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전까지만 봄빛 짙어지고 봄꽃 흐드러지게 피면 예식장들은 신이 났더랬지요.
요즘에도 남녀가 만나 부부가 되는 것을 다들 ‘결혼’이라고 하지만, 우리의 전통적인 한자말은 ‘혼인’이었습니다.
예부터 ‘혼인식’이나 ‘혼례식’이라고 하였지, ‘결혼식’이라고 하지 않았거든요.
그러나 현대 한국어에서 ‘혼인’과 ‘결혼’은 모두 표준말이 되어 있습니다.
'저출생'이 국가부도 위기로 대두된 탓인지 방방곡곡의 예식장이 폐업 사태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혼인과 같은 경사스러운 일에 초대하는 편지는 ‘초청장’이라 하지 않고 따로 ‘청첩장’이라고 말합니다.
혼인을 알리는 청첩장에 ‘화혼’이라고 쓰인 것을 가끔 볼 수 있는데,
‘화혼’이라는 말이 혼인을 신부 입장에서 따로 부르는 말이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화혼은 예전에 혼인을 청첩장에 한자로 쓸 때 멋스럽게 쓰느라 따로 만들어 쓰던 말이었을 뿐입니다.
‘혼인’이나 ‘결혼’, ‘화혼’은 모두 같은 말이거든요.
혼례식이 끝나고 갖는 음식 잔치를 ‘피로연’이라고 합니다.
‘피로연’은 기쁜 일이 있을 때 음식을 차리고 손님을 청하여 즐기는 잔치를 가리킵니다.
꼭 혼례식 때만 쓰는 말이 아니라, ‘회갑 피로연’, ‘생일 피로연’ 등으로 널리 쓸 수 있습니다.
자칫 ‘피로연’을 혼인 당사자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잔치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때의 ‘피로’는 “몸이 지치고 힘들다.”는 ‘피로’가 아니라, “일반에게 널리 알린다.”는 뜻의 ‘피로’입니다.
어려운 한자말을 우리말로 다듬어 써야 하는 까닭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합니다.
어제 저녁 어느 문학단체에서 신입회원합동 등단 축하연이 있었습니다.
선배님들이 축하 꽃다발을 준비했고 신입들은 음직 잔치를 마련했습니다.
선후배들이 감사와 축하를 함께 나누는 자리여서 아주 의미가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