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 여행③
나전역(羅田驛)
한때 버려진 역에서 새롭게 ‘핫 플레이스’로 부상
옛 모습 그대로 레트로 감성이 느껴지는 간이역
나전역은 정선선의 철도역으로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에 있는 조그마한 간이역이다.
1969년 석탄산업의 발달과 함께 정선선 보통역으로 문을 열었다.
역 이름은 실제가 다른 것에 들어가는데, 역이 위치한 곳은 북평면이고 북평리였던 곳인데 역이 개업할 당시
북평역(현 동해역)이 존재하고 있어 인근 나전리를 역명으로 정했다고 한다.
정선아리랑열차는 아우라지역 외에도 오밀조밀한 기차역들을 지난다. 나전역도 그중의 하나다.
1970~80년대 탄광산업이 전성기를 이루던 시절에는 이용객이 많았지만, 1989년 나전광업소가 없어지면서
1993년에는 역무원이 없는 간이역이 되었다. 탄광산업이 흥했을 때에는 나전역도 같이 흥했지만,
그 뒤로는 별 볼 일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이후 2011년 10월까지 무궁화호 열차가 운행되었으나 열차운행시간표 개정으로 인해 무정차 통과했으며
2015년 1월부터 아리랑열차(A-Train) 운행으로 여객열차 정차가 재개되었다.
그렇지만 나전역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역무원이 배치되지 않은 무배차 간이역이 되었다.
이렇듯 나전역은 오랜 시간 잊혀진 기차역이었다.
그러다가 정선아리랑열차가 정차하면서 작은 산골역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나전역의 부활을 이끈 건 카페다. 나전역은 우리나라 ‘1호 간이역 카페’다.
역 건물을 카페로 개조하면서 정선의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열차가 지나는 간이역 카페로 변신해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기차를 기다리던 대합실은 손님들이 커피를 마시며 쉴 수 있는 장소로 변신했다. 기차표를 사듯 커피를 주문해 마신다.
옛 간이역의 긴 의자도 그대로다. 열차 시간표 자리에 붙어있는 메뉴판도 흥미롭다.
시간이 갈수록 낡고 잊혀져가던 나전역은 정선의 새로운 핫플레이스 ‘나전역 카페’로 거듭난 것이다.
대합실 구조를 그대로 활용한 내부도 멋스럽고, 통표 폐색기와 기차표 보관함 등 철도 관련 유물이 곳곳에 전시돼 추억을 더한다.
한때 철거까지 논의되었던 나전역이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되어 힐링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나전역 카페는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카페라는 걸 알기 어렵다. 철도역을 카페로 만들면서 세운 원칙 때문이다.
바로 원형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인데, 옛날의 나전역 사진과 비교를 해봐도 거의 변화가 없다.
내부 역시 기차표를 발권하던 창구를 주방으로 바뀌기만 했다.
기차역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민트색 창틀과 ‘타는 곳’, ‘나가는 곳’ 같은 표지판, 열차 시간표와 비둘기호 승차권 등
나전역 카페 내부의 면면들은 향수를 느끼게 한다.
창가에는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나 감상을 담은 메모지가 걸려 있다.
다른 사람이 남긴 메모를 훑어보는 것도 재미있고, 나만의 기록을 남기고 인증샷을 찍어보는 추억도 쏠쏠한 재미다.
역장 옷과 모자를 쓰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곳곳에 마련돼 있는 포토존 때문에
나전역 카페는 ‘국내 1호 간이역 카페’, ‘뉴트로 성지’ 등으로 불리며 SNS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나전역은 폐역(閉驛)이 아니라 실제로 기차가 운행되는 간이역이다.
옛 간이의자와 난로, 역무실과 시간표까지 그대로 재현된 역 건물에 정선아리랑열차가 운행되면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 정선 5일장인 끝자리 2일과 7일, 그리고 토요일과 일요일에
서울 청량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아리랑열차가 하루 한번 왕복하면서 이곳 나전역에도 정차하고 있다.
SBS 유명드라마 ‘모래시계’의 상징적인 역이라면 정동진역을 떠올리겠지만 나전역에서도 촬영된 적이 있으며,
극 중 주인공 두 명의 고등학교 시절의 배경이기도 하다. 오히려 정동진역보다 자주 나왔지만 이상하게도 인지도는 없었다.
2008년에는 서태지가 이 역의 플랫폼에서 휴대폰 광고를 촬영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가용이 아니라 기차를 타고 나전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도 많다.
열차에서 내려서 몇 발자국만 걸으면 바로 카페다.
편리성과 기차여행의 낭만이 더해져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전역 카페로 시작된 지역 활성화가 열차운행이라는 호재까지 얻은 것이다.
나전역 카페는 지역 주민들에 의해 운영되는 주민사업체다.
낡고 버려진 나전역을 발견하고 실제로 사용허가를 받기까지 1년 가까이가 소요됐다고 한다.
간이역의 따스한 감성과 공간이 가진 스토리가 독특하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코레일과 정선군 등을 오가며 노력한 끝에 2020년 11월에 나전역 카페를 열게 되었다고 한다.
역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신 후에 인근 계곡수 공원을 돌아봐도 좋다. 공원은 계곡수 체험장이 ‘S’자로 가로지른다.
그 주변으로 분수와 정자, 파고라 등이 자리해 계곡수에 발을 담그며 잠시 쉬어갈 수 있다.
한편 나전역 앞에는 식당가가 형성되어 있다. 이곳은 단층의 식당들이 줄을 맞춰서 도열하듯 늘어서 있는 모습이
요즘에 보기 어려운 풍경이다. 시간적 여유가 되면 식당가도 둘러보고 입맛에 맞는 음식을 골라 먹는 재미도 느껴봄직하다,
<나전역 관람 안내>
*위치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북평면 북평8길 38
*문의 : 033-563-3646
*이용시간 : 10:30~19:00 (연중 무휴)
*방문일 : 2023년 8월22일(화)
첫댓글 2년 전 여행에서
나전역 앞을 숱하게 지나다녔으나
정작 들어가 보진 않았는데
오늘 용타기방장님 덕분에 비로소 구경합니다.
제가 제 발로 들어갔다 해도
이보다
더 상세하게 구경하진 못했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그러셨군요.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기는 그런 '나전역'이었습니다.
애들어렸을때
가족여행으로 38번국도 타고
주욱 드라이브겸 여행을한적있어요.탄광촌.등.특히정선.
여름이었는데.깊은산에 고속국도가난것만 해도 놀라울정도로.사실깊은 산중이었거든요.정선은.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이젠 저희부부만갈것같지만
주욱한번 돌아보고싶다.그런생각해봅니다.
사진.글 잘보았습니다.
부부 둘이서 추억여행을
해보시는 것도 멋진 인생이지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