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어디 좀 괜찮다 싶은 곳에 가거나 머무른다 하면
" 좋은 곳에서 힐링하고 계시네요~ "
이렇게 말한다. 힐링~ 힐링이란 무엇인가?
몸과 마음이 잘 쉼을 얻어 고쳐지기에 이른다는 말로 나는 이해하고 있다.
다른 말로 '치유'라는 의미로 쓰기도 한다.
불과 며칠이었지만 여느 때 여행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보통 때 보다 딱 하루 더 기간을 더 늘렸을 뿐인데~
그것 때문이었을까?
제주에 돌과 바람만 많은 줄 아는 건 공식만 외우는 것과 같다.
제주에 또 하나 많은 게 고사리와 꿩이다.
저녁 늦게 도착하여 전에도 찾았던 '고을면' 집을 다시 찾았다.
도대체 꿩 요리는 무엇이 다르며 어째서 육지의 꿩보다 제주의 꿩이
좋단 말인가?
꿩이 왜 좋은지는 위의 설명에 잘 나와있다. 비싼 갈비의 1/3 가격도 안 되는
꿩! 그 순하고 담백한 맛은 가히 추종을 불허한다.
이번 여행은 첫판부터 음식에서 성공이다.
렌터카 운전 때문에 막걸리 한잔도 못 했지만, 아무 아쉬움이 없다.
그만큼 꿩은 독보적이다.
*
고사리를 꺾은 점심에 찾아간 조천의 '성미가든'도 몇 년 전 찾았을 때 감탄을 금치
못했던 곳이다.
똑같은 닭을 원료로 하는데 어째서 이곳은 그렇게 다를까?
알고 보니 조천읍은 제주에서도 유명한 토종닭 산지였다.
이곳 역시 닭 가슴살을 먼저 샤부샤부로 먹고 난 다음 녹두를 넣은
백숙이 나오며 나중에 죽이 따라 나온다.
꿩과는 약간 다른 맛을 내긴 하나 여기 닭백숙도 매우 독특하고 맛이 좋으며
한번 찾으면 어김없이 다시 찾게 되는 중독성이 있다.
며칠 머무는 동안 사 먹은 음식은 위의 둘 포함 총 3번이었다.
중문 컨벤션센터에서 점심으로 먹은 뷔페까지 해서이다.
제주는 특히 음식값이 비싸다.
다 그만한 이유야 있는 거지만, 해서 이곳 출신 지인이 보내준 특별
맛집을 한 번도 가지 않았다. 흔히들 가 보신 은갈치 집이나 제주 흑돼지 요리
등은 이미 예전에 다 가 봤고,
'제주에 오면 회는 한번 먹어야 하지 않아?'
그것도 다 별거 아님을 여러차례 겪어봤다.
사실은 30여 년 전부터 1년에 몇 차례 만나 오던 선배 부부가 제주에
한달 살기를 하고 있었다. 거기다 우리는 5월에 제주를 와 본 일이 없다.
대개 4월이 主를 이루고 아니면 6월 수국철이었기 때문이다.
해서 겸사겸사 그 만남을 제주에서 하기로 한 것이다.
중문 주상절리 입구에는 해녀가 잡아다 판다는 좌판이 있다.
소라, 전복, 멍게, 해삼 등을 섞어 3만 원에 한 접시를 준다.
역시 술 반주 없이 한 접시를 비웠다.
그러고 보니 별로 사 먹을 일도 없었다. 조금 아쉬운 건 불과 200여 키로
주행에 렌트 비용을 20여 만원 가까이 지불한 것이다.
전에 비해 제주의 렌터카 비용이 대폭 상승한 건 상당히 아쉬운
점이다. 그렇다고 짧은 여행에 차를 싣고 오기도 뭐하고~
여기저기 많이 이동할게 아니라면 택시등을 이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허나 불편함이 따르고 비용면에서 그닥 큰 메리트가
있을거 같지도 않다.
청주공항에 내려 집으로 올라오며 평소 잘 다니던 초평의 민물 매운탕집을 찾은 건
즉석에서 생각을 해 낸 아내의 순발력 덕이었다.
전에는 안성 금광저수지의 매운탕집을 들렀으나 초평이 좀 더 경유지로
가까웠기 때문이다.
제주에서는 제주답게 또 내륙에서는 내륙답게 처음과 끝을 장식한 것이다
이 역시 같은 민물 매운탕인데, 어째서 초평의 그것과 도심 인근의 매운탕 맛이
다른지는 설명하기 어렵다.
이번 여행은 꿩으로 시작해서 붕어 새우등 매운탕으로 마치게 되었다.
*
여행지에서 입에 잘 맞는 좋은 음식을 먹는다는 건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다 보면 더러 핀트가 안 맞는 경우도 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
너무 요리조리 따지다 낭패를 보기도 한다.
그런것도 여행의 일부가 되는 것이긴 하지만,
다행히 이번 여행에 음식은 성공적이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제주에서 한달씩이나 사셨으니
오죽 잘 둘러보셨겠습니까마는,,
알려진 관광지도 물론 다 이유가 있는거지만,
그보다는 역시 한적한 조촐한 그런곳이 더
맘이 끌리는건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5월 후반 여행은 사실 제주에선 처음이었는데,
덕분에 귤꽃의 매력을 알게 되었지요.
제주여행 다녀오셨네요
6월 2일날 갈예정인데 마론님 글 많은 도움될것같아요.
저는 한라산 영실 윗세오름 철쭉 구경하고
성산일출봉 (간지가 너무오래라 기억이안나서..)
그리고 시간 내서 수국보려고 요.
소개하신 꼭가봐야겠는데
딸이 오야라 저는 그냥 따라가야할판..
제주도는 몇번을 갔었지만 늘 구경거리가 많아 시간이 부족해요.
잘보고갑니다
초평매운탄도 먹고싶은데,
그걸먹으로 일부러 가기엔 너무멀어서,,,
에혀~~
제 글은 그닥 도움이 되지는 못할듯 합니다요^
영실 윗세오름 철쭉은 제 느낌으로는 조금 지고 있을듯
하네요. 예전 6.5일에 갔을때 그랬거든요. 지금은 절기가
며칠씩 빨라지다보니,,
수국도 장소마다 차이가 있긴한데,, 어쩌면 이제 막핀
싱싱한 수국을 만나실듯 하네요.
시간이 많아도 한 코스 가면 그냥 하루!!
적어도 하루~~ ㅎㅎ
좋은 구경하고 오세요~~~
어제 저녁을 고을면에서 꿩 코스를
먹었어요
담백한 맛이 별미였습니다.
주인부부가 경기도에서 살았다고 하면서 몹씨
친절하게 대해 주더군요
앗!
그래요?
우린당연 제주분들인줄 알았는데,
하여간 꿩요리는 일품은일품
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