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비교분석-닭갈비 VS 오리구이
1. 오늘은 닭갈비와 오리구이 두 업종을 비교분석해 주신다구요?
그렇습니다. 창업하기 전에 유사업종의 고객을 비교분석해 보면 어디다 가게를 내는게 유리한지, 혹시 두 메뉴를 같이 팔면 매출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이런 문제들이 상큼하게 해결됩니다.
지난번에 소개해 드린 자전거전문점은 “20대가 가장 많이 탈 것이다”라고 추측했는데 빅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실제로는 40대가 가장 많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 소개할 두 업종도 먼저 “분석해 보지 않아도 그럴 것이다.”라고 가정해 놓고 분석을 시작했는대요.
1) 닭갈비는 젊은층이, 오리구이는 중장년층이 즐겨할 것이다.
2) 닭은 여성이, 오리는 남성이 더 자주 찾을 것이다
3) 닭보다 오리구이집 매출이 더 높을 것이다.
4) 닭보다 오리구이점 생존수명(업력)이 더 짧을 것이다.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의 판단을 먼저 해 보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검증해 보면 상식과 다른 결과가 곧잘 나오기 때문에 창업 전에 알아두면 좋겠죠?
2. 분석결과는 어떻게 나왔나요?
실제로도 닭갈비와 오리구이 모두 40대가 주고객이었는데, 차이점이라면 닭갈비는 40대 초반이, 오리구이는 40대 후반~50대 초반까지 넓게 걸쳐있다는 점이 달랐습니다.
두업종 모두 남성고객이 60%정도 비중을 차지하는데 차이는 크지 않지만 중년남성이 닭보다 오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출면에서는 오리구이집이 대체로 비싸고 가게도 큰 편이라 더 많이 벌 것이다라고 생각했는데 분석결과는 두 업종 모두 월평균 매출이 3,800만원대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최근 2년간 매출추이를 보면 닭갈비는 2%, 오리구이는 5% 정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시뮬레이션결과 당분간 매출하락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오리구이집 창업에는 신중을 기해야 할것으로 보입니다.
3. 그럼 실제로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매출이 일어나고 있나요?
지역에 따라 육고기 선호도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은대요.
전국적으로 보면 서울-광주-부산-인천 순으로 나타났는데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업종이 서울과 경기가 1~2위를 바꿔가며 나타나기 때문에 특이사항은 없으나 광주가 닭갈비 매출 2위에 랭크된점이 눈에 띕니다.
그런데 오리구이는 광주가 7위로 내려앉아서 혹시 지역별로 고기 취향이 좀 다른 점은 없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추적조사를 해 보니까 실제로 지방에 따라 고기 선호도에 차이가 있더군요. 한 백화점이 추석선물세트 판매동향을 분석했는데 영남지역은 정육 세트, 호남지역은 해산물 세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수도권도 정육이 37%, 해산물이 21%로 정육이 판정승한 셈입니다.
한 검색포털(zum.com)이 분석한 자료에도 이와 비슷한 분석결과 나타났습니다. 여름 휴가기간 동안 입력된 1만여 건의 검색 데이터 가운데 맛집과 연관된 키워드를 보니까 부산에서는 맛집 연관 검색어로 해산물 맛집 보다 고기 맛집에 대한 검색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맛집검색할 때 연관검색어로 ‘오빠랑’을 치면 진짜맛집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오빠랑 밥먹고 후기 올리는데 거짓말 하겠느냐”는 거겠죠.
4. 듣고 보니 지역별로 선호하는 고기가 다르다는 점이 흥미로운데요. 이번에는 범위를 좀 좁혀서 읍면동으로 잘되는 곳을 짚어주세요.
우선 “닭갈비”하면 떠오르는 곳이 있죠? 춘천인대요. 춘천에는 ‘닭갈비 골목’이라 불리는 곳이 세 곳, ‘닭갈비’를 상호로 붙인 음식점이 300여 곳이나 되는 닭갈비의 도시입니다.
그런데 동별 매출 총액을 보니까 서울 역삼1동이 1위, 신촌이 2위, 그 다음이 춘천시 조운동인데 3위였습니다. 조운동은 명동 닭갈비골목이 속한 곳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강원도청이 있는 춘천이 닭갈비가 유명하니까 “닭갈비는 강원도?”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을것 같은대요.
분석결과 전국 중소도시 가운데 매출이 가장 낮은 도시들이 강원도 원주, 홍천, 삼척 동해 등 강원도 지역이 올라있습니다. 춘천을 제외하고 이외지역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다는 것입니다. 좀 다른 얘기긴 한데 외국포털에서 닭갈비를 한국음식이라고 소개하면서 처음 출생지는 춘천이 아니라 홍천이라고 소개되더군요.
오리구이는 시군구로 보니까 수원에 오리음식점이 38개가 있고, 월 평균 매출도 1억원에 가까워서 가장 잘되는 지역으로 꼽혔어. 저랑 같이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나이스평가정보 상권분석팀’에서도 수원가서 오리구이집 하자는 농담을 할 정도로 높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그 외 잘되는 지역으로는 서울 종로구, 양천구, 강서구등이 10위권에 올라있고 경기도 의정부, 충남 천안, 대전 유성구 등이 잘되는 지역으로 나타났습니다.
5. 오늘은 닭갈비와 오리구이, 두 업종을 비교해 주고 계신데 두 업종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찾아보면 창업할 때 도움이 많이 될것 같습니다.
1) 같은 점
= 두 업종 모두 남성비율이 60%전후였다는 점입니다.
= 연령대로는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40세~54세 구간의 남성이 주로 찾는다는 점,
= 그리고 오후 6시~9시 사이에 하루매출의 50%가 오른다는 점 등은 같은 점이라 할수 있습니다.
2) 다른 점
= 닭갈비는 역세권과 오피스거리가 잘되는 반면에 오리구이는 일반 상업지역과 산.강.하천지역이 다른 상권에 비해 훨씬 잘 벌고 있었습니다.
= 산.강.하천지역이 잘된다고 하면 회식이나 가족 나들이 등이 떠오를텐데, 결재단가를 봐도 산.강 등지에서는 평균 7만원을 긁었습니다. 반면에 기차역 주변지역에서는 3만5천원을 사용해서 대조를 이뤘었구요.
= 이런저런 면을 감안하면 ‘다음 일정이 없는 곳’에서는 많이 쓰고 다음 일정이 있을만한 기차역이나 환승지 등에서는 결재단가가 낮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닭갈비 평균 결재단가는 33,000원인데 반해서 오리구이는 63,000원입니다.
6. 이제 정리가 된 느낌인데 오늘 분석하신 내용을 종합해서 창업 유망지역을 짚어 주신다면?
1) 지역으로 보면
= 닭갈비는 서울, 광주, 부산//오리는 경기, 서울, 대전이 유리하고
= 이들 도시 가운데 특히 판단을 잘해야 할 점이 상권인데
= 닭갈비는 직장인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이나 역세권으로 해야하지만
= 오리구이는 역세권에 하면 가장 좋고, 아니면 아예 산,강,하천 주변으로 자리잡는것이 더 많이 벌수 있다는 점을 참고했으면 합니다.
2) 두업종 모두 17개 시도가운데 충청북도가 매출 최하위를 기록해서 창업 고위험지역으로 꼽혔습니다.
다수의 청주 분들에게 물어보니까 실제로 청주에서는 고기집은 해서 망해도 국수샤브샤브집을 하면 절대 안 망한다는 속설이 있다고 하더군요.
3) 특별히 오리구이집을 하려는 분들에게 도움될만 한 점은,한 오리유통업체(코리아더커드)가 일정기간 오리 출고량을 분석해 봤더니 지역별로 특징이 있었다고 합니다. 수도권에서는 훈제오리가 잘 나가고, 영남권에서는 신선가공육, 충청권과 호남권은 냉동가공육(주로 로스用)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니까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창업하겠다고 하면 닭갈비는 검토해 보라고 하겠지만 오리구이는 조금더 기다려보라고 조언하겠습니다.
전문분석가 : 이형석 |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ㅣ비즈니스유엔대표•창업전문가(leebang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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