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2월 14일까지 또 2주간 연장되는 군요.
그 이후에라도 해제의 가능성이 있을까요 ?
아마도 그렇게 되지는 않을 듯합니다.
오늘은 2월이 시작되는 날인데,
그나마 위 바리톤 양준모의
‘강건너 봄이 오듯’노래를 듣고 희망을 가져 봅니다.
석촌호수에 이직도 얼음이 녹지않고 남아있네요,
노래도 사람의 삶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대중가요와 달리 특히 예술가곡의 경우가 그런 것 같다. 10년, 20년의 오랜 성숙기를 거치면서 서서히 대중 속에 파고드는 노래가 가곡이 아닐까 한다. 그리곤 절정의 시기를 맞다가 천천히 추억의 노래로 변해가기도 하고 어떤 것은 오랫동안 생명력을 유지하기도 한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강 건너 봄이 오듯> (송길자 작시, 임긍수 작곡)을 보아오면서부터이다.
나는 가곡애호가로 자처하지만 <강 건너 봄이 오듯>을 2004년 12월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CBS창사 5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소프라노 조수미의 노래로 처음 주의 깊게 들었다. (그 이전에도 들은 적이 있었을 것이란 뜻)
봄을 기다리는 내용을 담은 이 노래에서 매우 화사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받았었다.
그 뒤 이 노래가 그 보다 10년도 더 전인 1992년에 초연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 <강 건너 봄이 오듯>을 부른 이는 테너 임정근씨였다. 노래는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노래는 내용적으로 보면 다소 여성적인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이후 조수미가 부르면서 강한 흡인력을 갖고 인기 가곡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조수미의 깨끗하면서도 힘과 기교를 갖춘 소리가 주는 감동이 이 노래를 살아움직이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역시 노래는 멜로디와 가사에 못지 않게 누가 부르느냐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강 건너 봄이 오듯>은 2000년대 중반 이후로 겨울부터 봄까지 각종 음악회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가곡이 되었다. 서울국제음악콩쿨에 지정곡이 되기도 했고, 자동차 CF에도 등장했다. 중고등학교 음악교과서에도 해마다 실리고 있다. 2013년 2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축하음악회에서도 이 노래가 불려졌다. 노래가 탄생한지 20년이 지나면서 성숙의 단계로 들어선 것 같다.
강 건너 봄이 오듯, 송길자 작시, 임긍수 작곡
1절
앞강에 살얼음은 언제나 풀릴거나
짐 실은 배가 저만큼 새벽안개 헤쳐왔네
연분홍 꽃다발 한아름 안고서
물건너 우련한 빛을 우련한 빛을
강마을에 내리누나
앞강에 살얼음은 언제나 풀릴거나
짐실은 배가 저만큼 새벽안개 헤쳐왔네
2절
오늘도 강물따라 뗏목처럼 흐를거나
새소리 바람소리 물흐르듯 나부끼네
내 마음 어둔 골에 나의 봄 풀어놓아
화사한 그리움 말없이 그리움 말없이
말없이 흐르는구나
오늘도 강물따라 뗏목처럼 흐를거나
새소리 바람소리 물흐르듯 나부끼네
물흐르둣 나부끼네
이 노래의 가사는 <소식>이라는 제목의 사설시조에서 온 것이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다가 1982년 등단한 송길자 시인의 작품이다. 1992년 어느날 박재삼 시인(1933-1997)으로부터 KBS에 가곡으로 만들 시를 한편 보내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고 시인은 자신이 쓴 사설시조 <소식>을 문득 떠올렸다.
소식
앞강에 살얼음이 풀릴 때쯤이면
나뭇짐을 실은 배가 새벽안개 저어왔네.
삭정이 청솔가지 굴참나무 가랑잎 덤불
한줄로 부려놓은 지겟목 쇠바릿대 위엔,
연분홍 진달래도 한 아름씩 꽂고와서,
강 건너 봄 그 우련한 빛을 이쪽 강마을에 풀어 놓더니
오늘은 저문 강을 뗏목으로 저어와,
내 마음 어둔 골에 봄빛을 풀어놓네.
화사한 꽃 내음을 풀어놓네.
(송길자 시집, ‘달팽이의 노래’, 1994)
그러나 이러한 사설시조를 그대로 가사로 하라고 보낼 수는 없었다. 밤새 이 시조를 기초로 노랫말을 만들었다.
송길자 시인은 2013년 봄, 필자에게 보낸 메일에서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 어느 작곡가에게 갈지도 모르면서 감히 사설시조 전문을 그냥 보내놓고 알아서 가사화 해 쓰라고 함부로 할 순 없는 것쯤은 잘 알기에 시간에 쫓기면서도 밤새 그 사설시조에서 힌트, 그 뜻을 살려 지금의 노래대로 가사화 해서 보냈습니다.”
이때 제목도 <강 건너 봄이 오듯>으로 바꿔 달았다. (글/사진: 이정식)
첫댓글 앞강에 살얼음은 언제나 풀릴거나
짐 실은 배가 저만큼 새벽 안개 헤쳐왔네
연분홍 꽃다발 한아름 안고서
물거너 우련한 빛을 강마을에 내리누나.....
곱고 정(情)이 담긴 노랫말이 들을수록 정겹네요
2월이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에 자니님의 귀한 선곡에 머물러봅니다
2월도 거리두기로 긴장의 끈을 놓치말아야 할것 같아요
평안한 2월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한강의 샛강이나 석촌호수에는 아직 얼음이 녹지 않고 있네요.
어차피 얼마지나지 않아 녹을 거고, 코로나도 사라지지겠지요.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곧 일상으로 돌아갈 것을 희망하고 살아갑니다.
앞강에 살얼음은 언제나 풀릴거나...
제가 자란 마을 산등성이에 올라서면
유유히 흘러가는 낙동강이 보였답니다.
이 노래 들으니 문득 머언
기억속의 고향이 그리워지네요.
강건너 봄이 오듯
우리 마음에도 따뜻한 봄날이
오기를 기다려 봅니다.
음악 잘 들었습니다.
감사해요, 자니님~
경상도 시군요, 고속도로 구미, 왜관 등지를 지날때면 낙동강이 보이죠.
저는 아부지 고향인 영천 금호강변에 자주 가봤습니다.
이영도 시인이 살던 집이 큰집이었죠.
햇볕에 반짝이는 강물과 탐스럽게 익어 가는 사과밭이 아직 생각납니다.
@자니 자니 님 답글을 읽으니 갑자기 고향생각이
나네요. 대구에서 가까운 곳에 고향마을이
있었는데, 초등학교 졸업하고부터는 대구에서
살았답니다. 영천 은해사에서
팔공산을 등산해서 동화사까지 넘어 갔던
적이 있었지요.
갈대숲이 참으로 아름답던
가을 날에~ㅎ
이영도 시인이 살던 집이 큰집이었다니
더더욱 반갑습니다.
이직 대구 이천동에 본가있어요. 아마도 동성로에서 스쳐지나갔을수도...
감사합니다
네.
강에 얼음이 얼어 있는 모습을 보니
학창시절 여의도 샛강에서
스케이트 타던 추억이 살아나네요
모레가 입춘이 다가오니
강건너 봄이 오듯 앞 강에 얼음도
사르르 녹아지겠지요~~
감사합니다~^^
저도 겨울이면 스케이트를 탔는데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 또래 여학생들 보는 재미로갔어요. 베리님은 인기 캡이셨겠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