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생이고 학교에서 진행하는 해외파견 프로그램에 선발돼서 9월 출국 예정이야(어학연수 교환학생 인턴십 복수학위 이런거ㅇㅇ)
그리고 아무래도 학식이다 보니까 프로그램에 드는 돈을 나 혼자 전부 감당하긴 힘들어서 선발 결과 뜨자마자 모부님께 sos를 쳤어
참고로 대학가기 전 급식 때부터 대학생 되면 해외 나가보고 싶다 이런 말 자주 해서 내 도움요청이 폭탄선언까진 전혀 아니었고 엄마아빠도 두분 다 너 하고싶은 거 해봐라~ 당연히 엄마아빠가 되는데까지 지원한다~ 이런 태도였어
그리고 나도 마냥 주는 돈만 받아먹진 않았고 내 나름대로 노력했어 꾸준히 교내 성적장학금 타서 신입생 때 내는 첫 등록금 제외하곤 단 한번도 학비 든 적 없었고 아르바이트로도 돈 모아서 왕복 비행기값 포함한 이동교통비 약 300만원+비자발급에 드는 이런저런 행정비용들은 내가 모은 돈으로 처리했고 사설 장학재단에서 주는 장학금이나 공모전 상금으로도 1000만원 정도 번 상태야
근데 문제는 당장 큰 돈이 들어가는 잔고증명서야.... 사설재단의 장학금이랑 공모전 상금이 당선 직후에 바로 나한테 들어오는 게 아니라 한두달 정도 뒤에 입금되거든? 그래서 당장 대사관에 제출해야 하는 내 계좌 잔고증명서에는 돈이 부족해 한 900만원은 있어야 대사관에서 내 재정상태가 안정적이라고 판단하는데 내 통장에는 200만원 정도밖에 없어
그리고 나는 그런 것까지 예상해서 이번 달(6월) 말일까지 엄마아빠가 돈을 입금해줘야 한다고 말해왔어 느닷없이 엄마아빠 나 900만원 입급해줘~~ 이게 아니고!!!!!!!!! 학교에서 최종 결과 나온 2월부터 5개월간 계속 '나 잔고증명서 뽑으려면 900만원 정도는 있어야 한다. 지금 당장 비자 발급하는 건 아니고 종강 후 6월 말, 7월 초부터 준비할 건데 그때는 엄마아빠 지원이 꼭 필요하다. 900만원 다 입금하라는 거 아니고 800만원, 못해도 700이면 된다. 내가 대강 계산해보니까 6월이면 200만원 정도는 수중에 있을 테니 나머지만 지원해 달라' 이렇게 말했고 엄마아빠(특히 아빠)는 당연히 대줄 수 있다 700만원이 뭐냐 1700만원이라도 준다 이런 식으로 대답했어ㅋㅋㅋㅋ....그리고 난 당연히 아빠 말 믿었고
근데 종강 후에 입금해달라고 하니까 말을 빙빙 돌리고 회피하는 거야 나도 꾹 참고 있다가 비자 면접일이 점점 다가오니까 초조해서 막 캐물었어 아빠가 돈이 없다고 하네?......
너무 빡치는 거야 내가 한두달도 아니고 5개월을 말한 건데 그걸 준비를ㅋㅋ 못 한 거야 대학생인 나도 이미 쓴 돈까지 포함하면 1300만원은 번 건데 애초에 돈을 못 마련하겠다 싶었으면 미리 나한테 말이라도 하면 됐잖아 처음에 돈 필요하다고 말한 2월에 딸 미안하다 아빠가 생각해 봤는데 사정이 어려워서 700만원까진 힘들 것 같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휴학하고 알바를 늘리든 돈 덜 드는 나라로 파견국을 바꾸든 어쩌든 해서 해결할 수 있었어 여태까지 대줄 수 있는 것처럼 떵떵거려놓고 이제 와서 없다고 하면 날더러 뭘 어쩌자는 건가 싶고... 당장 며칠 뒤가 비자 면접인데 단기간에 700만원이 어디서 나와ㅋㅋㅋㅋㅋ.... 화낼 기운도 없어서 그냥 아빠 무시하고 방으로 들어왔어
그리고 더 짜증나는 게 아빠가 날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 것도 아니라는 거야 내가 돈 필요하다고 말한 5개월간 아빠가 자기 기분낸다고 친구, 선후배 밥 사주고 술 사주는 거 본 것만 수십 번이고 거기에 아빠 본인도 술 마시니까 매번 택시나 대리운전비로 매일 몇만원은 썼어 밥, 술 사준 데도 죄다 비싼 데서 산 거야 나 포함한 가족은 데려가 본 적도 없는 오마카세니 고급 코스요리니 하는 곳들 아빠가 열심히 수입 모으고 사소한 데서 아끼고 노력했는데도 마련을 못 한거면 어쩔 수 없지 하고 체념하겠는데 그것도 아니잖아 그냥 자기 허세에 멋 이겨서 나한테 큰소리는 쳐 놓고 결과적으로는 뭐 하나 해 둔게 없는 거야
결국 엄마가 조금 모아둔 엄마 수입이랑 삼촌에게 돈 빌리는 걸로 (잔고증명서 발급하고 다음날 바로 삼촌에게 돌려주는 조건)급한 불은 끌 것 같은데.... 그냥 아빠 얼굴만 봐도 열이 올라.... 그냥 날잡고 아빠한테 제대로 소리치고 화내려고 하는데 안 좋은 생각인가 싶어서 물어봐
참고로 우리 집이 뭐 재벌은 아니지만 크게 못사는 집도 아니야 자가로 집 있고 차 있고 배 곯아본 적도 없어 왜 엄마보다 아빠한테 돈을 요구하는 거냐 물을 수도 있는데 아빠가 엄마보다 돈을 많이 벌기도 하고(자기 허세 때문에 쓸데없는 데 탕진해서 그렇지ㅋㅋ..) 엄마는 외할아버지 간병 때문에 매달 큰 고정 지출이 나가는 걸 알아서 애초에 내 요구 대상은 아빠였어 엄마에겐 그냥 내가 이 정도 돈이 필요하단 걸 알고 있으라는 정도로만 말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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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라면 개빡칠듯 내 인생에서 되게 중요한 일이 될 수도 있는데 별것도 아닌 이유로 망칠뻔 했잖아
아빠가 자기 친구선후배에게 쓰는 밥값술값 +본인 술취할때 쓰는 택시비 대리비만 아꼈어도 되는 일이었어서 더 열이 뻗쳐... 아재들 사이에서 기분 내는 게 딸에게 쓰는 것보다 중요한 사람이구나 싶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