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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농구방 최강전 결승전(아울스 對 제이크루) 경기 후기...
젊음의 패기와 더불어 승리라는 간절함에서 조금 더 앞섰던 제이크루가 무적의 거함 아울스를 침몰 시키며 이번 대회, 아니 동아리농구 역사상 최대의 이변을 연출, 감격의 첫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반면 아울스는 전날 준결승에서 이번 대회 라이벌이자 최대의 난적 업템포에게 99득점이라는 맹폭으로 대승했었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며 아쉬운 패배를 받아들여야했다.
경기 전 아울스는 이미 우승은 따 놓은 당상과 같은 분위기로 매우 밝았고 가족 및 지인들까지 대거 참석하며 우승파티를 즐기려는 듯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한편 제이크루는 첫 결승진출이라는 쾌거와 동시에 아울스와의 결승매치는 승패를 떠나 영광스러운 자리이기에 져도 본전이라는 홀가분한 모습이었으나 전날 업템포를 대파한 무적 아울스를 상대해야 하는 표정에서 긴장감을 엿 볼 수 있었다.
아울스는 한준혁-최영헌-정성조로 이어지는 최강의 앞 선과 자판기로 불리는 듀오 전상용-김민오로 구성된 뒤 선 역시 아마농구의 최강으로 자리 잡고 있어 전 포지션에서 약점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여기에 고재필-유지호-이대혁-김도영 등 든든한 백업들이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어 10분 4쿼터 올데드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에서 큰 장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다만 골밑의 수호신이자 농구9단 이요한이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악화되어 결장하는 점이 이번 경기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였다.
반면 제이크루는 확실한 1번은 없지만 젊은 패기와 기세를 바탕으로 장신라인업을 구축하여 힘과 높이에서는 붙어 볼만하다는 생각이었다.
소리 없이 강한 강우형이 궂은일을 맡고 있으며 좌우쌍포 좌강호와 우진규가 외곽에서 지원사격에 나서며 최양선-김윤으로 이루어진 포스트진의 패기는 그 어떤 팀에도 뒤지지 않았다.
여기에 낭만슈터이자 턴어라운드 슛의 달인 팽이 정흥주가 친청팀 아울스의 날개에 비수를 꽂기 위해 다시금 팽이의 심을 갈며 오늘만을 기다렸다는 듯한 비장한 표정이었다.
이런 비장함이 경기에 반영되었는지 경기 초반 기선을 잡은 것은 예상과는 달리 제이크루였다.
손끝 감각에서 탁월한 이강호(33번)의 산뜻한 3점 슛으로 포문을 연 제이크루가 팽이 정흥주(24번)의 득점과 소리없이 강한남자 강우형(2득점, 4리바운드, 3도움, 2스틸)의 활약으로 주도권을 먼저 잡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정흥주의 팽이가 너무 빠르게 돌았던 나머지 3파울을 범하며 조기에 파울 트러블로 벤치로 물러나 자연스럽게 팽이의 동력은 떨어지게 되었다.
반면 아울스는 몸이 아직 덜 풀린 듯 전날 업템포를 맹폭했던 공격력은 온데 간데 없었고 특히 한준혁-최영헌-정성조로 이어진 원 투 쓰리 펀치가 모두 기대이하로 부진한 채 1쿼터를 끌려가야했다.
(1쿼터 19 대 11 제이크루 리드)
2쿼터... 침묵하던 정성조의 3점슛이 터지며 반전을 모색한 아울스는 교체로 투입된 이대혁(24번, 4득점 3리바운드)이 벤치로 돌아간 전상용의 공백을 잘 메웠고 여기에 마치 부엉이가 먹이를 낚아채듯 김도영에서 정성조로 이어지는 앨리웁 슛이 성공하며 서서히 흐름을 가져오기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제이크루는 이진규의 3점포가 불을 뿜었고 여기에 파울트러블의 정흥주(3파울)까지 득점포를 가동하며 아울스의 추격을 결코 허용하지 않았다.
(2쿼터 39대 34 제이크루 리드)
후반에 들어서도 제이크루는 파울 관리를 잘한 정흥주의 팽이는 여전히 잘 돌며 득점을 이어갔고 여기에 좌강호, 우진규의 쌍포가 3점포까지 쏘아 올리며 3쿼터 3분을 남긴 한 때 51대 40, 11점차라는 가장 큰 점수 차를 앞서 나아가기 시작했다.
아울스가 위기에 봉착한 순간, 아울스에게는 자판기센터 전상용이 있었다. 골밑득점과 더불어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로 차곡차곡 득점을 쌓아올렸고 여기에 최영헌(10득점, 4리바운드)이 힘을 보태며 다시 추격, 따라 붙기 시작했다.
(3쿼터 55대 48 제이크루 리드)
언제나 그랬듯이 지고 있어도 결코 질 것 같지 않았던 아울스의 저력은 운명의 4쿼터가 시작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자판기센터 전상용이 서서히 제이크루의 골밑을 붕괴시키며 아직은 동호회 넘버1 센터가 자신임을 증명하였고 발목부상 여파에 따른 컨디션난조의 에이스 정성조까지 자유투에 의한 득점을 차곡차곡 쌓아올리며 4쿼터 3분 만에 기어코 동점까지 만들었다. (58 대 58)
여기에 유지호(3리바운드, 2도움)의 환상적인 패스에 의한 정성조의 백컷이 앤드 원으로 이어지며 오늘의 경기의 첫 역전까지 성공하였다 (61대 58 아울스리드)
아울스의 첫 리드도 리드지만 여느 때의 경기와 마찬가지로 항상 그랬듯이 지고 있어도 절대지지 않을 것 같은 아울스의 농구가 다시 시작되는 것처럼 보였다는 점에서 제이크루는 이미 패배를 생각해야 할 상황이 온 것처럼 경기 흐름이 급격히 아울스 쪽으로 쏠렸다.
하지만 여기서 제이크루의 MVP 이진규(19득점, 3점슛 5개포함, 5리바운드, 2도움)가 날았다.
패턴에 의한 어라운드 무빙 3점슛을 깨끗하게 성공시키며 단숨에 61 대 61, 승부의 추를 다시 나란히 하였고 이 3점포로 인해 제이크루의 기세는 다시 오르게 되었다.
이에 질세라 아울스 김민오(8득점, 8리바운드, 1블록)가 픗백 2득점을 올리며 제이크루의 기세에 찬물을 껸졌고(63 대 61 아울스 리드) 설상가상 제이크루의 팽이 정흥주가 4파울 트러블로 벤치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렇듯 다시 승부의 추가 서서히 아울스 쪽으로 기울던 순간 MVP 이진규가 다시 한 번 날아올랐다. 정성조가 부상으로 쓰러져 어수선했던 상황에서 또 한 번 3점 슛을 쏘아 올리며 팀이 재역전에 성공하였다 (64 대 63 제이크루 리드)
이제 정성조가 없는 아울스에게 한 골이 절박한 상황에서 믿을 사람은 자판기 전상용밖에 없었다.
아울스 장민욱 감독역시 전상용에게 1대1 공격을 강력하게 주문하였고 전상용은 이런 감독의 득점버튼 터치에 득점성공이라는 상품으로 화답하였다. (65대 64 아울스 리드)
이런 클러치 상황에서 벤치로 돌아갔던 정성조는 부상을 당한 몸을 이끌고 다시금 코트로 돌아와 힘을 보탰고 그 결과 상대 U파울에 의한 2샷까지 얻어냈다.
이전까지 9개의 자유투를 쏘며 단 1개만 실패하고 9개를 성공시키는 고감도 자유투감을 유지했던 정성조는 경기종료 1분 30초를 남긴 중요한 순간 1개만 성공시키며 제이크루의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게 되었다. (66대 64 아울스 리드)
이에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던 제이크루는 종료 1분 10초를 남긴 상황에서 얻은 부담스러운 자유투를 김윤(10득점, 5리바운드)이 대담하게 모두 성공시키며 66대 66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고 상승세의 김윤은 이후 돌파에 의한 행운의 득점까지 성공 시키며 68 대 66으로 다시 재역전에 성공, 제이크루가 승리의 9부 능선을 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아울스의 한준혁역시 팀파울 상황에서 얻은 자유투를 모두 넣는 강심장을 보여주었고 경기는 그렇게 종료 10초를 남긴 상황에서 68 대 68 동점을 이루며 경기는 연장전으로 흘러갈 것 같은 분위기였다.
양 팀 모두 팀파울에 걸려있어 절대적으로 파울은 하지 말아야 할 종료 4.5초전 제이크루의 마지막 공격...
모두가 예상했듯이 제이크루 정흥주와 아울스 정성조가 1 대 1 아이솔레이션 매치가 펼쳐졌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날 경기 중에 이미 1대1 매치에서 정성조가 정흥주의 볼을 2번이나 긁어낸 전력이 있어 과연 마지막 대결에서도 정성조가 다시 한 번 웃을 수 있느냐 였다.
남은 시간 4초 3초 2초...
모두가 숨을 죽인 상황, 종료 시간에 맞춰 정흥주가 마지막 팽이를 돌리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려던 순간 정성조의 파리채 같은 손이 내리쳐지며 공은 링이 아닌 플로어로 향했다.
이번 매치업 역시 정성조의 승리라고 생각하는 순간, 바로 그 순간
‘삐익~~~~~’ 휘슬이 울렸다.
파울이 선언된 것이다. 팀파울에 의한 자유투 2샷. 이후 제이크루에서는 함성이 그리고 아울스에서는 탄식이 교차했다.
아쉬움과 안타까움 그리고 억울한 마음에 아울스에서는 파울에 관한 비디오판독을 요구했으나 규정은 파울에 의한 판정은 비디오판독이 불가하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남은 시간만 1.2초로 조정, 1.2초가 남은 상황에서 팽이 정흥주가 프리드로우 라인에 섰다.
둘 중에 하나만 성공해도 승리의 9부능선을 넘을 수 있기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자유투. 제이크루 감독은 아울스의 작전타임에 의한 프론트코트 이동이라는 공격옵션을 막기 위해 정흥주에게 1구만 성공시키고 나머지 2구는 일부러 놓칠 것으로 주문하였다.
하지만 세 상일은 생각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이 각본 없는 드라마 역시 그 결말을 알 수 없었다.
모두가 숨을 죽이며 지켜보던 자유투 1구는...
‘팅~~~~’
링을 외면, 노골이었다.
순간 아울스는 짧은 안도의 한숨이 그리고 제이크루에서는 아쉬움의 한숨이 함께 터져 나왔다.
이제 운명의 2구...
‘철썩~~~’
그물이 출렁였다. 극도의 긴장 속에 진행 된 자유투를 2구를 정흥주가 그 부담감을 이겨내고 성공 시킨 것이다.
와아~~~~~
제이크루 선수들에게서 짧게나마 함성이 울려펴졌다. 하지만 아직 경기가 끝난 것이 아니다. 1.2초가 남은 상황에서 아울스의 마지막 작전타임이 주어졌고 마지막 공격은 옵션 사용으로 백코트가 아닌 프론트코트에서 진행되기에 아직 아울스의 마지막 한 번의 기회가 남아있었다.
작전타임을 통해 마지막 패턴을 준비한 아울스는 어떻게든 골을 성공시키거나 최소한 자유투를 얻어내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제이크루는 1.2초동안 무조건 버텨 꿈만 같던 최강전 우승을 현실로 이루고야 말겠다는 각오였다.
이미 2번의 킬패스를 통해 정성조의 득점을 도왔던 유지호가 마지막 절체절명의 순간 골밑에 있는 정성조에게 엘리웁 패스를 시도했고 이걸 정성조가 받아서 넣게 된다면 경기는 다시 아울스의 대역전으로 끝나게 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를 간파한 정흥주가 점프하여 그 패스 줄을 끊어냈고 경기는 그렇게 종료휘슬과 함께 끝이 나고 말았다.
‘와아아아~~~~~~~~’
제이크루 선수와 벤치에서는 코트가 떠나갈 정도의 큰 함성소리와 함께 펄쩍펄쩍 뛰며 환호를 하는 반면 아울스 선수들과 벤치에서는 아쉬움이 가득한 탄식이 터져 나와 이 경기의 승자가 어느 팀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창단 3년 만에 제이크루의 첫 메이져대회 우승이자 무적 아울스의 10년 왕조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제이크루는 주전으로 나선 6명의 선수가 고루 제 몫을 다해주며 선전했고 특히 아울스보다 승리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경기에 녹아들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에이스 정흥주(12득점, 7리바운드, 4도움, 2블록)가 공, 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며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고 최양선(9득점, 3리바운드)과 김윤이 골밑을 든든히 지켰으며 소리 없이 강한 남자 강우형도 팀 우승에 일조하였다.
여기에 중요한 순간 외곽에서 지원사격을 나선 이강호(16득점, 3점슛4개포함, 4리바운드)가 한결같은 손끝감각을 보여주었고 무엇보다도 고비 때 마다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진규가 MVP다운 모습을 보이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되었다.
반면 아울스는 주전가드 한준혁(4득점, 1리바운드)이 기대와는 달리 극도의 부진 속에 지난 업템포전의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고 최영헌(10득점, 3점슛 0/4, 4리바운드), 정성조(3점슛 1/6)로 이루어진 외곽포까지 말을 듣지 않고 팀 3점슛에 있어서 11개를 시도하여 단 1개만 성공시키는 빈공에 시달려야 했다.
여기에 에이스 정성조(26득점, 3점슛1개포함, 4리바운드, 2도움)가 경기내내 발목부상으로 인해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한 악재가 겹쳤고 무엇보다도 골밑의 수호신인 이요한의 결장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결국 이요한의 공백이 전상용(18득점, 9리바운드)의 막판 체력적인 문제로 나타났고 이는 아울스가 전체적인 우세를 점쳤던 골 밑 싸움에서도 제이크루를 압도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이어졌다.
이렇듯 아울스는 우세를 점쳤던 앞선 싸움에서 밀렸고 역시 우세를 점쳤던 뒤선 싸움에서도 이요한의 결장으로 제이크루를 압도하지 못하며 이는 쓰라린 패배로 이어져 분루를 삼켜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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