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 일기를 읽고
글/김원금
어느해 신정이였나 보다
내가 결혼하기 직전에 직장에서 신정 휴가를
맞이 하게 되었다
고향이 너무 먼곳에 있는 나는
신정을 쇠지 않는 고향을 가지않고
그냥 기숙사에서 쉬려고 하는데
동료친구가 며칠전서 부터
군에 있는 오빠에게 면회를 간다면서
같이 따라가 줄것을 부탁했다
친하게 지내는 사이였고
혼자 기숙사에서 지내봐야 외롭기도 할것 같아
같이 가기로 하였다
친구에 오빠는 강원도 양구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었고 병장 계급을 달고 있었다
그리고 친구를 찾아온 오빠를
본적도 있어서 같이 가기로 했다
친구에 오빠니 나에게도 오빠나 다름이 없었다
고향도 거의 가까운 고장이였다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전방지대에
친구 따라 강남가는 심정으로 같이 가게 되었다
우리는 오빠 면회를 가기 위해 떡집에 가서
떡을 맞추었다
다음날 떡을 찾아 들고
새벽 같이 마장동 시외버스 터미날에서
양구행 버스를 탔다
시외버스는 꼬불랑 꼬불랑 굽어진 산길을 돌아
네시간 만에 양구에 닫았다
오빠의 부대는 원당리 라는 곳에 위치 하고 있었다
물어 물어 찾아가서 부대에 도착하여 면회 신청을 했다
면회 신청을 하고 나니
앞으로 한 나절 되어야 면회를 할수 있으니
하숙집을 정해놓고 기다리면 연락을 준다고 한다
친구와 나는 생전 처음 군대 면회라는걸 갔으니
시키는데로 할수 밖에 없었다
양구는 전방이라 그런지 맨 군인들 뿐이고
때가 한겨울이라 눈은 와서 녹지도 않고 쌓여 있었다
눈이 온통 하얗게 쌓인 낯설은 동네가 두렵기도 하였다
친구와 나는 서로 의지를 해가면서 붙어 다녔다
우리는 가까운 민가 하숙집에서 방을 구했다
방도 얼마나 썰렁한지 방에 들어서도 한기를 느꼈다
밤에 연탄불을 넣어 주는것 같더니
방이 더워지기도 전에 빼내서
다른방에 넣어 주었는지 방바닥은 금방 미지해진다
하룻밤을 친구와 자고 나니 드디어 오빠를 만날수 있었다
오빠는 멀리 파견을 나가 계셨다가
면회 왔다는 연락을 받고
한나절 눈길을 걸어서 부대 본부까지
나오셨다는 것이였다
우리는 그때 오빠가
왜 그렇게 늦게 나오는 이유를 알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오빠는 멀리 철책근무(GOP)를
나가셨던것 같다
면회 왔다는 연락을 받고
먼거리를 걸어 나오실때 얼마나 마음이 조급했을까..
눈이 수북히 쌓인 길을 군화신은 발걸음을 바쁘게
제촉하여 오셨던 것이였다
오빠는 반가이 맞아 주셨다
아가씨들이 이런데 오는거 아니라면서도
마음으론 무척 반가이 맞아 주셨다
우리는 오빠를 기다리는 동안은
밥도 먹는둥 마는둥 했지만
오빠를 보자 준비해 가지고간 떡과 과일을
내어 놓고 권해 드렸다
밤 낮 없이 철책을 지키시다 나오신 오빠는
하루만 이라도 행복해 보였다
가지고간 맛있는 음식을 권해 드렸지만
오빠는 되러 우리에게 먹을것을 권하고
배려를 해 주셨다
날도 얼마나 추운지 다른데 나가 다녀 보지도 못하고
거의 방에서 지내다 시피했다
오빠를 만난 그날 하루도 저물었다
셋이서 같이 밤을 보내고 또 하루가 밝았다
친구는 어딜가든지 나와 같이 동행하길 바랬다
나도 그림자 처럼 같이 따라 다녔다
돌아오는 날은 왠지 오빠의 눈치가 다른것 같았다
오빠는 동생인 친구에게 양말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켰다
눈치없는 친구는 여전히 나와 같이 가지고 하였다
이번에는 혼자 다녀오라고 친구를 그냥 내 보냈다
오빠가 내게 할말이 있는 듯한 느낌이 있어서
애기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 였다
친구가 나가자
오빠는 다음에 혼자서 면회를 와 달라고 하였다
그런데 미처 애기를 끝나기도 전에 친구가 들어 왔다
무서워서 혼자 가게에 못가겠으니 나랑 같이 가지고 한다
눈치없는 친구...
어쩌면 그렇게도 오빠마음을 헤아리지 못할까..
오빠의 속타는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동생때문에
단 몇 분 밖에 애기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그렇게 오빠는 군 부대로 귀대 하시고
우리는 다시 서울로 돌아 왔다
다시 면회를 와 주기를 바라는 오빠 마음을 알았지만
길도 멀고 험한곳에 혼자서 갈 엄두도 못냈다
비록 면회는 못 갔지만 편지를 써서 보내곤 했다
그시절 우리 아가씨들 사이에서는
군인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
군 생활이 무려해서
심심풀이로 여자도 사귀고 그런다며
군인들에게는 진심이 없다고
군인은 믿으면 안된다는 소문이 인식되어
군인들을 경계하고 있었다
나도 허무맹랑한 그 소문을 믿은 탓 일까...
오빠랑 편지가 오고 가는 중인데 중매가 들어왔다
나는 오빠의 마음을 확인을 못한 채
선을 보고 바로 결혼을 했다
결혼 생활에 적응하느라 일년세월을 보내고
딸 아이를 가져 만삭이 되었을때
친구 이름으로 한통의 편지가 날아 들었다
오빠가 보낸것이였다
그때까지도 나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내용이였다
순간.....
무너져 내리는 아픔이 전해졌다
한 남자의 진심을 외면해 버린 내 자신...
결혼한다는 내 편지를 받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긴 긴 밤 철책근무를 하면서
군인이란 자신을 얼마나 원망했을까
지금도 생각만해도 목이 메이고 가슴이 저려 오지만
지나간 철없던 시절의 죄스런 마음을 글로서 달래보며
그 때 나 때문에 힘들고 가슴 아파 했을 오빠...
어디에서 사시든지 좋은분과 행복하시길 빌어 본다
어느님의 병영일기를 읽고... |
첫댓글 군대를 다니던때면 젊은시절 누구나 한번쯤겪는 아품이겠죠~~
멋진 여엉도님 다녀가심에 감사드려요 성탄절 즐거운 시간 되세요
어릴적에 도로공사로 집에같이 사셨던분들이 생각나네요, 크리스마스 연말에 위문품을 나누어 먹던 그아저씨들 ...
년말이 다가오고 날씨가 추우니 전방에서 고생하는 군인들이 생각 나네요 ....정원님 즐거운 성탄 보내세요....
군인이신 그분과는 짧은 인연이었던것 같네요..군인오빠를 생각하면..마음은 편치않겠지만..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심이..편안한 밤 되세요^^
이브자리님 안녕하세요? 짧은 인연이지요....철모르고 지난 날이 죄스러웠지요....이젠 추억이 되었지요....고은 흔적 감사드립니다...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아련히 떠오르는 첫사랑 얘기 한해의 마무리와 함께 그때그시절이 그리음으로 다가왔군요 이루지 못한 사랑이기에 더욱더 마음속 깊이 자리잡고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더 아름다운 사랑으로 남지않나 싶어요 스마스 잘 보내셔요 은영님 메리 스 마스
메리크리스마스 ....금오산님 성탄과 새해에 복많이 받으세요
은하님 하시지요...첫사랑 오빠를 만나로 양구에 가셧군요..첫사랑은 원래 이루지 못한다고 하더니.... 강원도 양구 하니 우리 아들 면회 가면서 한없이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얼마나 첩첩 산중인지..까맣게 그을은 얼굴에 이만 하얗게 들어 내고 웃던 모습도.....주님의 사랑과 은총이 은하님께도...메리스마스
바날라 스카이님 안녕하세요? 정말 양구는 산골이였어요....거기다 눈까지 하얗게 쌓여서 춥기도 하구요....다녀가주셔서 고맙습니다...즐거운 성탄절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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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친구님 안녕하세요? 성탄절 날씨가 맑고 포근하네요....다녀가시면서 귀한 흔적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귀한추억이군요 누구에게나 그렇게 아름다운 추억은 있을거예요 우리도 군시절에 면회왔던 곱디곱든 그여인 지금 우리처럼 나이들고 있겠죠
안녕하세요 대암님...지난날 추억이 오늘날 허전한 가슴을 채워주는것 같습니다...다녀 가시면서 고은흔적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강원도..양구..그옆 대성산에서 근무했답니다.. 눈이 펑펑 많이도 왔어요.. ㅎㅎ 인연이 안닿아서 그렇지요.. 더 좋은사람 만날려고..ㅎㅎ 군인들이 뭐 다 그런가요.. 마음이 좋은사람 책임감있는 사람도 있답니다.. 준비없이 ..병아리가 생겨봐요..뭐 먹고 살라구..ㅎㅎㅎㅎ 다녀갑니다 은하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푸른장미님 이방에서 만나니 반갑습니다...푸른장미님도 양구에서 근무 하셨군요...고생 많으셨겠어요....하지만 그때는 젊음이 있기에 다 이겨난것 이지요....근데 남부지방만 눈이 와서 화이트 크리스 마스 됐군요...복 받으셨네요...ㅎㅎ
은하님글을 읽다가 옛날생각에 젖어봅니다.아가씨때 친한 언니가 시내나왔다가 한동네사는 휴가나온 동생을 만나서 우연히 같이 우리집에 들렸는데 점심때라 저는 아무 생각없이 밥한끼 차려줬지요.그걸 사랑으로 오해해서 귀대해서 편지가 날라오던생각이 납니다.그때는 순진하고 수줍음많은 아가씨였는데 어언벌써 우리아들이 군인이돼있네요.이추운날씨에 아들생각에 마음이 짠해집니다,
그러게요....그시절이 영원할것 같더니 어느덧 아들을 군에 보내는 엄마가 되었네요....아들들이 여자 친구가 떠나면 얼마나 힘들어 하는지......부모가 되어 .이제야 깨닫는 어리석은 인간이랍니다....성탄저녁 행복한 시간 되세요
우리아들도 양구에 있답니다. 며칠전 눈이많이와서 고생하는지 지난주말엔 전화가없어 마음이 짠하답니다.여행삼아 면회가고 싶은데 아들은 극구말리네요.. 볼것도없고 길도먼데 고생한다고..다른애들은 안온다고 난리라는데..양구를 그려보며 다녀갑니다.
아... 소라님 아드님 양구에 있군요....참 멀기도 하던대요 ...춤기는 왜그리 추운지....귀한 아드님 무사히 군복무 마치고 돌아 오길 기원드립니다...오늘도 고운밤 되세요
군인이라고 다 못 밎을사람 그런게 어디 있어요 고무신을 꺼꾸로 신었다고 생각한 그 오빠는 얼마나 가슴을 쥐어 뜯었을지 안봐도 다 알겠습니다. 군대에도 精이 있고 사랑이 있습니다. 군대이야기 방으로 가야할 글이 이리로 왔네요 추억의 한페이지 살짝 엿보고 갑니다.
에고제가 어리숙해서 그랬지요 가을사랑님...야단을 맞아도 싸지요... 다녀가심에 감사드립니다 성탄절밤 고운밤 되세요...
아련한 추억을 엿봅니다 그땐 군인아저씨라고 했는데 이젠 아들이 군인이 되어있으니 군인들 보면 아들 처럼 보여요은하님 아름다운 추억가져셨네요
호바기님 성탄절겁게 보내셨나요 아련한 옛추억이지요...철이 없어 잘못도 모르고 미련해서 진심도 몰라봤나 봐요..호바기님 오늘도 좋은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