는 그의 흑마는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지만, 로브를 걸친 사내는 숨결하나 흐트러짐이 없었다. 이웨카의 빛이 조금만 더 밝았더라면 로브를 덮어쓴 그의 얼굴을 알아볼 법도 하였지만, 안타깝게도 이웨카는 그 날 따라 더 밝은 빛을 선사하기를 거부했다.
말이 힘겹게 내쉬는 숨소리와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뒤섞여 적막한 어둠의 침묵 속으로 규칙적으로 울려 퍼질 때, 로브속의 사내가 말의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다 왔어. 조금만 더 가면 티르코네일이야. 가서 편히 쉬자구."
사내의 목소리는 상당히 앳되게 들렸다. 그러나 이 밤중에, 커다란 흑마를 타고 마을로 들어가는 사내가 소년이라고는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더군다나, 이 사내는 강인한 흑마를 지칠 때 까지 달리게 하고도 숨결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명 기수 아니였던가.
숲의 짙은 그림자로부터 점점 벗어 나오자, 아련하게 보이던 사내의 실루엣이 점차 분명해졌다.
사내의 체구는 그의 로브에 비해 무척이나 작았다. 긴 로브는 주인의 몸을 모두 감싸고도 한참이나 남아 말의 등에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사내의 짐은 말의 안장에 달려있는 두 개의 가죽 주머니뿐인 듯했다. 짤랑거리는 소리가 한 주머니에서만 나오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주머니는 돈주머니이고, 다른 하나는 필시 식료품이 들어있는 주머니이리라.
사내는 고삐를 헐렁하게 쥐었고, 말과 호흡이 잘 맞는지 박차는 보이지 않았다. 생각만으로 흑마를 움직일 수 있는 자신이 있는 걸까.
말의 거친 숨소리가 조금씩 잦아들고 다시 고요한 침묵만이 어둠을 지배하게 되었을 때 즈음. 저 멀리 산 밑으로 꽤나 번화한, 그러나 도시로 보기에는 조금 작은 마을을 보게 되었다. 자일 국에 들어와 처음 보게되는 도시, 티르코네일 이였다.
-사내가 티르코네일에 도착한 때는 한낮 즈음. 희미한 이웨카는 어느새 지고 따가운 태양의 햇살이 내리 쬘 때였다. 아니, 사내라기 보다는 소년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 어느새 그가 로브를 벗어던지고, 꽤나 여성적으로 생긴 얼굴을 들어냈기 때문이다.
마을에 도착하자마자 소년은 말이 걱정되는지 여관을 찾았다. 가볍게 말의 고삐를 쥐고 여관을 찾아 다니더니 깨끗하다 싶은 곳을 골라 들어갔다.
말을 마구간으로 데려갈 종업원이 오자 소년은 은화 다섯 개를 내밀며 "특별대우" 라고 속삭였다. 많은 돈에 놀라는 종업원을 보곤 소년은 다시 은화 한 개를 내밀며 "이거는 팁"이라고 다시 말했다.
돈의 위력은 어느 곳에서나 다를것이 없어(이것이 슬픈 현실 아니였던가) 종업원은 소년에게 몸을 굽실거리며 말을 조심스럽게 대려갔고, 그런 종업원의 뒷모습을 보곤 대수롭지 않게 받아넘기는 소년이였다.
프론트(계산대라고 말하면 쉬우려나)의 직원도 적이 당황했다. 아이답지 않은 당당한 태도와 다시 둘러입은 로브가 풍기는 이미지는 적잖게 기이했기 때문이다. 소년이 귀족가의 자제라고 생각했는지 당황한 종업원은 떨기 시작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종업원이 '어서오십시오'라고 중얼거렸지만 소년은 못들은 모양이였다.
푹 눌러 쓴 로브의 모자를 벗으려는 생각도 하지않고 방하나만 달라고 하였다.
종업원은 재빨리 소년에게 열쇠를 찾아 쥐어주고서는, 최고급 방으로 '모시고' 가서 문을 열어드렸다.
하지만 뭔가 깜박한, 잊어버린 묘한 기분에 휩싸여 불안하게 서성이던 종업원은 무엇이 잘못됬는지 이내 깨달았다. 바로, 숙박부에 기입할 이름을 묻지 않은 것이다.
숙박부를 들고 소년에게 준 방을 찾았다. 천천히 문을 열자, 목욕을 방금 끝낸 듯 목욕 가운만 걸친 채로 머리를 말리는 소년이 보였다.
"주....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종업원이 크게 놀라 외치자 소년이 손을 크게 휘저어 그를 제지했다.
"용건은?"
"네? 아.....저..... 수.....숙박부에 이름이...... 기록......"
종업원이 더듬거리며 말하자 답답하다는 듯이 말을 끊고 소년이 대답했다.
"뮤르시에."
여전히 아무런 감정이 실리지 않은 목소리로 소년이 말했다.
그러나 이 소년이 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종업원은 그대로 나가지 않고 자신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서....성은?"
"시끄러. 나가."
* * *
.. 뮤르시에의 얼굴은 나쁜 짓을 하다 들킨 아이처럼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등에는 식은 땀이 흐르고, 누가봐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히 보였다.
"바보. 이렇게 멀리까지 아버지가 쫒아올 리가 없잖아. 안 그래도 달가워 하지도 않던 후처의 자식따윈."
자신에게 하는 말인지, 뮤르시에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렇게 중얼 거려도, 놀란 가슴은 좀처럼 진정될 줄을 몰랐다.
심란한 마음을 애써 무시하며 침대에 벌렁 누웠다. 목욕 가운의 부드러운 감촉이 몸을 감싸자 기분이 묘하게 좋아졌다.
여관 주제에 꽤 좋은 침대를 쓰고 있었다. 푹신하게 꺼지는 침대에서, 뮤르시에는 이불 속을 파고들어갔다.
오랬만에 누워보는 침대인데도 잠은 오지 않았다. 뮤르시에는 한참을 뒤척였는데도 잠이 오지 않자 일어나서 깨끗하게 닦여있는 창문으로 걸어갔다.
어느새, 어둑어둑하게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한낮에 도착했는데. 해가 꽤 짧군. 북쪽이라 그런가.'
천천히 떠오르고 있는 이웨카를 보며 뮤르시에가 중얼거렸다.
요즘 뮤르시에는 누군가에게 쫒기는 기분이 자주 들어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물론 아버지가 찾으러 오진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버지의 정보력이면 가출한 자기를 찾는 일 정도는 우습다는 걸 알기에 아무래도 안심할 수 없다.
오늘 잠은 자기는 글러먹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뮤르시에는 옷을 걸치기 시작했다. 이런 기분에 잠을 자봐야 악몽밖에 더 꾸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뮤르시에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로브를 걸치고 여관을 나서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야시장을 열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마침 좋은 타이밍에 나온 것이다. 굳이 돈을 아껴야 할 필요는 없었지만, 집에서 슬쩍해온 돈으로 얼마나 더 버텨야 할지 모르므로 야시장이 열리는 것은 뮤르시에로서는 무척 반가운 일이었다.
또, 다른 귀족들은 알리가 없지만 후처에게서 태어나 막 굴러온 뮤르시에는 이미 여러번 야시장에 나와 보았다.
그 새, 야시장에서 물건 가격 깎는 재미를 알게되고 나서부터는 딱히 살 것이 없고 돈이 없어도 심심할때마다 야시장에 나오는 버릇이 생겨버린 뮤르시에는 시끌벅적한 야시장을 보게되자 고향 땅을 밟은 듯이 푸근 해졌다.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은, 티르코네일의 야시장은 엄격히 통제되는 도시의 야시장보다 훨씬 시끌벅적하고 자유분방 했다. 파는 물건을 통제하는 사람도, 노점상을 단속하거나 담합을 단속하는 사람도 없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까.
장이 채 서지도 않았건만 벌써부터 사람들은 큰 소리로 떠들며 흥정을 하기 시작했다. 자기가 첫 손님이니 깎아달라거나 덤을 달라고 소리치는 것도 뮤르시에에겐 그저 정겹기만 했다.
가게마다 불이 환하게 켜지고, 야경이 여러 상점들의 불빛으로 무르익어갔다.
그때, 어지러운 물건들 속에서 뮤르시에의 시선이 지금까지 한번도 본적없는, 아름다운 검에 가 박혔다.
늘씬한 검신과 후려 치기만해도 묵직함이 돌 듯한 검집, 그리고 화려한 보석이 박혀있는 손잡이와의 조화...... 어디하나 빠지지 않는, 아름다운 검이었다.
그리고 더욱이 호기심이 이는 것은, 그 검에서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흐르는 것이었다. 마나의 흐름 같은 거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뮤르시에였지만, 오랜 수련을 해서 그런지 느낌은 그런데로 느낄 수 있었다.
뮤르시에는 놀란 기색으로 무덤덤하게 검의 가격을 물었다.
상인은 상당한 돈을 요구했고, 뮤르시에의 머리는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이 사람은 분명 이 검의 특출남을 모른다. 이 검이 조금이라도 마법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걸 안다면, 그렇게 낮은 가격을 부르진 않겠지. 그럼 오직 검의 아름다움에 두고서만 이런 가격을 부른다는 것인데.... 흥! 내가 야시장에서 몇년을 굴러먹었는데.'
뮤르시에가 말했다.
"이봐요, 아저씨. 이게 20아카네나 한단 말이에요? 이런 장식용 검이?"
따지듯이 묻자 상인은 당황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과장을 잔뜩 섞어 말했다.
"아니, 장식용 검이라뇨? 이 검의 가치를 진정 모르신단 말씀이십니까?"
상인의 대답을 들은 뮤르시에는 이 사람이 혹시 이 마법력을 아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지만 당황하는 모습으로 봐서 전혀 모르는 듯 했다.
"가치? 그냥 보석 한두개 박혀있고, 조금 장식이 화려하다는 가치? 이봐요, 제가 볼때 이 검은 검으로서의 가치는 조금도 없어요. 그저 멋지기만 할 뿐이지. 이 검의 칼날만 봐도, 쉽게 무뎌질 거란 것은 검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척 알아 볼껍니다."
뮤르시에가 말을 끝내자 상인은 무척 당황하는 듯 보였다. 그 때를 놓치지 않고 뮤르시에는 10아카네를 불렀고, 상인은 울상을 지으며 적어도 13아카네는 받아야 한다고 우겼다. 뮤르시에는 딱 잘라 12아카네 이상은 못 준다고 하였고, 상인은 그렇게 되면 자신이 밑지는 장사를 하는 거라며 팔지 않겠다고 우겼다.
"아저씨, 13아카네가 뉘집 개이름도 아니고, 여기있는 서민들이 살 수 있는 가격이라고 봅니까? 귀족이나 부유한 사람들은 이런곳에 잘 안나오고, 결국에 그 물건을 팔 수 있는 기회는 지금밖에 없을 듯 한대요."
상인은 결국 12아카네 40 드니에를 불렀다. 하지만 뮤르시에는 흔들리지 않았고, 못팔 것 같다는 조바심이 들었는지 최후로 상인은 12아카네 25드니에를 불렀다.
뮤르시에는 지레, 섭섭한 얼굴을 하면서 거래에 응낙했고 결국 검을 살 수 있었다.
7아카네 75드니에나 아낀 뮤르시에의 얼굴엔 생기가 돌고 있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또 단검 이외에는 이렇다할 무기가 없어 난감했던 예전을 생각해보면 즐겁지 않을수가 없었다.
검을 허리에 매고 흐뭇한 기분으로 골목으로 접어드는데, 돌연 여자의 비명소리 같은 것이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예닐곱쯤 되는 사람들이 한 여자를 둘러 싸고는 때리고 있는 모양이였다.
평소에는 다가가 주먹부터 날리고 신분을 밝혔겠지만, 안타깝게도 자신은 도망중이였다. 소동을 피우면 좋을 것이 없었다. 조심스럽게 상황을 재고 있던 뮤르시에는, 근처에 사람들이 많음에도 전혀 이 사람들을 제지하지 않고 있다는것을 알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만 둬!"
뮤르시에가 소리치자 눈길이 뮤르시에에게로 몰렸다.
"이 자식이 돌았나? 조그만 놈이."
"조그만놈 앞에서. 너희는 지금 뭐하는 짓이냐! 남자가 일곱이나 모여 여자나 때리고 있고."
"뭐야? 이 새끼가. 우리가 누군줄 알아?"
뮤르시에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보나마나 후작쯤 되는 인간의 자식들이겠지. 좋은 부모 뒀나봐? '누군줄 알아'라는 말이 절로 나오네?"
그러자 녀석들 중 한 놈이 나와서 말했다.
"쓸대없는 객기 부리다 어디 부러지지 말고, 그냥 가시지?"
녀석의 의미없는 협박에 뮤르시에가 고개를 설래설래 내저었다.
그러자 무리들 중 리더로 보이는 청년이 뮤르시에를 향해 고갯짓을 했고, 이들은 곧 여자를 내려놓고는 뮤르시에를 향해 걸어왔다.
뮤르시에는 번개같은 동작으로 로브를 벗어 그중 하나의 눈을 가리려 던졌다. 날아오는 로브를 보고 놀랐는지 그는 로브를 손으로 쳐 내려고 했지만 워낙 로브가 길어 그는 시야를 잃고 말았다.
그 때를 놓치지 않고 뮤르시에가 달려가서 사나이의 명치를 가격했고, 불의의 기습에 당한 그 사나이는 자빠져 뒹굴었다.
자신의 동료가 갑작스럽게 당하자 그들은 무척 놀란 듯 했다. 하지만 로브를 벗고 들어낸 뮤르시에의 체구가 크지 않아 안심했는지 뮤르시에에게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뮤르시에는 땅의 탄력을 받고 뛰어오르며 한 놈의 머리를 발로 가격했다. 녀석은 피가 터졌는지 머리를 감싸쥐며 물러났고, 그 새에 뮤르시에는 땅바닥에 내려섬과 동시에 다시 몸을 돌리며 다른 한 녀석의 관자놀이에 주먹을 날렸다.
녀석도 역시 비명을 토하며 멀찍히 나뒹굴었고, 순식간에 셋이나 당한 것에 놀랐는지 조금 물러섰다.
"죽여!!"
그들은 뮤르시에에게 한번에 달려들었으나, 무술 체계도 잡혀있지 않은 그들은 뮤르시에에겐 너무 약한 적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모두 신음소리를 내며 바닥에 뒹굴었고, 뮤르시에는 유유히 자기가 벗어던졌던 로브를 찾아 입었다.
고통스래 신음소리를 내뱉던 그들은 누군가가 '튀어!'라고 소리치자 절뚝대며 도망치려 했지만, 그때 뮤르시에가 중얼거렸다.
"도망가시려고? 내 허락도 받지 않고?"
사내 일곱은 그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슬금슬금 돌아와 뮤르시에에게 무릎을 꿇고는 용서해달라고 빌고 있었다.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십시오......"
"시끄러. 그러니까 처음부터 말을 잘 들었어야지."
사내들의 얼굴에 핏기가 가셨다. 뮤르시에의 말이 아직 더 패겠다는 소리로 들렸던 것이다.
"이 일을 가만히 내버려두고, 나란 녀석이 있었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묻어두면 용서해주기로 하지. 하지만, 만의 하나 내가 오늘 했던 일이 소문이라도 나는 날엔 너희 모가지 다 떨어질줄 알아라. 알겠냐!"
"넵!!"
청년들은 그 길로 조심스레 도망쳤고, 뮤르시에는 문제의 여자를 찾기 시작했다. 여자는 뮤르시에와 사내들의 난투가 시작되자 도망친 것 같았다.
"흠.....그몸으로 어디까지 도망칠수 있었을까. 필시 어디엔가 쓰러져 있을 거 같은데...."
뮤르시에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아까 그 여자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뮤르시에는 깜짝 놀라 소리의 근원지를 찾았고, 그 곳에서 여자를 찾을 수 있었다.
여자는 벌써 기절한 상태였다.
"지독한 놈들. 여자를 이 지경이 되도록 패다니."
혀를 쯧쯧거리며 여자를 들쳐업었다.
체구는 뮤르시에보다 약간 컸지만, 뭐랄까. 그녀는 매우 갸냘퍼 보였다. 그런 여자를 없는 뮤르시에는, 오히려 더 불안하기까지 했다.
그녀를 업고 자신이 묵고있는 여관을 찾았다. 길을 찾아가던 뮤르시에는, 그쪽 근방이 소란스럽다는 것을 알고 당황했다.
'무슨일이지?'
뮤르시에는 여관쪽으로 걸어가다 소스라치게 놀랐다. 누군가가 뮤르시에의 말, 블랙 라이더를 끌어내려 하고 있었고
블랙 라이더는 그것에 미친듯이 저항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지? 아까 그녀석 들인가?'
그때, 번개같이 뮤르시에의 머리를 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아.....아버지?!!'
블랙라이더는 주인의 기척을 느끼자 아까보다도 더 거센 힘으로 사람들을 뿌리치고 뮤르시에에게 달려왔다.
'도망치자!!'
아직 블랙 라이더에게는 안장도 얹지 않은 상태였고, 여관에 챙길 짐들이 있었지만 자신이 잡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그런것은 신경쓸 여유조차 없게 되었다. 다행히 귀중품은 여관에 두는 것 보다 자신이 지니고 다니는게 더 미더워 들고다니던 차였다.
업고있던 여자를 블랙라이더에게 태운뒤, 자신도 급히 말에 올라 탔다. 블랙라이더의 맨 등은 거친 편이였지만 지금 그런것을 따지 계제가 아니였다.
블랙 라이더는 주인의 뜻을 알아 들었는지 뮤르시에가 타자마자 콧김을 씩씩거리며 맹렬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멀찍히, 사람들이 쫒아오는 소리가 들렸지만 블랙 라이더의 속도는 일반 말들이 따라갈수 있는 수준이 아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