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념을 아는 것이죠. 저는 저만의 개념 노트를 따로 만들고 있습니다. 오답 노트를 만들 듯 전 과목의 개념을 정리한 노트를 만들어 시험에 활용하면 내신 대비에도 그만이죠."
부산 양정고 2학년 김시현군의 공부 비법은 자신이 직접 정리한 '개념 노트'에 있었다. 그 덕분에 지난 2년 동안 전 과목 1~2등급 수준으로 탄탄하게 내신 성적을 관리해 온 그는 본격적인 고3 수험생활 시작을 앞두고 수능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 누나가 가르쳐 준 개념 노트
"약대에 다니는 두 살 위 누나가 있는데 고1 때 고3이었던 누나의 수험생활을 지켜보면서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누나가 매일 독서실에서 늦게까지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1학년 때부터 자극을 많이 받았죠. 처음 저에게 과목별 개념 노트를 만들라고 권유한 것도 누나였습니다."
김군은 특히 학교 시험기간에 개념 노트를 유용하게 활용했다고 했다. 보통 문제 풀이에 앞서 참고서 두세 권을 책상 위에 펼쳐놓고 단원별로 개념 정리를 먼저 시작했다. 수업 시간에 들은 내용이나 문제를 풀면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을 노트에 매번 추가해 나가다보면 과목별로 한 권의 책과 같은 개념 노트가 만들어진다.
"공부할 것도 많은데 개념을 일일이 적으면서 공부한다는 게 비효율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든지 꺼내볼 수 있는 나만의 책 한 권을 가진다는 건 어찌 보면 가장 효율적인 공부법이 아닐까 해요. 수능 역시 개념을 바탕으로 한 응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개념 노트로 내신, 수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김군은 보통 시험 3주 전에 개념 노트를 정리하면서 내신 대비에 들어갔다. 시험 범위까지 진도가 다 나가지 않은 과목이 많기 때문에 수업 도중에 선생님이 흘려주는 시험 관련 정보나 힌트까지 노트에 일일이 메모를 했다.
"개념 노트만큼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진 않지만 오답 노트도 만들고 있어요. 틀린 문제를 여러 번 풀어보기 위해 문제집을 풀 때는 답을 직접 체크하지 않고 문제 아래쪽에 별도로 번호를 적어두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틀린 문제나 맞히고도 헷갈리는 문제는 반복해서 풀어볼 수 있어서 좋아요."
# 휴대폰, 스톱워치를 활용하라
공휴일과 주말에도 밥 먹는 시간, 학원 가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모두 독서실에서 공부하면서 보내고 있다는 김군은 간단한 도구를 활용하면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많은 친구들이 활용하는 방법인데 영어 단어장을 별도로 만드는 것도 좋지만 휴대폰의 단어장 기능을 활용하면 쉽게 단어를 저장하고 삭제할 수 있어 간편합니다. 제 휴대폰은 200개까지 저장이 가능한데 거의 매일 10개 이상의 새 단어를 추가 입력하고 있어요."
스톱워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도 권장했다. 혼자서 장시간 공부를 해나가다 보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 문제를 풀 때 스톱워치를 활용하면 실전에서처럼 집중해서 문제 풀이를 할 수 있다는 것.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잖아요. 스톱워치를 활용해 분초 단위로 시간을 쪼개어 쓰다 보면 아무래도 촘촘한 시간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김군은 또 주 단위로 공부 계획을 세우고 매일 하루의 공부 계획을 세워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스터디 플래너를 활용해 체계적인 시간 계획을 짠 뒤 실천한 것은 색연필로 지워가며 공부하고 있다는 것.
"우선 요일별로 과목을 나누어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탐의 경우 월요일과 목요일은 화학, 화요일과 토요일은 생물 이런 식으로 나누죠. 모든 과목을 2~3일에 한 번이라도 꾸준히 공부해줘야지 며칠 동안 한 과목만 잡고 있으면 감을 잃어버리기 쉽잖아요."
수학과 영어는 문제 수를 정해놓고 매일 꾸준히 공부한다고 했다. 수학은 수Ⅰ, 수Ⅱ, 미적분까지 매일 20문제씩 풀고 외국어는 듣기를 포함해 10~20문제씩 풀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군은 문제 풀이에 앞서 개념을 먼저 익힐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개념을 알기 전에는 문제에 손도 대지 않는다"며 "개념을 익히지 않고 문제 풀이만 반복하는 공부는 응용 심화 과정에서 그 한계가 분명히 드러나게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