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left;">아마도 저의 30대 후반쯤 이었을 것이다<br>산행을 하기 위해 장비를 갖추고<br>가까운 지역의 산을 타는<br>가벼운 산악회에 가입을 하여<br>두세 시간의 산행을 충분히 해낸다 싶을 즈음에<br><br>요즘처럼 인터넷 카페도 없었으니<br>산악회 동호회 아니면<br>동행할 지인을 만들기도 어려운 시기 였었다<br><br>나는 홀로 지리산 종주 계획을 잡았다<br>훗날 생각해도<br>참으로 무모한 계획이었다<br><br>차를 타고 여름휴가에 뱀사골 정도는<br>가보았을까<br>그런 얄팍한 경험으로<br>대학때 지리산 다녀온 동생에게<br>이론적인 교육을 받고<br><br>지리산 세석산장 에 1박 예약하고<br>장산리 인가 하여간 그쪽으로 내려와서<br>모텔에서 1박하고 버스로 대전을 찾아오는 코스 였었다<br><br>추석 연휴라<br>그때만 해도 아주 특별한 사연이 아니면<br>가족들과 명절을 보내야 하는 시대적 이유로<br>지리산 산악인은 거의 없었다<br><br>대학때 첫사랑 찾아가느라 가보았던 산청. 으로 가서<br>오후 2시경 산을 오르기. 시작 했었는데<br>사람이 거의 없었다<br><br>지리산이 괜히 지리산이 아니였다<br>시작부터 돌밭이라<br>내 계획보다 시간은 더 걸렸다<br><br>중간 이상쯤 갔을때<br>한 남자가 나를 지나쳐 가더니<br>머지않아 휴식을 하고 있었다<br><br>그 남자는<br>솔직히 말했다<br>사람도 많지 않는곳에 늦은시간에<br>여자 혼자 가기에는 걱정이 되는데<br>동행을 하시자고~~~<br>늬엿 늬엿 하는 시간<br>인적없는 산속<br>무섭기로는 짐승보다 처음보는 남자도 무섭지만<br>이것저것 따질 겨를이 없이<br>부탁하는 심정으로 동의했다<br><br>세석상장은 저녁9시에야 도착했고<br>추석인데도 패딩자켓이 필요할 만큼<br>추운 날씨 인데<br>내옷은 그냥 가을옷 이었다<br><br>남자는 자기 옷도 벗어주고<br>내 베낭도 메어주고<br>산장가서 기진맥진 한 나를 위해<br>늦은 저녁식사도 손수 만들어 주어 같이 먹었다<br><br>나는 산장에서<br>그 남자는 준비한 텐트에서 잠자고<br>다시 다음날 새벽에 출발 장태목에서 일출을 보고<br>그 남자는 당일날 하산과 동시에<br>귀가 한다며<br>일출과 함께 누룽지로 아침 식사를 끓여먹는데 까지만 동행했다<br><br>남자는 부산의 무슨대학 병원 치과의사라 했고<br>평소에 바빠 못온 지리산을 명절을 이용해 왔다는<br>노총각 이라 했었고<br>나는 이제 막 들어서기 시작한 <br>신인 서양화 작가라고 했다<br><br>핸드폰이 없는 당시라<br>아마도 병원 전화번호를 메모에 적어 주었을까<br>메모를 받았는데<br>그날도 저녁9시 쯤 엉금엉금 기다시피<br>장산리 인가의 어느 모텔어 들어가<br>하루밤 죽은듯이 자고<br>다음날 주머니에 들어있는 초코렛 봉지며<br>휴지들을 다 꺼내서 그대로 휴지통에 버렸다<br><br>시외버스로 집에 와서야<br>그 메모지 생각 났는데<br>휴지와 함께 버려서<br>내 전시회때 팜플렛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못 지켰다<br><br>그 남자는 <br>사위 보고 며느리 보고 했겠지~~!<br><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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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 또한 비슷한 추억이..
학창시절 사진써클 촬영 나갔다가
여자분들끼리 놀러온 그룹과
같이 즐거운 시간으로 놀다가
한 아가씨가 사진찍은 것 보내 달라면서
내게 슬쩍 개인 연락처를 주더군요..
후에 사진 현상하여 우편으로
보내면서, 어리숙하게도 내 연락처없이
달랑 학교 사진반 도장만 찍어서 보냈죠..
어느 유치원 선생으로, 참 아름다운
아가씨였는데..
아마
모든 중 장년층은 젊은시절에 이 비슷한 추억이 다 있을거에요
그시절은
다들
순수 했지요
특히
높은 산에 다니는
사람들은 더욱더
ᆢ
맞아요
산을 타는 사람들에 대한 호평이 많았어요
재미난 추억속 미지의 남자와 하루의 동행이 아쉽네요.
인연이 아니었다고 할밖에요.
난 지리산 하면 천왕봉 가는 새벽하늘에 촘촘히 박혀있는 별들이 내게로 쏟아지듯 반짝였던 것이 제일 생각나요.
하산길이 무려 7시간 정도 걸어 내려왓던 기억도.
인연이 딱 그만큼 이었겠지요
배도 많이 나온
몸매 포기한 분 같았는데
참 착하긴 한거 같았는데
이후 내내 아쉬웠어요
아깝당! 글 보니 인성도 좋고 체력도 꿀, 사회적 지위 경제력 까지
우~~ 아까버 이젤님은 왜 그리 찬찬치 못하실까 에궁
인연이 그까지인가 하요
그러게 말입니다요
ㅋ
그러나 지리산 하면 산에서 본 일출과 그 남자 생각나요
의이구... ㅜㅜ
진작에 금둥이 교육좀 받을걸
의이구~~2
그런 인연의 메모를
잘 챙기지 못하다니
야물딱진 이젤님이
왜그랬으까이나ㅠ.ㅠ
지리산까지
혼자나선 당참은
있으면서요
@정 아 하산때 기어 내려오다시피 했거든요
숙소에 들어와 주머니에 가득한 사탕껍질 초코렛껍질.... 생각조차 안났어요..
@이젤
체력바닥이라
그럴 정신이 없었나니
인연은 아니었나봅니다
하긴 그사람과
인연되었다고
행복했을거란 보장이야 모르는거니께유
@정 아 바로 그거죠
대신 추억은 남아잇으니~~
ㅎ~~ 좋은 인연이 될수도 있었겠다 싶습니다 ^^
인연이 아니었으니 그렇게 끝난것이겠구요~~
그렇지요
고들빼기님 사모님과는 피할래야 피할수가 없었으니까요
심성이 고운 분 같은데
아깝네요.
요즘처럼 휴대폰만
있었어도 어찌 될 수도
있었을텐데요.^^
인연은 타이밍 이어요
여우님과 저도 댄스라는 공통분모때문에 더 가깝게 느끼듯이요
@이젤
울애들보니 결혼도
타이밍 같아요.
댄스는 정말 잘
배운것 같아요.
물론 계속 배워야
하지만~~
@파란여우 저는 3월10 일에 300 여명이 모여 파티하는 행사에
프로암시범공연 연습해요
왈츠 한종목만
@이젤 네
대단하세요.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