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4, 5, 6개월을 함께 했던 수업이 끝나가네요.
단동십훈 수업이 있는 매주 목요일이 요즘 제 삶에 가장 활기 있고 충만한 시간이었어요.
그런 시간을 만들어주신 안상희 선생님 정말 감사드려요. ^^
저는 육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아기와 함께이지만 왠지 모를 고립된 듯한 느낌과 아이에 대한 죄책감이었어요.
분명히 나 말고 어딘가에서도 혼자서 아기와 놀아주랴, 집안일 하랴 고군분투 중인 엄마들이 있을 텐데 누군가를 만나거나 소통할 만한 기회가 별로 없더라고요. 그럴 만한 장도 없고요. 모두들 어찌어찌, 각자의 힘으로, 이 시간들을 보내고(가끔은 '견디고') 있을 엄마들이 많겠죠? 이 시기의 아기들, 엄마들과 만나서 품앗이처럼 좀 더 의미있게 시간을 보내면 얼마나 살맛날까! 그런 생각을 해왔어요.
그리고 집에 있으면 아이 눈을 마주치며 적극적으로 놀아준 시간이 별로 많지 않아서 하루를 돌아보면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하고 늘 죄책감이 들곤 했어요. 엄마이기도 하지만, 한 인간이기도 한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일부 포기하면서 아이와 잘 놀아줘야 하는데, 그럴 만한 의지도 부족하고, 방법도 잘 모르는 상황 속에서 몇몇 반복되는 장난감에 의존해서 아까운 시간을 많이 흘려보낸 것 같아요.
친한 언니가 함께 들어보자고 하여 듣게 된 이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그런 마음들에서 해방시켜 준 고마운 수업이에요.
첫 수업에서 선생님께서 '이곳은 한 마을이다. 내 아기가 동네의 여러 '아줌마들'(ㅎㅎ)을 보면서 더 잘 자랄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을 때, 왠지 마음이 푸근해지고 따뜻해졌어요. 아 이곳은 정말 안전한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아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안고 있는 것 같아서 다소 충격을 받았지만(ㅋㅋ) 일주일에 한 번인데 믿고 따라보자는 마음으로 수업을 따라갔어요. 선생님의 리드에 따라 한 시간 내내 아이에게 노래 불러주고, 스킨십하고, 덕담을 해주고, 율동하고, 눈 마주치는등의 활동은, 제가 그동안 전혀 몰랐던 전통놀이의 세계+교감의 세계를 경험했어요. 저를 포함한 요즘 엄마들은 SNS나 유튜브, 육아서 등으로 육아 정보를 많이 얻지요. 하지만 아무리 유튜브나 책을 많이 본다고 해서 실천해줄 수 없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단동십훈 수업에 참여하여 여러 사람들과 눈 마주치고 인사하고, 선생님의 재치 있는 가르침에 따라 함께 노래부르다 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요. 제 스트레스 해소도 되고요. 즐거워요. 우리 아기도 이제 그 장소에서 무엇을 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고, 여러 아기 친구들을 만나는 일, 선생님 만나는 일을 꽤 좋아하는 것 같아요. ^^
이 시기 다른 문화센터 수업은, 엄마와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이 주가 아니라 아이에게 귀여운 옷을 입힌다거나, 커피콩을 만져본다거나, 비눗방울을 불어준다거나 하는 등의 조금은 일방향적이거나 수동적인 수업이 많지요. 그런 수업들 역시 아이에게 경험이 되고 좋은 자극이 되겠지만, 단동십훈만큼 엄마와 밀도 있게 교감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수업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께서 이 수업을 놓치지 마시고 아이와의 행복한 시간을 경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ps. 단동십훈 수업에 참여한 엄마들, 아가들 고마웠어요. 아기들아~ 아줌마는 너희가 어떻게 무럭무럭 자라는지 무지 궁금할 것 같아~^^ 우리 가끔 만나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