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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중간 글자 딴 교명 근무지 이동 잦은 부모 따라 전학 다니지 않는 ‘기숙학교’ 안정되게 공부시키며 생활지도 또한 확실하게
“오늘(10일)부터 신입생 입학설명회를 시작합니다. 2009년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연구를 시작해 2010년 국방부 군인자녀학교설립단을 창설한 후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군인자녀 학교설립을 국가가 지원하는 법적 근거를 만드는 데 성공하는 등 지금까지 성과를 생각하면 감격스럽지만, 만족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한민고를 선택한 학생과 학부모가 ‘이 학교에 입학하길 잘했다, 이 학교에 와서 행복하다’고 느끼도록 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지요.”
국방부 내에 자리 잡은 군인자녀학교설립단 사무실에서 만난 김태영(전 국방부장관) 학교법인 한민학원 이사장의 얼굴에는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설립을 추진해온 국내 최초의 군인자녀 기숙형 고등학교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평가를 받는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런 김 이사장을 보면서 퇴임 후 정·관계의 그럴듯한 여러 직책을 마다하고 보수나 지원 하나 없는 학교법인 이사장직을 흔쾌히 맡아 각계에 도움을 요청하고 직접 입학설명회를 챙기며 학부모를 만나는 등 혼신의 힘을 다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내 자녀 교육에 무관심했던 미안함과 비슷한 처지의 후배들에 대한 연민 때문일 겁니다. 한창 일할 때는 아이가 어느 학교, 몇 학년인지는 물론 입시를 치르는지도 모를 때가 많았거든요. 군인자녀 학교는 군인자녀가 근무지 이동이 잦은 부모를 따라 전학 다니지 않고 안정되게 공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숙학교 형태라 생활지도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좋은 아버지 역할은 못 했지만 군 선배로서의 역할은 잘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요.”
이런 사명감으로 설립한 학교인 만큼 김 이사장의 애정과 자부심도 클 수밖에 없다.
“건강해야 공부도 잘할 수 있지요. 그래서 한민고는 체력단련시간을 매주 배정하고 전담교사와 함께 매주 진로 탐색·설계 시간도 가질 겁니다. 자기 주도적 학습역량을 높이고 외국어 학습과 문화역사탐구 등을 통해 글로벌 역량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요. 또 누구나 스포츠·예술활동 한 가지는 꼭 즐길 수 있도록 가르칠 겁니다. 중국대사관에서 지원한 공자 학당(중국어문화원)의 원어민 교사들이 상주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27명의 서울대 멘토교수단이 특강과 논문지도를 하는 것도 결정됐습니다. 이 외에도 국방부 교향악단, 전직 전문기자, 주한미군장교 등 많은 기관·개인들의 재능기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지원을 얻기까지 김 이사장의 폭넓은 경험과 연륜이 크게 작용했음은 두말하면 잔소리. 경기고와 육사를 졸업했고 3년간 독일 육사에서도 공부한 김 이사장은 청와대에 근무하고 군사령관·합참의장·국방부 장관을 역임하며 쌓은 인맥과 경험을 학교 설립에 모두 쏟아부었다. 또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짜는 것과 동시에 학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학생 인적사항에 부모의 신분·계급을 기재하지 않도록 해 교사들도 부모의 계급을 알 수 없게 했습니다. 학교 안에서는 학생들이 중심이 돼야지 학생들에게 부모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학부모가 학교에 방문할 때도 사복 착용을 권할 겁니다.”
김 이사장은 ‘잘될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한민고의 성공을 점치면서도 많은 이들의 참여가 있어야 궁극적인 성공이 가능하다며 애정 어린 관심을 당부했다.
“열심히 노력해서 아이들을 대한민국의 인재로 길러 내겠습니다. ‘김태영’이라는 이름을 믿고 자녀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민고의 성공이 제2, 제3의 학교를 세우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는 만큼 자녀 교육을 위해 고민하는 전국 각지의 군 간부들이 관심을 두시길 부탁합니다.”
기사사진과 설명
2014년 경기도 파주시에 개교하는 한민고등학교의 조감도. |
■ 한민고등학교는?국내 최초 軍자녀 위한 기숙형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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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공학으로 402명 선발 전체 정원 70%는 군인 자녀 나머지는 경기도 거주 자녀“
국내 최초의 군인 자녀를 위한 기숙형 학교인 한민고등학교는 ‘올바른 국가관과 인성을 갖춘 창의적 인재 양성’을 건학 이념으로 해 설립됐다. 건학 이념에 걸맞게 ‘대한민국’의 중간 두 글자를 따 이름을 지었다.
부모의 잦은 전근 때문에 수시로 전학해야 하는 군인 자녀들이 안정적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인 만큼 전체 정원의 70%를 군인 자녀에 배정하고 나머지 30%는 경기도 거주자 자녀에게 배정한다.
경기도 파주에 자리잡은 한민고는 비평준화 일반계고(남녀공학)로 2014년 신입생 402명을 선발한다. 군인 자녀는 전국 소재 중학교 졸업 예정자로 2014년 3월 1일 현재 현역 군인의 자녀여야 하며 민간인 자녀는 경기도 소재 중학교 졸업 예정자가 지원할 수 있다. 신입생은 내신 전형만으로 선발한다.
전영호(현 경기과학영재교 교장) 교장 내정자 등 우수한 교사진과 함께 국내외 대학도서실과 자료를 공유하는 통합 미디어존 등 첨단 교육시설을 갖췄지만, 학비는 여러 기관의 지원을 바탕으로 수업료·기숙사비·급식비·보충수업비 등을 합해 연 1100만 원 이하로 책정했다. 기숙형 학교로 한 달에 한 번 귀가, 학교 내에서만 학습이 이뤄지는 만큼 사교육 없이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는 것이 특징.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하고 학습 능률을 북돋우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졸업 전까지 영어·한자·IT·체력·예술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을 갖추게 하고 폭력과 음주·흡연, 불건전한 이성 교제를 금지하는 ‘5행(行) 3금(禁)’ 제, 스마트폰 휴대 금지제 등이 대표적인 예. 주한미군의 협조를 얻어 영어교사를 초빙하고 중국정부가 인증하는 공자 학당의 중국원어민 교사를 교내에 상주시켜 외국어 학습을 돕고 해외탐방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을 키울 예정이다. 전문기자 출신이 지도하는 창의적 글쓰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국방부 군인자녀학교설립단은 10일 경기 일산(오후 3시 동구청 강당)을 시작으로 11일 경기 수원(오후 3시 경기과학고 영재센터), 12일 서울(오후 2시 혜화동 성균관대 경영관 소극장), 15일 강원 춘천(오후 3시 강원대 실사구시관), 16일 충남 계룡(오후 2시 문화예술의 전당), 17일 대구(오전 10시 30분 육군2작전사령부 강당)와 부산(오후 4시 해군작전사령부 강당)에서 신입생 입학설명회를 하고 교육과정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문의 02)748-52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