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글씨 전원주택이라니깐
피로요? 전원에서 풉니다.
적당히, 조금 모자라는 얼간이, 구수한 촌놈, 푼수 연기 등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중견 연기자 백일섭. 개성있고 활력이 있으며, 구수하고 토속적인 연기로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대중에게 가장 친숙하고 낯익은 중견 탤런트 중의 한사람이다.
또한 그의 믿음직한 이미지 때문에 오랫동안 모제약회사 CF에 곰을 상징하는 모델로 출연했다. 광고는 "피로 어떻게 푸세요?"는 백일섭의 질문으로 시작된다. 이 질문에 "잦은 모임" "힘든 집안일" "계속되는 야근'이라는 아이콘이 차례로 등장하고, 이를 클릭할 때마다 등장 인물은 "그야 사우나지요" "찜질방" "푹 자는게 최고죠"라며 나름대로의 피로 회복법을 소개한다. 하지만 바쁜 일상생활로 "그럴수 없다면"이라는 자막이 뜨면서 백씨가 "바쁠땐 우루사!."라고 외친다. 그러나 최근 그는 피로를 푸는 방법이 바뀌었다.
-백일섭씨, 피로 어떻게 푸세요?
▷전원생활로 풉니다.
명지대학교 영문가 2학년 때인 65년 KBS가 주최한 전국 방송 TV극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연기생활을 시작, 올해로 연기생활만 37년째이다. 고향은 전남 여수. 한량기질이 다분했던 아버지 때문에 어린시절이 불우했다고 기억하고 있다. 한때 "팔출불"시리즈로 영화를 찍기도 했던 백씨는 90년 영화제작 및 수입사인 "세라양행"을 설립하기도 했다.
93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아들과 딸」에서 하얀 백구두, 옷의 먼지를 털어내는 독특한 제스처, 손뼉을 치며 시작하는 노래 "아 글씨 홍도야 우지마라"로 온국민 웃기던 모습이 떠오른다. 당시 백일섭씨는 드라마에서 인기를 얻은 뒤 잇단 광고출연으로 수입이 늘어나 당시 연예인 소득순위 10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낚시와 술을 좋아하고 골프가 수준급이다. 특히 술은 지고는 못 가도 뱃속에 넣고는 가는 체질이라고 할 만큼 두주불사다.
백씨가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광주시 오포면 능평리는 분당에서 태재고개를 넘으면 바로 있지만 분당 바로 옆댕이에 이런데가 있을까 싶을 만큼 앞산이 제법 첩첩하다. 첩첩산중 아주 깊은 산속에 올라와 있는 기분이 들 만큼 전망이 좋고 공기가 딴판으로 달랐다. 태재고개를 사이에 두고 분당과 접해 있지만 전혀 별세계처럼 조용하고 한적하다.
분당신도시와 광주시 오포면의 경계를 이루는 해발 313m의 불곡산(佛谷山) 산줄기가 첩첩하게 백씨 집을 둘러싸고 있다. 어쩐지 제법 명당티가 난다 싶었는데 집을 마주 보고 오른편에 조선조 개국공신 중 한 사람이었던 김균 장군의 묘가 있었다.
지난 밤에도 폭음을 했다는 백씨는 빤스만 입고 거실에서 누워 있다가 방문객을 맞았다.
<직격 인터뷰>
-집이 생각보다 단촐한데, 얼마나 들었습니까.
▷한 4억5천 정도 들었나.
-전에는 아파트에 사셨지요.
▷분당에 있는 아파트에 살았지.
-전원주택 지을 생각을 하게된 계기는.
▷아파트에 살다보니까 자꾸 게을러 지는거 같았어. 쉬는 날에는 하루종일 빤스만 입고 잠 자거나 TV보면서 뒹구는게 전부였으니까. 담배, 술 많이 하다보니까 기침이 심해지고 건강이 자꾸 나빠진다는 생각이 들었어. 골프장을 오가면서 보아둔 것도 있고.
-전원주택에 사니까 어떠습니까.
▷도 닦는 기분이지, 뭐. 여기 앉아있으면 시간 가는줄 모르겠어.
-불편한 점도 있지요?
▷한번은 보일러가 고장나서 차디찬 방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는데, 참 대책이 없더구만. 도시에서는 손쉽게 애프터 서비스나 수리를 받을 수 있지만 시골에서 뭐가 고장나면 손쓸 방법이 없어. 하수도가 막히거나 세탁기가 멈추면 꼼짝없이 비싼 품을 주고 외지에서 기술자를 불러와야 한다니까.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그게 불편해.
두 번째는 교통인테 애들을 일일이 차 태워 내보낼 수 없는 노릇이고 해서 애들한테 차 한대씩 뽑아줬어. 처음 애들한테 전원주택 살자고 꼬실 때 했던 약속이기도 하고. 방범문제는 걱정 않해. 지금까지 뭐, 사고난 일도 없구. 한번은 실수로 경보기를 건드린 적이 있었는데 경찰하고 사설경비업체에서 득달처럼 달려오더구만. 아주 놀랐다니까.
-집터 고를때 이야기좀 해주시죠.
▷많이 돌아다녔지. 마음에 들어서 가족들 데리고 가서 보여주면 꼭 심드렁한 사람이 있어. 그런데 이 집터를 보여주었더니만 신통방통하게도 다들 좋다고 하더라구. 아는 동생이 부동산을 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지. 이 터도 그 동생이 소개시켜준거거든.
-집으로 들어오는 길목 경사도가 조금 심하덴데.
▷그렇지 않아도 그것 때문에 첫해 겨울에 고생깨나 했어. 눈이 많이 왔는데 차가 올라오질 못하는거야. 스케줄 몇 개 펑크 날뻔 했지.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한더라고, 경치에 마음을 빼앗기다 보니까 그런 것 같애. 고생 좀 했어.
-집 지을 때 고생은 않했습니까.
▷왜 않해. 인부들이 갖가지 이유를 대며 시도때도 없이 공사를 중단하는 바람에 아주 복장이 터지는 줄 알았어. 그래서 틈나는대로 방송국 스튜디오와 공사현장을 오가며 직접 닥달했지. 녹화가 없는 날에는 거의 현장에서 살다시피한 것 같어. 하도 그러니까 인부들이 나중에 나보고 '십장'이라고 부르대. 3개월이면 끝날거라는 공사가 6개월을 갔으니까 그나마 다행이지. 나같은 경우는 오히려 조경 때문에 고생했어. 기본 조경이 마음에 안들어서 다시 조경을 했는데 비용이 조금 더 까졌어.
-스틸하우스로 지었는데, 뭐,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까.
▷목조주택으로 지을 생각도 해보고 여기저기 구경 다녔는데 왠지 답답하고 안정감이 떨어는거 같더라구. 루바로 마감한 집을 봤는데 사방에 박힌 옹이 때문에 정신이 다 어지럽더구만. 한번은 누가 이야기해주길래 도곡동에 있는 포항제철 스틸하우스 모델홈에 구경갔다가 관계자 이야기를 들어보고 결정했지.
-나무를 참, 많이 심었네요.
▷아는 사람이 선물로 준건데 사과, 배, 복숭아 나무를 조금 심었지. 이사한 첫해를 아예 ꡐ나무 심는 해ꡑ로 정하고 이것저것 좀 심었어.
-개가 많네요.
▷입주하기 전에 개부터 데려다 놨지. 진돗개 2마리하고 풍산개 2마린데 서로 어울려서 잘 놀아. 우리 집에서는 벌써 개들부터(도) 통일했다니까. 정치인들 뭐 하는지 모르겠어.
-자재선정은 어떻게 했습니까.
▷시공사가 조명이나 거텐 같은 제품샘플을 보여주면 그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걸 골랐지. 다 국산이야. 사람들은 전원주택 짓는데 돈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 아파트를 판 돈으로 집을 지으면서 약간 남았거든. 조경에서 더 까먹긴 했는데, 까짓것 수업료 낸 셈 치고 있어.
-어떻게, 본인은 재테크면에서도 성공했다고 생각합니까.
▷그럼. 내가 99년에 이땅을 80만원에 샀는데, 알아보니까 지금은 주변이 자꾸 개발되는 바람에 평당 2백만원은 한다고 그러더구만.(*주변 부동산에 확인한 결과 평당 1백30만~1백60만원 정도라고 함.)
-소일은 어떻게 하십니까.
▷잔디 깍고 나무 심고 개들하고 놀아주지. 동네사람들하고 고스톱도 치고 막걸리도 마시고 그래. '사는 맛'을 새삼 느껴. 아닌게 아니라 건강도 많이 좋아진 것 같구.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거뜬하고 가래도 많이 줄었어. 몇 년만 더 이렇게 살면 더 좋아지겠지, 뭐. 이것저것 직접 만들고 가꾸다보면 하루해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어. 저기 데크 있지. 친구들 불러서 저기서 고기 구워 먹는데, 아주 기가 막혀.
-전원생활이 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까.
▷약이 따로 없지. 술 마시고 아침에 일어날 때 아파트하고 여기(전원주택)하고 차원이 달라. 아주 거뜬해.
-사계절 중에 어떤 때가 제일 마음에 드세요.
▷다 좋은데, 특히 겨울에 기가 막혀. 나무마다 눈꽃이 혼자 보기 아까워. 겨울에 한번 놀러오셔.
-안개가 심한데.
▷안개가 자주 끼기는 하는데 서울 안개하고는 질적으로 차원이 달라. 얼마든지 마셔도 되는, 아주 깨끗한 안개라구.
-결과적으로 단지형 전원주택지에 집을 지은셈인데 좋은 점과 나쁜점이 있다면.
▷뭐, 나쁜 점은 없고. 전문 업체가 개발한 단지형 전원주택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마을이 들만어져서 좋은 이웃까지 덤으로 얻었지, 뭐. 이제는 정말 아파트에 다시 돌아가서 살라고 그러면 못 살 것 같애.
건축 개요
위 치 : 경기도 광주군 오포면 능평리 수레실마을
대지면적 : 660㎡(2백평)
건축 연면적 : 198.02㎡(59.5평), 1층-125.37㎡(37.92평), 2층-72.65㎡(21.98평)
구조방식 : 스틸하우스(steel stud 방식)
건 폐 율 : 22.37%
용 적 율 : 30.0%
시공기간 : 1999년 10월 ~2000년 3월
건 축 비 : 평당 약 3백83만원
대지구입비 : 평당 80만원
총 소요 비용 : 약 4억5천원(대지구입비+건축비+조경비+기타 포함)
외부마감 : 하디사이딩, 드라이비트, 18㎜ 투명 복층유리
내부마감 : 우드 후로링, 고급벽지
난방방식 : 심야전기온돌+기름보일러
첫댓글 그림이 있으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