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간곡한 부탁을 들어 리플을 남기신 동기 후배들..
사랑해...^^
왠지 카페에 글을 도배한다는 느낌에 조금 망설였지만 제목대로 탄력받아
쓴다~~
오늘은 드뎌 내가 근무가서 많은 일을 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사무실 모습은 티비서만 보던 모습처럼 책상이 쭈욱
늘어서있고 컴퓨터엔 각각 조금은 구형인듯한 컴퓨터들..
분주히 타자치고 서류뒤적거리는 그런 회사 모습이었다..
사실 직원들이 조금은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바쁘게 움직이면서 서류로
복잡한 책상에서 일하는 모습이...
하지만..
사실..아무것도 아니었다...-_-
오늘 공무원들이 하는 일을 몇개 배워서 했다..
머리를 굴려야하는 창조적인 일은 전무했다..
오직 단순작업..수작업..반복작업..
짜여진 데이타베이스에...
이름과 주소..날짜등만 바꿔서 타이핑하고..출력해서 우편봉투에 넣어서
보내는..
하지만 안 배우고는 그 시스템을 알수없는..
전형적인 관료제의 모습이었다..
뻘쭘하게 구석의자에 앉아있다가 떡하니 자리하나 꿰고 컴퓨터에 열심히
타자를 치니...(어제 내가 이런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했겠군...-_-)
시간도 잘가고...눈치도 안 보였다..
차츰 배워나가야지..
구청에 일해서 웃긴 일들은 허다하다..
난 낼까지 북구의 모든 동을 순서대로 다 외어야 하며..
구청안의 모든 과와 부서를 다 외우고 몇층 어디에 있는지까지 다외어야
한다..
예를들면..
고성동 칠성동 침산동 노원동 산격동 검단동 복현동 대현동 무태동 칠곡
관음동 읍내동 태전동..
이런식으로...-_-
오늘 쓰레기 불법투기자 명단을 작성하는데..
중고등 친구가 2이나 있었다...하하
약국앞에서 약이랑 드링크 먹고 그 안에 담배꽁초랑 같이 비닐봉지를
점봇대에 버린듯한 자료였다...(쓰레기 단속공익요원들은 탐정 김전일
을 저리가라 였다..맨날 출근해서 어제의 사견 해결과 추리해법을 자랑
스럽게 늘어놓기 까지 햇다..한 명은 갈기 갈기 찢어진 연얘편지를 조합
하여 남자가 여자한테 부르는 애칭을 빚대어 실명을 추리한다음 전산망
으로 조회하여 전화해서 다짜고짜 추궁해 범인을 잡기도 했다...-_-;;)
첨으로 보는 이런일들은 나를 자극하기 충분했고 호기심 가득한 눈과
귀로 그들의 영웅담을 들어줘야 했다...윽..
그래도 여기가 좋은 건 군대식의 허무개그가 없단 점이다....
자..
군대식 허무개그란...
사실 허무개그의 원조는 국방부가 아니였나 싶다....
내가 아니...군대..훈련소..하다 못해 병영체험이라도 해본사람은 누구
나 이런 경험을 했을테다..
난 여기서 허무개그를 발견했을뿐......-_-
<상황1>
나 "195번 훈병 김~선~근~"
조교 (귀찮은듯 처다보며) "왜.."
나 "화장실이 급합니다. 다녀와도 되겠습니까?"
조교 (나즈막한 목소리로..) "안돼"
나 "예" (배를 움켜잡고 자리에 돌아온다..-_- 착하게 생긴 조교에게
기회엿보다 다시 시도 하곤 한다...)
<상황2>
조교 "야..야..너하고 그 옆에 넘 일루 와..저거 쓸어담아서 버려"
나외 2명 "네! 알겠습니다~"
(청소도구함에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옆 소대에서 작업나간다고 모조리
들고 나가고 없었다"
나 "195번 훈병 김~선~근"
조교 (이번엔 처다도 안 보며) "왜~"
나 "청소도구가 없습니다"
조교 "손으로 주어 담아"
나 외 2명 "네!"
-_- 놀랍지 않은가..
늘상 저런식의 대화를 해왔다니...놀랍도다...
그래서 2주차까진 내무실얘들과 따라하면서 흉내낼 정도로 우리 내무실의
주요 개그코드는 허무개그였다....
으..유치...찬란하네...
나의 지금 신분이 공익요원이라 부모님께 용돈 받기가 조금은 조심스럽다
왠만하면 안 받을려고 각오하고 있었던...
오늘 아침...
어머님에게 돈 만원을 받아들고 집을 나섰다..
아침공기를 가르며 엠피3로 요즘 즐겨듣는 노래들을 흥얼거리며
출근을 하면서 담배 한값을 샀다..(루멘한값2000원 잔액 8000원)
룰루랄라..아침 근무를 하고 형들이랑 구청식당에 내려가 점심을 먹었다
2공기 반이나 먹었다 ..(점심값3000원 잔액 5000원)
포만감에 젖어 오락실에서 오락을 했다 (오락실1000원 잔액4000원)
오후근무를 하는 중...
값자기 영화가 무진장 보고 싶었다..
선택권도 찬란했다 연예소설 가문의 영관 트리플엑스 비밀 등등
못 본영화 천지 였다...(내가 이럴수가...)
좋아..오늘은 영화를 보자..이렇게 맘 먹고 아무 생각없이 근무를했다
퇴근시간 6시가 되기 2시간 전...
볼 영화는 가문의 영광 장소는 구청 5분거리 메가박스..
모든 계획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아뿔싸..
같이 볼 사람.....
핸폰을 꺼내서 찬찬히 조회를 했다...
자주 보고 연락하는 넘들은 군대에 갔고 여자친구와 이 영화를 봤다고
하고 약속이 있다고 지랄들이었다..
생전 연락안하던 넘에게 연락하기도 뭣하고...
그래...
혼자 보자...
영화 "접속"에서 한석규도 언제나 혼자 영화 봤다..멋있었다..
혼자 영화볼 상상을 해보면서 퇴근 1시간이 됐다...
밑에 인터넷자료 검색실에 가서 메가박스 상영 시간표까지 검사하고
퇴근하고 뛰어가야지 하고 맘 먹고 있는 찰라..
아뿔싸..
돈이 없다...
가문의 영광을 메가박스에서 홀로 볼 계획이 돈 앞에 무너질순 없다..
지갑을 뒤지니...^^
메가박스 3000원 할인권이 있다...(형이 퇴소한날 영화보라고 준것이었다)
(잔액 4000원 + 쿠폰 3000원 = 7000원)
영화값 6000원을 제하면..(지방은 영화 6000원 임) 1000원정도 남는다
팝콘 먹지 말고 수퍼에서 포카칩이나 하나 사가야겠단 맘을 먹으며..
퇴근을 할때가 다 되니..
배가 무진장 고파왔다..
12시에 밥을 먹었으니 그럴만도..(날 아는 사람을 알겠지만 3시간마다
밥 먹는다...-_-)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주린배로 영화 보면 집중이 될까...
옆에 커플들 사이에 끼어서 포카칩 한봉지 들고 주린 배 움켜쥐고..
나 홀로 코미디 영화를 볼려니...
한숨 부터 나왓다..
그렇다..
결론은 전면 취소......
그냥 집에 들어와서 밥 먹고 티비만 보면서 뒹굴됐다...-_-
아...
더럽고 추악한 신세여..
살면 뭐하리...
1달전만 해도 같이 영화 볼 사람..영화값은 있는데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
극장을 안 찾았던 나였는데...
여기서 눈물 찔끔...ㅜ.ㅜ
이렇게 대구서 서울을 그리워 하며 하루에도 수십번씩 북쪽 땅을 처다
보는 선근이의 넋두리였다...
끝까지 읽어 줘서 감사..
피에스/이러다 김선근 에세이집 책 만드는거 아냐?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시트콤 01
Story #2 (밑에 글에 탄력받아 쓰는 글...)
㈜희극지왕
추천 0
조회 62
02.10.17 01:03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