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교회의 이전과 주민마찰을 통해 봐야 할 교훈

[최재호]

교회신축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지역주민과 교회간의 마찰은 더 이상 남의 일이나 특별한 경우의 일만은 아니다.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4동 산104번지 일대도 이같은 교회와 주민과의 갈등 상황 속에 놓여 있다.
교회설립 1백주년을 맞아 새 교회당을 건축하려는 범어교회(예장합동, 장영일 목사)측과 이전을 반대하는 이전 예정지 거주 주민들이 해당구청의 허가를 앞두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예정지 거주 주민들은 수성구청의 홈페이지 게시판은 물론 대구광역시청 게시판에도 ‘범어교회 신축이전을 결사반대 한다’는 내용의 제목의 글을 반복하여 올리고 있고, 해당지역에는 이전 반대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하지만 교회 측의 입장은 교회 이전 지역에 대한 부지 매입이 끝났고, 근본적으로 교회건축상 아무 법적인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회는 조만간 설계도면을 완성하여 해당구청의 허가만 받으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없이 건축을 하게 된다.
만약 범어교회 측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반대가 계속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교회 관계자들은 “법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 민주국가에서 합법적인 공사진행을 누가 막을 수 있느냐”고 되묻는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공사진행에 따른 교통난 유발, 사고위험성, 공사소음 및 먼지발생으로 인한 지역 4개 학교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자연녹지 훼손 등을 이유로 내세워 교회이전이 불가함을 주장하고 있다.

이전 반대 주민들의 표면적인 사유
주민들이 해당구청인 수성구청에 진정한 내용부터 살펴보자.
한주향이란 이름으로 글을 올린 이는 “범어교회가 새로 들어설 지역은 경동초등학교, 정화중학교, 정화여자고등학교, 동도중학교 등 4개의 학교가 있는 곳이다. 공사로 인한 학습권 침해, 교통사고 위험이 예상된다. 또 그곳은 자연녹지 지역이다. 교회가 산을 깎고 건물을 지으면 자연훼손이 우려된다. 또 교인들의 차량으로 인해 교통혼잡이 예상된다. 게다가 교회에서 들리는 소음으로 인해 아이들의 수업이 힘들어질 것”이라며 교회이전을 반대했다.

또 배효석이란 이름으로 ‘범어교회 관련자들은 다시 생각해 보세요’란 제목의 글을 올린 이는 “2천명이 넘는 교회가 문화센터와 함께 이전한다면 주변 4개 학교로 진입하는 2차로의 도로는 더 이상 학생들을 위한 도로가 아니라 교회를 위한 도로가 될 것”이라며 교통혼잡을 이유로 교회의 이전을 반대했다.
물론 민원인들의 글 중에는 타종교인에 의한 교회시설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한 내용도 있다. “입장을 바꿔 기독교인인 당신이 사는 지역에 커다란 불당이 들어선다면 어찌 할 것이냐”는 식으로 종교적 거부감에서 교회신축을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주민들의 민원에 대한 해당구청의 입장
해당구청인 수성구청 주택건축과의 공식 입장은 대구시 교통영향심의위원회의 요청이 있으면 주민들의 반대여론을 첨부하여 제출하겠다는 것.
그리고 주택건축과는 지난 6월 30일 접수된 교통영향신청평가서를 검토한 결과 범어교회 건축허가시 교통혼잡이 우려되므로 주차장 진출입 완화도로차로와 대체시설 설치 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밝히고 있다.

주택건축과의 김 아무개 담당자는 “현재로서는 시 교통영향심의위원회에 주민들의 민원사항을 올리는 길 밖에 없다. 법적으로 건축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정당한 민원제기에 대해서는 교회측이 지역민과 설득과 협조해 가며 진행해야 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범어교회측의 입장과 답변
주민들의 이전반대 움직임은 현인숙이란 이름의 주민 등이 주장하는 것처럼 지역주민들이 연대해 집단행동을 벌이는 차원으로 확대될 경우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범어교회측은 최대한 주민들을 설득하며 협조를 구해가겠지만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는 이상 이전신축을 조만간 착수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동교회 건축위원회 총무 정연덕 장로의 답변이다.
“새롭게 교회가 세워질 곳은 가시나무가 우거지고 과거 주민들의 텃밭으로 이용되던, 어찌보면 방치됐던 지역이다. 이곳을 공원으로 개발해 지역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다. 따라서 녹지훼손이란 주장은 맞지 않다. 또 예배당을 지하에 설치, 소음발생을 최소화할 것이며, 교육관 시설만 4층으로 지상화해 타 종교인들의 거부감을 줄일 예정이다. 또 시에서 계획도로가 개통될 예정이라 교통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교인들이 통행하는 시간은 아이들이 하교시간이 지난 저녁시간이나 주일이므로 교통체증 유발은 억지주장이다. 소음이나 먼지 발생은 불가피하지만 최소화하도록 할 것이다. 앞으로 해당구청의 허가가 나면 주민설명회를 열어 이같은 교회의 입장을 밝혀 이해를 구할 계획이다.”

이같은 정 장로의 설명은 담임목사인 장영일 목사가 홈페이지에 올린 답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안타까운 마음으로’란 제목으로 글을 올린 장 목사는 “주민입장에서 반대할 이유가 있다고 본다. 후에 상세한 건축설명회를 열어 자세히 설명할 기회를 가지겠다”고 전제하고 “건축시 최대한의 안전과 소음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 교통혼잡을 우려하는 분에 대해서는 교회출입자들의 대부분이 평일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을 피하게 될 것이므로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지만 그 대책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건축시 지상의 대부분을 녹지정원화 할 것이며 공원부지에 해당되는 산지를 테마공원화해 산책, 운동, 쉼터로 꾸며 주민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끝으로 “자녀들이 교회당을 보며 자랄 경우 인격과 성품이 선하고 깨끗하게 자라게 될 것이므로 큰 유익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이런 긍정적인 시각에서 종교시설물을 보아줄 것”을 당부했다.

교회이전에 따른 주민갈등을 보며 생각해야 할 가르침
범어교회는 장년 1천8백여 명, 교회학교 학생 7백여명에 달하는 교세로 지역에서는 큰 교회에 속한다. 또 1백년이란 역사를 가진 교회로 교세의 증가에 따라 그때그때 필요에 의해 시설을 확장해 온 터라 시설확장의 한계상황에 도달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수천 명의 교세를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교회당을 짓고자 한다면 시 외각으로 나가거나 지금처럼 자연녹지 지역을 형질변경해 지을 수 밖에 없다(참고로 범어교회의 이전 예정지는 연건평 6천여평이다).
범어교회는 그 과정에서 학교가 4곳, 아파트단지가 입주해 있는 지역을 대상지로 선정한 것이다. 물론 위에서 살핀 것처럼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을지도 모른다. 또 장 목사의 말처럼 지역주민들에게 유익한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더 이상 이런 지역민과의 마찰이 낯설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아니 이런 문제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

최근 본지를 통해 소개된 고려신학대학원 한정건 교수는 “교회당 건축이 교회의 지상과제가 아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문제점은 대형교회가 기존의 시설도 튼튼하고 좋은데도 더 크기 위해, 더 교인을 끌어 모으기 위해 더 큰 교회당을 더 화려하게 짓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로 인해 개척교회나 작은교회들은 그나마 몇 안되는 교인들조차 빠져 나가는 소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빚어지는 것”이란 지적을 우리 교회들은 곱씹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주변의 사례를 통해 일정규모의 교회로 성장하면 더 큰 건물로 옮기고, 교회버스를 동원해 교인들의 이탈을 막는 대단히 인간적인 기업형(?) 교회들을 우리들은 종종 보고 있다.
하지만 반면에 어느 정도의 인원이 모이면 자금과 인원을 나누어 분립 개척하는 사례들도 보고 있다.
교회의 덩치가 커질 때 자칫 교회의 본질을 상실하게 될 수도 있다는 신학자들의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일정정도의 규모라는 것은 매우 주관적이며 상대적이긴 하지만 대형화와 화려함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교회로서는 항상 조심하며 돌아봐야 할 주제가 아닌가 한다.
(7월 19일 본사 송고 기사내용)

[기학]

교회가 혐오시설료 인식되어 버린 마당에 무슨 복음을 전할것인가? 그렇다면 교회의 정체성을 먼저 확립하는것이 교회신축과 목회의 성공철학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주민은 재산가치 하락과 생활환경의 하락을 염려하는 집단이기주의 발상이다, 따라서 신불신 모두 병적인 집단임에는 틀립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