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만보 하루천자] '잘 늙는 것'이 자산…매일 걷고 써보자
'하루만보 하루천자' 운동는 건강한 100세 시대, 날카로운 뇌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만보를 걷고 하루에 천자를 쓰자는 운동입니다. '하루만보 하루천자' 운동은 나와 내 가족을 지키는 가장 돈이 들지 않는 현명한 운동입니다.
99만 3628명. 한국경제를 이끈 1차 베이비붐 시대의 상징인 ‘1958년 개띠’ 해의 출생아 숫자다. 이들은 2023년 만 65세, 법적으로 고령자에 진입한다. 출생 이후 사망, 이민 등의 변수를 제외한 거주자 기준으로 하면 73만 4824명(2020년 통계 기준)이다.
70만명이 넘는 이들이 한 해에 고령자, 은퇴 세대로 진입한다. 1차 베이비붐 시기인 1955년부터 1963년까지 태어난 이들은 902만 4377명(현재 기준 699만 6575명)이다. 2차 베이비붐(1968~1974년) 출생아 숫자는 696만 806명(현재는 607만 5673명), 그 뒤로 3차 베이비붐(1979~1992년) 시기에 태어난 이들은 1016만 2726명(현재 957만 2665명)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한국 기대수명 83.5세정년 돼도 20년 더 살아
2차와 3차 베이비 부머의 은퇴(현재 65세 고령자 기준) 시기는 2033년, 2044년이다. 앞으로 10년, 20년 뒤에는 매년 70만~80만명 이상이 고령인구가 된다는 의미다. 현재 기준 인구 80만명의 경기 부천의 인구가 매년, 그것도 한 해도 빠짐없이 고령인구가 된다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65세 이상의 노인 비율이 2018년 14.4%로 ‘고령 사회’에 들어선 데 이어 2025년 20.6%로 ‘초고령사회’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00세 이상도 1990년 459명에서 2020년 5581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고 이 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기대수명은 1970년 62.3세에 불과하던 것이 2020년 83.5세가 됐다. 북아메리카(77.9세)나 유럽(77.7세)보다 각각 5.6세, 5.8세 높은 수준이다. 65세 고령인구에 들어가도 최소 20년 이상을 살 수 있다는 말이다.
노후에 따라오는 것은 병이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주로 암, 심장질환, 폐렴, 뇌혈관질환, 알츠하이머 등으로 죽는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치매 환자 규모는 매년 증가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한다.
2020년 65세 이상 노인 중 추정 치매 유병률은 10.3%(60세 이상 7.2%)로 60세 이상에서는 약 86만명, 65세 이상에서는 84만명일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에는 65세 이상 노인의 15.9%인 약 302만명으로 증가한다. 뇌졸중은 55세 이후로 발병률이 크게 높아진다.
따로 시간 낼 필요 없이 출퇴근길 1~2 정거장 걷고 계단 이용해 쉽게 실천
보통 열 살이 증가할 때마다 뇌졸중 발생률이 2배씩 높아지는 것으로 본다. 예컨대, 60세를 기준으로 하면 70세는 약 2배, 80세는 약 4배 정도 뇌졸중 발생률이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조사 고령층(55~79세) 부가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5월 기준 고령층 인구(1509만 8000명)는 처음으로 1500만명을 넘어섰다. 이들 가운데 68.5%는 장래에도 계속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들의 평균 근로 희망 연령은 73세다. 이미 70세를 넘긴 70~74세 고령층의 경우 79세, 75~79세는 82세까지 일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고령층 인구가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평균 연령은 49.3세였다. 고령층 인구는 평균적으로 73세까지 일하고 싶어 하지만 49세에 주된 일자리를 그만두게 된다는 의미다.
왜 ‘하루만보 하루천자’인가. 걷기와 쓰기는 무수한 연구를 통해 검증된 효과다. 걷기는 누구나 할 수 있고 돈이 들지 않는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누구에게나 효과적이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출·퇴근길에 한두 정거장 앞에서 내려 걷거나 지하철, 사무실 계단을 이용해도, 짬을 내 도심, 둘레길, 등산, 트레킹코스 등을 이용해도 된다.
걷기는 호흡의 능률이 좋아져 산소섭취량이 늘고 다리와 허리의 근력이 늘어난다. 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의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하루 만 보는 성인 평균 걸음으로 하면 7㎞ 내외, 일상생활에서 5000~6000보의 걸음과 짬을 내서 3000~4000보를 걸으면 달성할 수 있다. 만 보 걷기에만 집중한다면 2시간 내외, 소모 칼로리는 400~500㎉이다.
일기부터 필사·왼손쓰기 다양한 방법 뇌 감각 자극
일만 보 걷기가 몸이 하는 것이라면 일천 자 쓰기는 머리와 손이 하는 일이다. 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은 뇌의 감각을 자극하기 때문에 훨씬 더 건강하고 원활한 뇌를 유지할 수 있다. 일기, 에세이, 소설, 필사, 왼손 쓰기(오른손잡이 기준) 등 다양한 방법을 가미하면 창의력과 기억력 등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디지털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10년, 20년 안에 65세가 되는 현재의 4050에게 노후 자산은 곧 건강자산이다. 웰에이징(well-aging)은 100세 시대를 맞아 ‘사람답게 잘 늙어가자’는 뜻을 가진 말이다. 그저 오래 살기를 원하는 ‘장수의 시대’가 아니라 건강하고 행복하게, 각자 나름대로 의미 있고 아름답게 생을 마무리하자는 ‘웰에이징 시대’다.
베이비부머들이 경제성장의 주축, 원동력이 됐다면 앞으로는 웰에이징의 선두에 서서 건강한 100세 시대를 이끌어가야 한다.
---------
[하루만보 하루천자] "걷기와 쓰기, 쉬우면서도 강력한 두뇌 운동"…美 뇌과학자의 조언
"꾸준한 운동, 뇌 인지능력 향상"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 및 쓰기는 노년층의 뇌 건강에 크게 도움.
걷기, 쓰기 모두 꾸준하게 해내는 것이 중요."
미국 노스이스턴대의 아서 크레이머 교수는 꾸준하면서도 규칙적인 걷기와 쓰기가 뇌 건강을 지키고 인지능력을 향상시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크레이머 교수는 뇌 건강 및 인지능력 분야의 석학으로, 노스이스턴대에서 심리학 교수 및 뇌인지건강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크레이머 교수는 먼저 뇌 건강과 인지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꾸준한 운동이 뇌의 인지능력을 길러주는 등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우리 뇌의 관자엽 안쪽에는 인지와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인 해마(hippocampus)가 있는데, 6개월 이상 꾸준히 운동한 사람의 해마 부위가 커지고 인지능력 역시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운동의 종류는 크게 상관없다는 게 크레이머 교수의 설명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노년층의 경우 격렬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운동이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무리한 운동이 부상으로 이어져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레이머 교수는 격렬한 운동을 한다고 뇌 건강에 더 좋은 건 아니라고 설명하며 "어떤 운동이든 당신이 즐길 만한 운동을 하는 것이 뇌 건강에 좋다"고 강조했다.
가벼운 운동 중에서는 걷기 운동을 대표적으로 제시했다. 큰 힘이 드는 운동이 아닌데다 일상에서 꾸준히 하기 좋기 때문이다. 그는 "뛰는 것도 뇌 건강에 좋지만, 나이가 들수록 체력이 약해지므로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요가처럼 유산소 운동이 아닌 운동을 해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운동이 아니더라도 두뇌를 자극하는 활동이라면 도움이 된다. 크레이머 교수는 "뇌를 자극할 수 있는 행동이면 (뇌 건강 증진에) 효과가 있다"며 "필사하기와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말하는 것, 새로운 악기 연주를 배우는 것, 십자말풀이 등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쓰기가 기억력 향상에 좋은 방법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크레이머 교수는 "읽기는 이해를 위해 여러 두뇌 활동이 이뤄지는 복합적인 활동"이라며 "이를 직접 필사한다면 기억력 증진에 보다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 크레이머 교수는 "한 연구에서 꾸준히 운동을 이어오는 사람은 파킨슨이나 암,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환의 발병률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일주일에 3번, 혹은 일주일에 150분 이상 등 꾸준하게 활동하기 위한 기준을 정해두고 실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하루만보 하루천자] '국민주치의' 오한진 박사 "생의 마지막까지…걷고 또 걸어라."
육체 건강 위한 첫걸음 '걷기'
제일 쉬운 운동이지만 만 보는 어려워
속도는 1초에 2~3보씩 빠르게
한 걸음 뗄 때마다 모든 장기 활동
매일 손글씨 쓰는 것도 뇌 건강↑
TV 건강 프로그램에서 '국민주치의'로 불릴 만큼 대중에게 친근한 오한진 박사(62·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일주일에 두 번은 대전과 서울 노원에 위치한 을지대병원으로 출근해 환자를 진료하고, 방송에 출연하거나 신문 칼럼을 통해 어려운 의학 지식과 건강 정보를 설명하고, 각종 학회와 협회, 단체 등에서 활동하며 바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2년 전부턴 사단법인 한국워킹협회장을 맡아 걷기 운동을 통해 국민들을 더 건강하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오 박사는 의사 본연의 업무뿐 아니라 강연 원고를 준비하거나 칼럼을 부탁받는 일이 많으니 늘 글을 쓴다. 오 박사는 "우리가 평소 휴대폰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는 한두 줄은 아무 생각 없이 쓰지만, 글의 분량이 1,000자 (원고지 5장) 정도로 늘어나면 앞뒤 문맥도 살피고, 이게 어떻게 읽힐까 생각도 해야 하므로 상당히 뇌를 많이 쓰게 된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하루만보 하루천자' 운동의 취지와 계획을 듣고는 매우 환영한다면서 개인과 협회 차원에서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눈 뜨면 운동으로 하루 시작
오 박사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곧바로 자택 인근 호텔 피트니스센터로 향한다. 수영을 30분 하고, 트레드밀을 걷거나 런지 같은 근력운동까지 한 시간 반가량을 온전히 운동에 집중한다. 하루 종일 진료실에서 환자를 만나거나, 바쁜 일정에 쫓겨 자가용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젊어서부터 아침 운동만큼은 꾸준히 유지해온 건강관리 비결이다. 그는 "아침에 운동하고 샤워까지 마쳐야 비로소 하루를 잘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며 "운동은 개인이 할 수 있는 본인을 위한 최고의 투자"라고 강조했다.
누구나 걸을 수 있지만 똑바로 걸어야 효과
육체적인 건강을 위한 운동의 첫걸음은 걷기다. 흔히 중년 이후에는 심장, 뼈, 심폐 기능에 도움이 되는 유산소 운동이 적합한데, 걷기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오 박사는 "걷기가 세상에서 제일 쉬운 운동이지만, 사실 만보를 걷는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걷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르게 걷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그가 제안하는 걷기 자세는 바르게 선 상태에서 얼굴은 약간 위를 보며 시작한다. 속도는 1초에 적어도 2~3보씩 빠르게 걷는 것이 좋다. 발이 너무 옆으로 벌어지지 않도록 하고, 발의 한쪽 뒷굽으로 힘이 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우리가 한 걸음을 떼는 순간 몸속의 수많은 뼈와 근육들이 일제히 움직이고 모든 장기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주머니 속에 손만 넣고도 100원짜리 동전인지 500원 동전인지를 알아낼 수 있는 것처럼 손끝을 통해 전해지는 감각도 중요하다. 매일 일정 시간을 내 한 자 한 자 펜으로 손글씨를 쓰고 악기를 배우거나 뜨개질과 같은 취미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모두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이유다.
생의 마지막에 누워있는 시간 줄이려면
국민건강은 이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인 화두다. 고령 인구는 늘어나는데 중장년부터 비만, 당뇨, 고혈압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는 인구는 급증하고 있다. 오 박사는 "지금 요양병원에 누워 계신 분들 상당수가 사실은 그렇게 누워있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라며 "개개인에게 물리치료사가 붙어 걷기 연습을 시키고 재활훈련을 하면 되지만, 현실적으로 그만한 인력이나 비용이 없어 못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건강을 책임질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다. "나이 들어 침대에 누워 20년을 더 살래요, 아니면 마지막까지 스스로 움직여서 밥도 해 먹고 커피도 타 먹고 왔다 갔다 하실래요? 암 같은 중병에 걸리면 국가가 치료비 상당 부분을 부담해 주지만, 내 기초체력은 내가 만들어야 하는데 그걸 안 하고들 계신 거예요." 다소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오 박사는 날카로운 일침을 가했다.
반면 최근 젊은이들이 부쩍 몸 만들기에 관심을 갖고 보디 프로필 사진찍기 같은 유행이 확산하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인 현상으로 평가했다. "20~30대 MZ세대들을 보면 몸짱 되려고 열심히 운동하잖아요. 이런 운동이 습관이 되면 아마 그 세대는 평균 120세까지도 살 거예요. 운동에 관심 없고 그냥 매일 놀고먹는다? 그러면 죽을 때까지 누워서 한 40년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