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이 우리 광산 김씨 이니까 제가 형님이라고 불러도 싸가지 없는 호칭은
아닐 것입니다. 저는 고전을 고 미숙 선생님에게 배웠고 동서양 철학은
모두 도올 형님에게서 지금도 배우고 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하던 형님은
우리 가문의 영광이며 DNA의 자긍심입니다. 형님이 딸에게 베푸는 애정을
보니까 제가 다 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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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예공에게 아직도 해줄 말이 많아 스스로도 곤혹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늙으면 잔소리를 줄이고 지갑을 열라고 했는데 아빠가 줄 돈이 없어 말로
때우려는 걸까요? 너무 자주 보내면 아예 강아지들이 아빠 글을 스펨 처리를
할까봐서 자중하다가 도올의 차녀 김 주승 교수가 최근에 사진작가로 활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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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있는 것을 포착했어요. 이름을 김미루(金彌陋, Miru Kim)로 쓰는 걸
보니 예명인가 봐요. 현재 뉴욕에서 사진작가와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2007년 뉴욕타임스가 하나의 ‘전설’로 소개할 정도로 탄탄한 예술세계를 구축
하여 세계적으로 부상한 작가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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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고, 금란여중 때 도미하여 앤도버 필립스아카데미를
거쳐 컬럼비아대학 불문학과를 졸업했대요. 이어 아버지의 권유로 의학을 전공
했으나 자신의 소질과 희망에 따라 프랫 인스튜트에서 서양화를 공부합니다.
이스트 리버 미디어에서 그래픽디자이너, 사진작가로 활약하면서 뉴욕의 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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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도시의 버려진 공간을 탐험하는 실험적 예술을 추구합니다. 이때 뉴욕
타임스 전면 인터뷰 기사로 소개되어 널리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에예공!
준비돼 있으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야. 헐스트 코포레이션의 <에스콰이어>
매거진에서 ‘베스트 앤 브라이테스트(Best and Brightest)’로 뽑혀 세계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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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을 획득합니다. 그리고 TED에서 초청받아 강연했는데 인기가 높아 프론트
페이지 웹사이트에 올라갑니다. 그 후 인간과 문명의 본질을 탐색하는 예술
활동의 깊이를 더했고, 뉴욕, 마이애미, 이스탄불, 베를린 등의 유명 갤러리
에서 전시를 합니다. 2009년 현대갤러리에서 유례없는 전관전시를 위시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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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까오시옹 피어 아트센터 개인전, 서울 트렁크갤러리 개인전, 뉴욕 첼시
갤러리 개인전, 스위스, 크로아티아 퍼포먼스, 폴란드 비엔날레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에예공! 13년 전이면 지금 에스더 나이구나.
부친 인지도와 영어를 빼놓고는 에예공보다 나은 걸 아빠는 찾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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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학 전공인데 사진을 찍고 행위 예술을 하는 것도 인상깊은 대목이구나.
회화가 탁월하지 않았을 개연성과 글을 잘 쓰고 배짱이 좋아보였다. 애벌래
포비아가 있던 그녀가 돼지 우리-밀림-정글을 여행하는 작가로 중년을 살아
갈 것이라는 그녀의 도전이 멋지구나.
2023.2.16.THU.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