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갯장어를 그다지 즐기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반해 일본인들은 갯장어를 계절 별식으로 여겼는데, 그 영향으로 갯장어 요리는 일본식이 강세이다. 그 대표적인 요리가 ‘유비끼’이다. 갯장어를 포 뜬 후 잘게 칼집 내어서 갯장어 뼈를 우리거나 다시마와 가다랑어포로 낸 육수에 슬쩍 익혀 간장 양념에 찍어 먹는 숙회이다. 고흥 녹동항에 가면 이런 유비끼 식당들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우리식 갯장어 요리로는 ‘탕’을 들 수 있겠다. 갯장어를 토막 내어 뭉긋한 불에 장시간 끓인 후 고사리, 숙주, 토란대, 깻잎, 고춧가루 등을 넣고 한소끔 불을 올린 후 마늘, 초피가루, 풋고추 등으로 양념하는 음식이다. 여름 보양식, 해장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역시 녹동항에 전문점이 여럿 있다.
갯장어의 풍미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역시 회이다. 살에 촘촘히 박혀 있는 잔가시를 토막낼 겸 잘게 썰어 초고추장이나 된장, 고추냉이간장에 찍어 먹는다. 잘게 썰었다고 해도 갯장어의 살이 워낙 단단하여 입안에서 제법 씹어야만 하는데, 이 오랜 씹음 과정에서 달고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가득 차게 된다. 그 외 갯장어 요리로는 구이가 있다. 고흥에서는 양념구이보다는 소금구이를 주로 한다. 갯장어를 말려두었다가 요리를 하기도 한다. 구득하게 말린 갯장어로 탕을 하면 뽀얀 국물이 우러나와 별미이다. 또 고춧가루, 마늘, 파, 설탕 등으로 양념한 간장에 조려 반찬으로 쓴다. 이런 음식은 민가에서 먹는 음식으로 식당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