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백운산 쫓비산 정상석 건립 사전작업**
-.일자 : 2016년 8월 25일
폭염의 기세에 초목들이 말라가고 고추는 빨갛게 익기도 전에 허옇게 소실되어 가는 뜨거운 날에 꽃비산정상석 건립의 사전작업을 위해 6인이 나섰다.
하나씩 챙겨 든 농기구가 동학민들의 생존 무기처럼 느껴지는 비장함도 서려 있다.
소도 여물을 먹여야 부려 먹는지라 매실 농장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서 막걸리한잔씩을 나누며 작전모의를 한다.
수확이 끝나고 성장기의 매실 농장은 웃자란 나뭇가지들이 오뉴월에 축 늘어진 쇠불알 같아 어수선함이 상존하는데 소막에서 윙윙거리는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는 소는 음매 거리며 활기차다.
저 조그마한 축사에서 광양시의 특산물인 매실한우가 다 조달 된가 보다.ㅎ
태양이 뿜어 내는 뜨거운 에너지는 밤을 토실하게 만들어 놓아 지풀에 떨어져서 길손의 발길을 붙잡는데 햇밤을 제수용으로 몇 개 챙겨 넣는 후손의 정성을 조상님 들은 알아 주려나 몰러..
산행이 섬진강 오백리 물길이 갈무리되는 강가에서부터 시작되니 쏟아지는 땀이 한 바가지로 몸의 수분을 싸그리 말려 버려서 쫓비산에 이르기도 전에 다들 고사해 버리겠다.
숲에서도 나뭇잎이 말라 비틀어져 가지만 물을 휴대할 줄 아는 지혜로운 우린 몸이 젖어간다.
당장 산 자체를 올라가는 어려움을 몸으로 겪다 보니 정상석 건립하는 날에는 고도가 좀 있는 토끼재에서 출발을 하는 것으로 합의 본다.
쫒비산 정상은 이 뜨거운 한낮에 뭔 난봉꾼이냐는 듯 멀뚱히 보고만 있다.
그래 쬠만 참아라.
우리들이 널 곱게 단장시켜 상품가치를 극대화 시켜 놓을 테니깐.
일단 이곳은 섬진강의 하얀 모래톱과 구제봉에서부터 지리산 정상까지 조망되는 곳으로 아직 대처에 나서 질 못해서 그렇지 숨은 보석이다.
그럼에도 봄의 전령사 매화꽃이 피어 날 때는 전국에서 찾아와주는 상춘객들이 나비와 벌을 대신해 수정자를 자처하고 간혹 쉬어 갈 요량으로 이곳까지 찾아 든 이들이 하나 둘이 아닌지라 아름아름 이름이 알려지기도 했다.
일단 정상석이 놓일 방위를 잡고 터 파기를 한다.
땅은 돌덩이처럼 딱딱하리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곡괭이 몇 번에 속살을 보여준다.
정상석을 안착 할 적당한 깊이로 파고 또 주변의 나무들을 정리를 해도 사람 손이 무섭다고 금방 마무리가 된다.
헬기의 날갯짓에 날아가 버릴지도 모를 강우량측정탑의 피뢰침과 태양열판은 시에서 철거하고 재 결합을 한다고 하니 오늘 동원된 사람에 비해 일거리가 별로 없다.
열심히 일한 자여 미시고 즐겨라..
어쨌든 보람찬 마무리를 하고 막걸리와 맥주로 단내를 씻어낸다.
조직 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싶다.
평소 각 자의 삶으로 바쁘고 여유가 없을 터이지만 이런 것 하나가 구심점이 되어 나무 까지 말라 비틀어지는 염천하 속에서도 기꺼이 힘을 보태고 거기에서 결속력을 다져 팀을 이끄는 에너지가 형성되는 것,,,
해는 어느덧 기웃해져 그 열기를 털어내고 소슬바람이 불어 오니 이 여름도 얼마 남지 않았고 갈쯤이면 우리도 쫓비산 정상석건립이란 결실을 맺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